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봉주 인턴기자]서울 부촌 중 하나인 용산구 한남동의 단독주택 3채 중 1채꼴로 공시가격이 작년보다 50% 이상 오를 전망이다.


2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한국감정원은 표준단독주택의 가격 평가를 마무리 후 내달 최종 공시에 앞서 지난 19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소유자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정부는 재산세, 취득세, 종합부동산세 동의 부과 기준으로 삼기 위해 단독주택 가격을 공시한다. 전국 420만여 가구의 단독주택 중 용도나 지역, 건물구조 등에서 대표성이 있는 20여만 가구를 표준단독주택으로 추린 후 감정원에서 가격을 먼저 공시한다. 나머지 가구는 표준단독주택 공시가를 참고해 가격을 산정한 뒤 공시한다.


다만,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 등의 자택이 위치해 부촌으로 꼽히는 한남동의 표준단독 공시가가 작년보다 훨씬 높은 가격으로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 부동산공시가격알리미 사이트를 조회해 보면, 한남동 표준주택 112가구 중 가격 상승률이 50%를 웃도는 것이 39가구(34.8%)에 이르렀다.


표준단독 공시가는 1월 말 최종으로 공시되기 전까지는 확정되지 않고, 집주인들의 이의신청 등을 고려해 조정된다.


현재까지 단독주택 공시가격은 시세의 40~50% 선에 그치고 특히 고가주택일 경우 시세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아 형평성 문제가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고가주택에 대해 더욱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겠다고 밝혀 고가주택에 대한 공시가 급등은 전부터 예상됐다.


요근래 표준단독주택 가격이 공시될 때마다 1위를 차지했던 신세계 이명희 회장의 한남동 주택(대지면적 1천758.9㎡·총면적 2천861.83㎡)의 공시가격은 전년도 169억원에서 금년 270억 원으로 59.7% 인상된다고 통보됐다.


아울러 금호석유화학 박찬구 회장이 소유한 한남동 주택(1천118.0㎡·488.99㎡)은 95억1천만 원에서 141억원으로 48.2% 인상, 최태원 SK 회장이 재작년 구매한 한남동 집(969.9㎡·903.46㎡)은 88억 원에서 132억 원으로 50.0% 인상된다고 통보됐다.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의 이태원 주택(1천6.4㎡·1천184.62㎡)도 금년 들어 표준단독주택으로 선정되면서 전년 108억원에서 금년 165억 원으로 52.7% 인상된다고 공지했다.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의 이태원동 집(851.0㎡·891.95㎡)은 지난해 83억5천만 원에서 올해부터는 41.3% 상승한 118억 원으로 공시됐다.


이곳에 주택을 소유한 연예인들의 집도 공시가격이 인상된다.


배우 송중기·송혜교 부부의 이태원 집(602.0㎡·371.65㎡)은 지난해 53억4천만 원에서 당년 80억7천만 원으로 51.1% 인상된다고 통보됐다.


개그맨 박명수 씨가 소유한 이태원동 집(533.0㎡·312.56㎡)은 32억1천만 원에서 50억 원으로 55.7% 인상된다는 공시가격이 나왔다.


성북동 등 다른 부촌은 한남동처럼 가파른 인상 폭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만만치 않은 상승세를 보였다.


성북동에 있는 BGF리테일 홍석조 회장 자택(2천89.0㎡·728.06㎡)이 86억9천만 원에서 114억 원으로 31.1% 인상되는 등 표준주택 120가구 중 34가구(28.3%)가 20%대 이상 오름세를 나타냈다.


표준단독주택 공시가는 주변 다른 주택의 공시가격을 산정하는 기준이 되므로 다른 일반 주택 공시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감정원 관계자는 “고가와 저가 주택 간 공시가격 형평성을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한남동의 주택 공시가가 높게 나온 이유는 그만큼 고가주택이 밀집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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