[스페셜경제=김봉주 인턴기자]미국의 대표적인 진보 정치인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 상원의원이 19일(현지시간) 두 번째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지난 2016년 대선에서 무소속 의원으로서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맞섰던 샌더스 의원은 높은 인지도를 기반으로 다시 한 번 2020년 대선 출마를 발표한 것이다.


샌더스 의원은 지지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3년 전인 2016년 대선 기간 우리의 진보적 어젠다에 대해 급진적이고 극단적이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자, 3년이 지났다. 수백만의 미국인이 일어나 맞서 싸운 결과로 (현재의) 정책들이 이제는 미국인 다수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샌더스 의원은 트럼프 의원을 견제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 역사상 중요하고 위험한 순간을 살아가고 있다. 병적 사기꾼에 인종차별주의자, 성차별주의자, 외국인혐오에 우리를 전체주의적 방향으로 끌고 가 미국 민주주의를 약화시키는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샌더스 의원은 버몬트 퍼블릭 라디오에서도 “버몬트 주민들이 제일 먼저 (이 소식을) 알았으면 한다”면서 대선출마 소식을 알렸다.


올해 77세를 맞은 샌더스 의원은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밀려 민주당 대선후보에 실패한 바 있다. 하지만 그는 민주당 내 ‘샌더스 돌풍’을 주도하며 전국적인 인지도와 지지층을 확보했다.


노동자층의 대변자를 자임해온 샌더스 의원은 보편적 의료보험과 15달러의 최저임금, 공립대학 학비 무료, 부유층에 대한 과세 강화 등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워 왔고, 이번에도 이 같은 공약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금융계와 부유층을 공격해 왔다.


그는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3명이 하위 50% 부를 다 합친 것보다도 더 많은 돈을 가졌다”고 말했다.


또 최저임금과 근로조건을 문제로 아마존과 월마트도 맹비난해왔다.


이에 따라 그는 소액 기부금만 놓고 봤을 때 나머지 대권 주자를 다 합친 것과 맞먹는 액수의 기부금을 받았다.


뉴욕타임스(NYT)는 샌더스 의원이 이번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지난번과는 매우 다른 선거지형과 맞닿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대선에서는 기득권 세력의 지지를 받던 클린턴 전 국무장관만을 상대하면 됐지만 이번에는 더욱 다양한 후보들과 맞서야 하기 때문이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의 경우에는 샌더스 의원의 포퓰리스트 역할을 어느 정도 맡고 있기 떄문이다.


특히 작년 중간선거에서 여성과 소수자, 초선 후보들이 선전했던 점으로 볼 때 민주당 내에서도 그러한 후보들을 선호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NYT는 이런 이유로 수십년간 같은 공약을 유지한 샌더스 의원이 고전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016년 대선 캠프 고문의 성추행 사건을 수습하고 흑인지지층을 확보하는 것도 샌더스 의원의 숙제다.


샌더스 의원은 앞으로 에이미 클로버샤(미네소타),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코리 부커(뉴저지), 키어스틴 질리브랜드(뉴욕), 카말라 해리스(캘리포니아) 상원의원, 털시 개버드 하원의원(하와이), 줄리언 카스트로 등과 경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만약 출마가 유력한 조 바이든 전 부통령까지 합류하면 민주당 대선전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전국위원회가 작년 대통령 후보 지명전에서 민주당원만 참여가 가능하도록 규정을 바꾼 샌더스 의원은 무소속 신분을 포기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샌더스 의원이 이날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뒤 불과 3시간 30분만에 100달러(약 11억3000만원)의 기부금이 모였다고 샌더스 의원 선거 관계자는 밝혔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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