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삼성중공업이 산업은행으로부터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인수제안을 받고 검토에 들어갔으나 실제로 인수에 나설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31일 산업은행이 보낸 인수제안서 공문을 접수한 이후 경영회의를 열고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경영진이 논의 중인 것은 맞지만, 아직 어떤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힐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앞서 산업은행은 지난달 31일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조선해양 주식 전부를 현대중공업에 현물출자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기본합의서를 체결하면서 삼성중공업에 인수제안서를 보냈다.


산업은행은 “절차 공정성 확보 등을 위해 삼성중공업 측에도 접촉해 인수의사 확인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며 “삼성중공업 측에서 거래 제안을 할 경우 평가절차에 따라 인수 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이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한다면 얼마든지 인수자가 바뀔 수 있다는 의미다.


삼성중공업의 입찰 제안서 접수 기간은 오는 28일까지이며, 산업은행은 내달 4일 낙찰자를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관련 업계는 삼성중공업이 대우조선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의 인수를 놓고 3개월 이상 논의했지만, 삼성중공업에 주어진 시간은 1개월로 검토할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이다.


삼성그룹 차원에서 조선업을 키울 의지가 크지 않다는 점도 하나의 요인으로 제시된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조선업에 대한 삼성그룹의 의지가 크지 않다는 점 등에 따라 삼성중공업이 인수의향을 드러낼 가능성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삼성그룹은 IT 비즈니스에 집중하기 위해 소재?산업재 관련 기업을 2014년부터 순차적으로 매각해 왔다”며 삼성중공업의 인수 가능성을 낮춰 보고 있다.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이 추진하고 있는 인수방법이 주식 교환을 통해 중간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인 것도 삼성중공업에 불리하다.


삼성중공업은 규모가 작은 데다 삼성그룹의 지분율도 낮아 중간지주회사의 1대 주주 자리를 차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중공업이 마감일 전이라고 포기 의사를 표명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31일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삼성중공업이 포기하면 본계약 체결은 3월 8일 이전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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