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레이더 갈등 심화…日 “다른 의도 의심”, 韓 “위협 행위 아니다”

김봉주 / 기사승인 : 2018-12-24 14:4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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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해상자위대 P-1 대잠초계기
일본 해상자위대 P-1 대잠초계기


[스페셜경제=김봉주 인턴기자]일본 정부가 한국 해군 레이더의 자위대 초계기 조사에 거듭 항의하고 나서면서 지난 20일 북한 조난 선박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레이더 가동 문제로 양국은 나흘째 갈등을 빚고 있다.


연합 뉴스 등에 따르면, 군 당국은 당시 한국 해군 함정이 북한 선박을 구조하며 일본 해상자위대 초계기를 향해 위협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일본 정부와 언론은 의도적 행위라고 강조했다.


위안부 화해·치유재단 해산과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등으로 촉발한 한일 갈등이 군사 분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24일(오늘) 열리는 한일 외교당국의 국장급 협의에서 ‘레이더 갈등’도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20일) 동해에서 조난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축함 광개토대왕함이 선박을 수색하기 위한 매뉴얼에 따라 항해용 레이더와 사격통제레이더를 풀 가동하고 있었다”며 “일본 해상초계기가 우리 함정 쪽으로 접근하자 광학카메라를 운용했다”고 밝혔다.


광개토대왕함은 한·일 중간수역에 있는 대화퇴어장 인근에서 조난한 북한 선박 수색 임무를 수행했다.


항해용 레이더는 어선과 상선, 군함 등을 탐지하는 데 이용되며, 사격통제레이더는 원거리 해상 물체를 더 선명하게 탐지하도록 돕는다.


해군 측은 당시 사격통제레이더를 대공용이 아닌 대함용 모드로 운용했다고 밝혔다.


당시 광개토대왕함은 빠르게 다가오는 일본 초계기를 탐지하기 위해 영상 촬영용 광학카메라를 작동시켰는데, 광학카메라는 추적레이더와 붙어 있어 카메라를 켜면 이 레이더도 함께 작동된다.


군 소식통은 “스티어(추적레이더)가 함께 돌아갔지만, 초계기를 향하여 빔을 방사하지는 않았다”며 “실제로 일본 해상초계기를 위협한 행위는 없었다”고 분명히 밝혔다.


일본 측에서는 한국이 조난 어선을 수색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화기 관제 레이더 전파를 초계기로 겨냥한 것에는 수색 목적이 아닌 ‘다른 의도’가 있다는 의심을 내놓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3시경 노토반도 앞 동해상을 비행하던 해상자위대 P-1 초계기 승조원이 레이더를 쏜 한국 광개토대왕함에 무선으로 ‘화기 관제 레이더를 포착했는데 어떤 의도냐’고 물었지만, 반응이 없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당시 해상자위대 P-1 초계기는 동해의 일본 측 배타적경제수역 상공을 비행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비행 중 레이더 경보음이 울려서 해상자위대 초계기는 방향을 틀었지만, 이후에도 여러 번 몇 분간에 걸쳐 레이더로 조준 당했다는 것이다.


신문은 이어 “화기관제 레이더에서 ‘룩온(무기조준 상태)’하는 것은 무기사용에 준하는 행위로 간주한다”며 “유사시 미군은 공격에 나섰을 것”이라는 자위대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이와 관련, 일본 야마다 히로시 방위정무관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나라를 위협하고 자위대원의 생명을 위험에 처하게 한 행위로 용서하기 어렵다. 내 편으로 생각했더니 뒤에서 총을 쏘는 행위”라며 거세게 반응했다.


산케이신문에서 다른 자위대 간부는 “명확한 적대 행동”이라며 “이대로는 우호국으로 잘 지낼 수 없다”고 말했다. 극우 성향의 산케이는 사설을 통해 “마치 적성 국가의 소행 아니냐. 반일행위가 이 이상 계속되면 한국과 우회 관계를 유지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군 당국에서는 광개토대왕함이 당시 조난 어선을 빠르게 수색하기 위해 사격통제레이더를 애초부터 작동시켰었고, 이후 일본 초계기가 접근해 오자 식별을 위해 영상 촬영용 광학카메라를 운용했다고 설명한다.


이어 군 당국은 “이때 추적 레이더가 함께 작동되는데, 레이더 빔은 전혀 방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애초부터 무기 사용 의도는 없었다고 설명한 것이다.


군 관계자는 “한국 해군이 조난 선박을 탐지하기 위한 인도주의적 작전을 했다고 설명했고 일본도 그 내용을 알면서도 계속 문제를 제기하니 이해할 수 없다”며 “대화퇴어장 등 공해 상에서 한국 해군 활동을 제약하려는 의도인가 의심된다”고 밝혔다.


일본 초계기가 고의적으로 우리 함정 위로 비행하는 등 ‘위협비행’을 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군 관계자는 당시 상황에 대해 “일본 초계기는 우리 함정이 수색구조 작전 임무를 시작하고 한참 뒤에 접근”했다며 “우리 함정 위로 비행하는 등 오히려 더 위협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일본 측에서는 초계기 승조원이 무선으로 광개토대왕함에 화기 관제 레이더 작동 의도를 물었다고 밝혔지만, 당시 초계기는 국제상선공통망을 통해 해경을 호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일본 초계기는 국제상선공통망으로 해경을 호출했고 통신감도도 매우 낮았다”며 “우리 함정에선 해경을 부른다고 인식했다”고 말했다.


자위대 최고 간부 출신인 일본 극우 성향 논객도 “일본이 크게 문제삼을 만큼 위험한 상황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전 자위대 항공막료장인 다모가미 도시오는 지난21일 트위터를 통해 “당시 주변에 다른 항공기가 있었더라도 레이더 전파를 받았을 것”이라며 “미사일 발사를 위해 함정 내 복수 부서에서 동시에 안전장치를 해제해야 하므로, 화기 관제 레이더 전파를 받았다고 해서 곧바로 위험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한, 통일부는 동해상 조난 선박에서 구조한 북한 주민 3명과 시신 1구를 22일 판문점을 통해 북측에 송환한 사실도 밝혔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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