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서울교통공사가 진행하고 있는 내진보강사업에 대한 의혹이 블거졌다. 이는 국정감사를 비롯해 서울시 행정사무감사 등에서 지적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서 서울교통공사는 납득할만한 답변은 내놓지 못하면서 논란은 더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논란이 되는 업체는 A사로 현재 15개 공구 가운데 5공구를 할당받은 업체다. 의혹이 불거진 이유는 A사가 서류 미제출 등의 문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내진보강 사업에 선정됐다는 점 때문이었다.


이로인해 일각에서는 선정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이에 <스페셜경제>는 서울교통공사에서 진행하고 있는 내진보강사업의 문제점을 대해서 낱낱이 살펴보기로 했다.



특수 관계 회사 또는 동일 회사?…‘논란’
A사 "B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회사"


지난해 9월 서울교통공사는 서울 지하철 내진보강사업을 위해서 3차 특정공법선정 심사위원회를 꾸렸다. 당시 심의위원회는 호서대학교의 김모 교수가 위원장을 맡았으며, 김 교수를 제외한 외부전문가 6명 총 7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15개 공구에 적용할 11개의 내진 보강 공법을 선정했다.


문제가 된 건 5개 공구를 맡은 A사의 C공법이, 과거 문제가 됐었던 B사의 D공법과 같은 공법이라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부터다. 지난 2016년 B사는 D공법을 내세워서 4공구와 5공구를 시공한 바 있다. 당시 문제가 된 건 D공법은 전기가 통하지 않는 절연체로 시공되어야 하는데, 비절연체로 시공했다는 점이었다. 적발된 후 B사는 시공했던 것을 철거 한 후 절연 도장을 하고 재시공을 했다.


그런데 이 같은 B사와 A사가 같은 공법을 사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심지어 서울시의회 행정감사에서는 A사와 B사가 같은 회사가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졌다. 현재 B사 회사 대표 두 명 중 한 명이 A사의 회사 대표를 맡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B사의 경우 과거 문제가 있었던 만큼 입찰에 그대로 참여했을 경우 패널티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회사명을 A사로 바꾸고 공법도 D공법에서 ‘C공법’으로 바꾸는 눈속임을 썼을 수 있다. 또 다른 가능성은 수주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별도 법인으로 공모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서 A사 대표는 "과거 B사에 대표로 있었던 것은 맞다. 하지만 일을 하는 과정에서 트러블이 생겨서 지난 2015년 B사를 퇴사했다"면서 "현재 A사는 B사와 아무런 관련도, 접점도 없다"고 해명했다.


비슷한 공법 의혹?


동일 회사 특수 관계인 회사라는 것에 힘을 실어주는 또 다른 이유는 서울시교통공사에 제출된 C공법의 내진성능 보고서가 과거 D공법 보고서와 99% 동일하다는 것이다.


내진성능 실험보고서는 해당 공법이 지진 발생 시에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를 검증해보는 실험이다. 이를 위해서 철근 콘크리트 실물 모형을 제작하고, 이를 보강하는 보강체에 지진과 유사한 진동을 가해서 보강효과가 있는 지를 검증하는 것이다. 서울교통공사는 이러한 내진성능실험보고서를 지난해 3차 심의부터 제출 서류에 포함시켰으며, 실험을 거치지 않은 공법은 배제해왔다.


하지만 실험보고서 작성에만 1억원이 들고, 최소 수개월 동안 실험을 해야된다는 점 때문에 여러 업체들이 실험을 하지 않았다. 심지어 몇몇 업체는 이 같은 이유로 실험을 실제로 하지 않고 시뮬레이션만 돌린 것이 사후에 적발돼 입찰이 취소되기도 했다.


그만큼 입찰에서 ‘실험보고서’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C공법과 D공법은 공법 자체가 아예 다르다. 그런데 이런 C공법의 실험보고서가 D공법과 99% 일치한다는 것이다. 결국 A사가 C공법 실험보고서가 아닌 D공법 실험보고서를 재활용했다는 것이며, 더 나아가서는 조작된 보고서를 제출했음에도 입찰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두 개의 실험보고서를 비교해 다른 점은 표지와 실험수행 기관뿐이다. D공법의 실험보고서는 수행기관이 B사로 돼 있고, C의 보고서는 한양대학교로 바뀌었을 뿐 나머지 내용과 모든 수치가 같다.


이에 대해 서울교통공사는 측은 “내진보강 특정공법 선정을 위한 심의에 제출한 C공법 실험보고서는 국제공인 시험기관인 ㈜페트라텍에서 실험한 것으로 D공법의 실험 결과와 완전히 다르다”라며 “D공법 특허권자는 B사이며, C공법의 특허권자는 A사”라고 밝혔다.


또한 A사 대표는 역시 "D공법에 대한 특허를 신청할 때 당시 내가 B사에 몸담고 있었다. 하지만 특허가 완성된 직후 B사의 대표와 트러블이 잦았고 이 문제로 인해서 회사를 나오게 됐다"면서 "우리가 특허를 낸 C공법은 기본적으로 D공법의 문제점을 보완해서 만든 공법이다. 그래서 비슷한 공법이지만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공법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공모하는 과정에서 C공법의 실험보고서가 완성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D공법의 실험보고서를 임의로 제출했고, 후에 제대로 된 실험보고서를 제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십억원에 달하는 국가사업에 불거지는 의혹?


A사는 입찰 과정에서 제출해야 하는 기업 신용평가서를 미제출했다는 부분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A는 자사 신용평가사를 제출하는 대신 협약을 맺고 있는 S사의 신용평가사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교통공사>는 “신용평가의 목적은 실제로 공사를 실시하는 시공사의 안정성을 검증하기 위한 것이다. 서울교통공사는 시공사 평가 과정에서 C공법에 대한 특허권을 사용할 수 있는 통상실시권을 갖고 있는 S사의 신용평가서를 받아 이를 평가했다”면서 “공법 심의 시 동일한 기준인 시공사 신용평가를 적용하여 공모에 참가한 20개 특허공법 중 통상실시권 시공업체를 보유한 7개 공법은 통상실시권 업체의 신용을 평가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호와 B사의 특수 관계 회사 의혹에 대해서 “정호는 2015년 1월 19일 설립되었고 B사의 공동대표로 재직하던 Y씨가 2018년 3월 30일 사임하고 정호의 대표로 취임한 것”이라며 설명했다. 이 부분은 확인결과 사실인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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