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이현주 기자]굳건한 상승세를 이어가던 미국 증시가 근래 들어 급격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영향을 받은 신흥국 주식 시장마저 흔들리면서 글로벌 증시가 ‘혼란’에 빠졌다.


15일(현지 시간) 뉴욕 다우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35% 하락한 25250.25에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 역시 0.88% 감소해 7430.74를 기록했다.


지난주 10년여간 강세를 보여 온 미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특히 기술주의 하락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국 기술주 주도의 강한 상승장으로 되돌아가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10년동안 지속된 미국 증시 호황이 곧 끝날 것 같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역시 주요 기술주의 실적을 부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로드 홀 골드만삭스 분석가는 “중국에서 3분기 아이폰 판매량이 전년보다 15% 줄어들 것”이라며 “연말 쇼핑 시즌까지 중국의 수요가 계속 줄어들면 문제 해결이 어려울 수 있다”고 애플의 실적을 우려했다.


모건스탠리 관계자는 “S&P500 지수가 2600 또는 2500까지도 떨어질 수 있다”면서 “미국 성장주·기술주에 대한 고통은 끝나지 않았다”고 내다봤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경기가 심각하게 둔화하지도 않았지만, 상승을 견인할 만큼 강하게 개선되고 있지도 않다”며 “미국 연준의 가파른 긴축(금리 인상)과 임금 상승으로 기업의 비용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등 주가 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미국 증시 하락으로 신흥국 금융시장마저 혼란스러워졌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 정책금리 상승, 미·중 무역 전쟁, 유럽연합 정치 불안 등 주요국 위기에 영향을 받아 증시가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신흥국 증시가 조만간 저점을 찍은 후 반등을 시작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 초 미·중(G2) 양국이 본격적으로 재정 확대 정책을 실시한다면, 이것이 트리거로 작용해 신흥국 경기 반전을 이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경 삼성증권 전무 역시 "한동안 미국 기술주가 이끌어온 강세장이 마무리되고, 신흥국이 성장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의견이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에는 미국보다는 신흥 시장에 관심을 둘 만하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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