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수빅조선소


[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한진중공업은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해외 현지법인 수빅조선소 부실 여파로 자본 잠식됐다.


한진중공업은 13일 공시를 통해 종속회사인 필리핀 수빅조선소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에 따른 자산평가 손실 및 충당부채 설정으로 자본잠식이 발생했다고 알렸다.


한진중공업이 이날 자본잠식 사실을 공시함에 따라 주식매매거래는 일시정지된다.


하지만 한진중공업 측은 필리핀 은행들과의 협상이 마무리되고 국내외 채권단의 출자전환 추진 등으로 자본잠식을 해소하게 되면 상장유지 및 주식거래 재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본잠식 상태가 해소되면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수빅조선소 부실을 모두 털어내게 되는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한진중공업 측 주장이다.


실제로 수빅조선소는 지난 3년간 적자가 누적돼 모회사인 한진중공업의 재무 건전성을 악화시켜왔다.


수빅조선소는 2016년 1820억원 영업손실에 이어 2017년 2335억원, 지난해 3분기까지 60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반면 같은 기간 한진중공업은 2016년 493억원, 2017년 866억원, 지난해 72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호실적을 이어갔다.


한진중공업은 영도조선소 생산공정이 차질 없이 이뤄지고 있고 단기유동성 측면에서도 방위사업청 등에 산업은행 보증으로 선수금을 받아 운영자금을 확보해 경영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수빅조선소와 영도조선소의 건조 선종이 달라 영향이 거의 없다는 점도 강조됐다.


한진중공업의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도 이날 입장자료를 내고 “필리핀은행들과 협상이 원만히 타결된다면 국내 채권단과 함께 필리핀은행들이 출자전환에 참여해 자본잠식을 해소하고 재무구조를 개선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진중공업이 2016년 1월 은행 공동관리를 신청한 이래 영도조선소는 방산사업에 특화하고 건설부문은 주택사업에 주력해 영업흑자를 보이고 있다”며 “계열사인 대륜발전 및 별내에너지와의 관계절연으로 우발리스크를 해소하는 등 일정 부분 구조조정 성과를 거둬 왔다”며 한진중공업이 그간 진행한 구조조정에 대해서도 우호적인 평가를 내렸다.


한진중공업은 자구계획에 포함됐던 인철 율도부지와 동서울터미널, 영도조선소 부지 등 시장가치가 높은 보유자산과 각종 개발사업도 꾸준히 추진해 재무 유동성을 확충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자회사인 수빅조선소 손실을 반영해 자본잠식이 발생했지만, 국내 영도조선소는 생산공정과 영업활동 등이 모두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채권단과 긴밀히 협조해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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