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제재시 12조원 사우디 원전 수주+2조8천억 거래규모의 뉴욕 증시 타격 불가피해


[스페셜경제=박고은 기자]북한산 석탄 반입 의혹을 받고 있는 남동발전의 모회사인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가 국내 로펌에 법률자문을 의뢰한 것으로 드러났다.


남동발전은 지난해 11월 서울세관으로부터 H사와 체결한 계약 관련 서류 등에 대한 제출 요구를 받았고, 올 6월 대구세관의 조사가 계속 이루어지고 있는 와중에도, 지난 3월 H사로부터 석탄을 다시 들여온 것으로 전해진다.


남동발전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남북 분위기에서 굳이 위험을 감수하면서 북한산 석탄을 일부러 수입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며 "책임이 있다면 우리보다는 수입 업체 쪽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석탄 도입 건에 대한 경쟁사들의 입찰 가격은 123.96달러~142.40달러로 H사의 톤 당 96달러 대비 최소 23%에서 최대 33%까지 저렴했다.


같은 시기 H사의 응찰 가격만 유독 낮았기에 남동발전이 아무런 의심 없이 H사를 낙찰자로 선정했다는 것에 의구심만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한전은 경영구조상 남동발전이 북한산으로 의심되는 석탄을 수입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남동발전 지분 100%를 갖고 있는 모회사이지만 파견 이사조차 없는 각각의 독립경영체제이기 때문에 석탄 수입 건에 대한 내용 등을 주고받을 일이 없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모회사인 한전이 자회사를 관리 감독해야 하는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독립경영체제이기 때문에 석탄 수입 건에 대한 내용 등을 주고받을 일이 없다’고 선을 긋는 것이 납득할만한 해명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 바 있다.



▲북한산 석탄을 한국에 유입한 것으로 알려진 선박 중 '샤이닝 리치' 호가 4일 오전 한국 평택 항에 머물고 있는 모습.(출처-VOA)


하지만 자유한국당 소속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윤한홍(마산회원구) 위원이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 8월 2일 국내 로펌 2곳에 남동발전의 북한산 석탄 반입 의심과 관련, 한전이 제재대상에 해당되는지의 여부 및 제재 내용은 무엇인지에 대한 법률자문을 의뢰했다.


이에 따라 해당 로펌들은 법률자문 내용을 검토 중에 있으며, 그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까지 관세청·산업부 등 정부는 남동발전이 러시아산 석탄이라 믿고 수입한 것으로, 남동발전은 혐의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르면 남동발전의 모회사인 한전 역시 혐의가 없는 것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전이 미국 등 국제사회의 제재대상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한전이 남동발전의 북한 석탄 반입을 인지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대비책을 고심했었다는 의혹을 받는다.


만일의 경우 남동발전의 북한산 석탄 반입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모회사인 한전 또한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 등 제재대상에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윤 의원실에 따르면 세컨더리 보이콧의 제재대상에 포함될 경우, 한전 발행 주식 총수의 5.18%(연간 거래규모 약 24억7천만 달러≒2조8천억원)가 거래되는 뉴욕증권시장에서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사우디아라비아(수주규모 약 12조원) 및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사업규모 추산불가) 수주 역시 큰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이외에도 한전은 해외 38개국에서 화력, 원자력, 신재생, 송배전, 에너지신산업 등 5개 분야 48개 사업을 수행하고 있어, 이들 사업에도 큰 차질이 예상된다.


윤 위원은, “정부는 남동발전이 해당 석탄을 러시아산으로 믿고 수입했으므로 혐의가 없다고 했는데, 왜 한전이 법률자문을 받고 있나”며 “한전의 법률자문 요청은 해당 석탄이 북한산임을 스스로 시인하는 것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이 문제를 쉬쉬할수록, 북한 석탄 반입 의혹과 북한 눈치 보기 아니냐는 비판만 거세질 뿐”이라며 “하루빨리 북한산 의혹 석탄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이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 여부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출처=뉴시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