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1일 국민의당 안철수(오른쪽)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추진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 참석해 인사를 나눈 뒤 돌아서고 있다.

[스페셜경제=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1990년 이후 우리나라 정당 역사에서 공동 당 대표는 18번 있었다. 여당인 경우는 3번(민자당, 새천년민주당, 열린우리당)이었고, 나머지 15번은 모두 야당 때였다. 이는 강력한 대중적인 지지를 받는 지도자가 없는 야당이 지분을 나누는 공동대표 제도를 통해 당을 유지하기 위한 임시방편의 결과였다.


대부분의 공동대표 체제의 말로는 좋지 않았다. 왜냐하면 각각의 대표와 그 대표를 따르는 추종자들 간의 ‘욕심과 이질감’으로 상승효과를 낼 수 없기 때문이었다.


가장 최근에 공동대표 체제를 유지한 정당은 바른미래당이다. 안철수와 유승민의 조합으로 2018년 6·13 지방선거를 치루기 위해 급조됐다. 물론 결과는 역시나 실패였지만 말이다.


작년 지방선거 참패 후에 안철수는 책임진다는 명분으로 독일로 도피했고, 유승민은 칩거를 통해 당의 어려움을 애써 회피했다. 비겁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현재 바른미래당의 당대표는 안철수계의 대리청정을 받고 있는 손학규 대표다. 물론 그 당의 대주주, 실질적인 주인은 안철수, 유승민이다. 이것이 바로 손 대표의 말과 행동에 권위가 서지 않는 이유다.


며칠 전 바른미래당이 국회의원 연찬회를 통해 당의 노선과 진로를 논의했으나, 결국 국민의당 출신과 바른정당 출신들 간의 ‘갈등과 불협화음의 차이’만 확인했다.


서로의 마음속에 ‘아! 함께 못할 사람들이구나!’, ‘언제 헤어지면 될까?’라는 생각이 더 굳어졌다고 본다.


합당 때부터 지금까지 바른미래당은 ‘두 지붕, 두 가족’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합당해 탄생한 바른미래당이 출범한지도 어느덧 1년이 지났는데 의원도, 사무처 직원도 모두 이중살림을 하고 있다. 결혼은 했고 혼인신고도 했지만, 따로 살고 있는 형국이다.


형식적, 내용적으로도 결합하지 못했다. 이념적·지역적으로는 더욱더 하나가 되지 못했다. 향후 가장 큰 갈등의 포인트는 ‘민주평화당’과의 합당 문제이다. 이 사안을 놓고 결국 두 정파는 갈라설 것으로 보인다.


이혼 서류에 도장 찍을 일만 남은 부부가 무엇을 함께 할 수 있을까? 정당으로서 시너지효과를 내기 어려운 구조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그들이 추구하는 대안정당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선 두 가지의 필요충분조건이 있다.


하나는 강력한 지역적인 기반이다. 언제든지, 무슨 이유에서든지 선거 때만 되면 내편을 들어주는 지역 말이다. 그러나 지역적 기반은 호남 세력이 떨어져 나가 무너진 상황이다.


또 다른 하나는 대중적 지지도가 높은 지도자가 있어야 한다. 정당의 한계도 국민에게 인기가 높은 지도자가 있다면 가볍게 넘을 수 있다. 국민적 지지도를 무기로 당을 추스를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러한 이유로 국민들에게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 안철수와 유승민의 등판론이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조합은 이전에 두 사람이 공동대표를 하면서 많은 한계를 보인 실패한 실험이었다. 두 사람이 함께 있는 모습과 화면은 나쁘지 않았지만, 같이 있는 자리와 회의는 무척 불편해 보였다. 실제 결과도 그랬다.


필자는 그 실패의 근본원인을 두 지도자의 개인적 품성 때문이라고 본다. 나만 옳다는 선명의식, 그로인해 드러나는 아집과 패권다툼. 그것이 바로 두 사람을 지금 ‘죽음의 계곡’에 빠져 허우적거리게 한 결정적 이유다.


'고집불통-안하무인' 정치인으로서 기본 소양이 부족한 安·劉


필자는 정치인이 대성하기 위해선 6가지의 필요충분조건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탁월한 개인적인 역량 ▲탄탄한 지역적 기반 ▲강력한 매니아층(팬덤) ▲국민에게 어필 할 수 있는 스토리와 감성적인 품성 ▲권력의지 ▲자금 등이다.


바른미래당의 지도자인 안철수, 유승민에겐 뭐가 있을까?


정치인이 버려야할, 위에서 언급하지 않은‘사심과 욕심’만 있는 것 같다.


정치인으로서 많은 장점이 있지만 이들에게 미래가 안 보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허울 좋은, 하지도 못할 개혁보수, 개혁중도의 길을 가겠다는 말장난으로 국민을 현혹시키지 말라.


차라리 2020년 총선에서 배지 숫자를 지키기 위해 당리당략의 길을 가겠다고 솔직히 고백해라. 그래야 조금이나마 바른미래당에게 기대를 걸고 있는 국민들에게 죄를 덜 짓는 길일 것이다.


서로 불편해 하지 말고, 빨리 헤어져라. 보는 국민들도 편치 않다. 더 이상 국민을 헷갈리게, 힘들게 하지 말고 각자의 길을 가길 바란다.


뭐! 필자가 이런 얘기를 안 해도 갈라서는 것은 예정된 수순이지만 말이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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