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세계 최대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출국인 카타르가 최대 60척에 이르는 대규모 LNG 운반선 발주 계획을 알리면서 국내 조선사의 수주 가능성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앞서 10여 년 전 카타르가 LNG선을 대량 발주했을 때 국내 조선사들이 싹쓸이한 전례가 있어 이번에도 수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반응이다.


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사드 빈 셰리타 알 카비 카타르 에너지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열린 한-카타르 정상회담에서 “LNG선 60척가량을 발주할 계획이 있다”며 “최근 유조선 대표단을 한국에 파견해 LNG선 도입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LNG 최대 수출국인 카타르는 지난해 9월 세계 최대 해상 가스전인 ‘노스 돔’의 라인을 증설해 LNG 생산량을 연간 7700만t에서 1억1000만t으로 43% 증산한다고 밝혔다.


증설한 라인은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LNG선 건조에 2년 정도 기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카타르의 발주 입찰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 늦어도 내년 초에는 이뤄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카타르 대표단은 중국과 일본도 방문했지만, 업계에서는 국내 조선 3사의 대형 LNG선 건조 기술이 독보적이어서 과거 프로젝트 때처럼 독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국내 ‘조선 빅3’인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발주된 76척 LNG선 가운데 66척을 따내면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드러냈다.


앞서 카타르가 2004년부터 2007년까지 발주한 LNG선 53척 전량을 국내 3사가 독식한 바 있다.


21만~26만6000㎥급 초대형 LNG선 45척 중 대우조선이 19척을 수주해 가장 많았고,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이 각각 18척, 8척을 따냈다.


이번 대규모 수주에서도 대우조선이 가장 큰 수혜를 입으리라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원가 대비 가장 높은 효율의 LNG선을 건조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데다 기존 벙커씨유가 아닌 LNG를 원료로 하는 추진엔진인 ‘ME-GI’의 기술상용화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존 LNG선에도 덴마크 만(M.A.N)사의 ME-GI 엔진이 탑재된 것을 고려하면 ME-GI 엔진 기술상용화를 주도한 대우조선해양이 이번에도 가장 많은 수주 실적을 가져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지난해 하반기 현대삼호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LNG선 수주를 늘리면서 2021년 LNG선 인도 일정은 대우조선해양과 비슷한 수준이 됐다”며 “조선소 간의 인도 슬롯의 여유가 비슷해졌으므로 가장 낮은 건조원가로 가장 높은 효율의 LNG선을 건조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LNG선 수주량이 다시 크게 늘어날 시기가 도래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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