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HDC현대산업개발이 지난해 7월 수주에 성공했던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 3주구가 다시 재입찰에 나서면서, 삼성물산을 비롯해 대림산업, 현대건설, GS건설 등 쟁쟁한 건설사들이 나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마감한 반포주공1단지 3주구는 시공사 재입찰에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GS건설, 포스코, 롯데건설 등 총 7곳의 건설사가 뛰어들었다. 시공 능력 평가 1~8위 가운데 현대엔지니어링을 제외한 7곳 모두가 참여한 것이다.


최근 대형건설사들의 주택 사업에서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 사업을 차지하는 비중이 날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주택지구(택지) 사업은 중소 규모 건설사들이 모두 뛰어드는 가운데 추첨 방식으로 진행돼 수주 확률이 낮은데다가 최근 수년 동안 부동산 호황에서 사업 성공 가능성 높은 택지도 거의 소진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강남 재건축은 대형건설사 입장에서는 브랜드를 홍보하는 효과도 가져오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다. 뿐만아니라 지난해부터 재건축으로 얻은 이익의 최대 절반을 정부가 가져가도록 한 재건축 초과 이익 환수제가 시행되면서 재건축 사업이 올스톱되면서, 건설사 일감도 끊겨렸다. 여기에 총공사비가 8000억원에 달하는 반포주공 1단지 3주구는 가뭄의 단비인 셈이다.


앞서 이 단지 조합은 2017년 말부터 시공사를 선정하려고 했지만, 현대산업개발만 입찰에 참여한 탓에 복수 응찰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두 차례 유찰됐다. 결국 수의계약 형태로 현대산업개발이 시공권을 따냈지만, 세부 사항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조합과 현대산업개발 사이에서 갈등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조합은 지난 8일 총회를 통해 현대산업개발의 사업권을 박탈하고 새 시공사 선정 작업에 들어갔다.

따라서 이번 재입찰 자체가 무효될 가능성도 있다. 현대산업개발이 조합 결정에 불복 사업권 박탈 선언에 대한 효력 정치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낼 예정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형 건설사 7개 모두가 이번 입찰에 뛰어든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강남 재건축은 경쟁이 심해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지만, 브랜드 가치에 큰 도움이 된다. 또한 입지가 좋아서 대기업들이 욕심을 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사실 이번 재입찰에서 가장 큰 변수 중에 하나는 삼성물산의 참전이다. 삼성물산은 지난 2015년 12월 서초 무지개아파트 이후 재건축 시장에서 수주 활동을 전혀 하지 않고 않았다. 그런 삼성물산이 긴 공백을 깨고 입찰에 나선 것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래미안 아파트가 반포 일대에서 인지도가 높은 만큼 삼성물산에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삼성물산이 공격적인 수주 활동에 나설 경우 상당수의 건설사가 입찰 전에 이탈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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