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사업으로 시작해 ‘문화사업’으로 꽃피어

[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CJ그룹은 국내 ‘문화사업’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이다. 모기업은 식품회사로서 시작했으나 지금은 이를 뛰어넘어 ‘방송콘텐츠, 영화제작, 음원유통’ 등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CJ그룹이 삼성그룹에서 분리될 때만해도 누구도 CJ가 문화사업의 선두주자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CJ그룹은 삼성그룹의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전 회장이 설립한 제일제당공업(주)이 전신인 기업이다. 제일제당공업(주)을 국내 최초로 설탕을 생산하는 기업이었던 만큼 ‘CJ그룹’으로 분리되기 전까지는 문화와 연관성이 없었다.


하지만 지난 1993년 CJ그룹이 삼성에서 분리?독립된 이후 자신들만의 영역을 넓히기 위한‘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힘써오면서 현재는 식품과 바이오 뿐만 아니라 문화사업과 물류 사업부문에도 발을 넓힌 탄탄한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이에 <스페셜경제>는 재계 20위 안에 드는 탄탄한 기업으로 성장한 CJ그룹에 대해서 면밀히 살펴보기로 했다.


재계 순위 20위 안에 드는 탄탄한 기업
‘식품?유통?문화?바이오’ 4대 사업군 완성



CJ그룹(구 제일제당)의 삼성그룹에서 계열분리 됐다. 원래의 후계 구도라면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부친인 고(故) 이맹희 명예회장이 이를 물려받았어야 했다. 그러나 CJ그룹이 분리되기 전 삼성그룹 내 벌어진 ‘왕자의 난’ 등으로 인해 부친인 이 전 명예회장은 이미 후계구도에서 밀려난 상황이었고, 당시 조부모였던 고 이병철 회장이 이 명예회장의 경영일선 복귀를 원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CJ그룹의 경영권은 당시 30대였던 이재현 회장에게 바로 넘어갔다. 물론 당시 이재현 회장은 한 기업을 이끌 만큼의 경력과 연륜이 부족했던 탓에, 이 명예회장의 처남이자 이재현 회장의 외삼촌인 ‘손경식 CJ회장’이 후견인 역할을 맡게됐다.


따라서 현재 CJ그룹은 이재현 회장과 손경식 회장의 공동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문화사업’ 기반 다져


이재현 회장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이후 삼성그룹과는 무관한 ‘씨티은행’의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그리고 1988년이 돼서야 삼성그룹 계열사였던 제일제당으로 들어가 제일제당 기획관리부 부장과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이사를 역임한다.


이후 1993년 제일제당이 삼성에서 계열분리되자, 제일제당 상무이사로 외삼촌인 손경식 회장과 함께 그룹경영에 첫 발을 딛는다.


이 회장은 삼성그룹과 분리된 이후 그동안 식품사업에 초점을 맞췄던 것을 뒤로하고 ‘사업영역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식품기업으로서의 뿌리를 유지하는 것과 함께 기업의 미래를 위한 사업 다각화가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따라서 이 회장이 가장 먼저 선택한 것은 ‘문화 사업’이었다. 사실 그 때만 해도 국내 기업들에게 문화 사업이라는 것은 다소 생소한 분야였다.


문화 사업은 기존에 ‘식품이나 가전제품’ 등 사람들이 실생활에 필요한 것을 만들어 이윤을 창출하는 사업이 아니었다. 그야말로 ‘영화, 드라마, 음악’ 등 무형의 문화에 투자하고 사업영역을 확장해 기업 이윤을 추구한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 1996년 이 회장은 국내 최초로 멀티플렉스 영화관인 CGV를 설립하고, 음악전문채널 ‘엠넷’을 인수하는 등 문화사업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공격적인 행보에 보였다. 그리고 이를 밑바탕으로 CJ그룹은 ‘CJ엔터테인먼트·CJ미디어·온미디어·엠넷미디어·CJ인터넷·오미디어홀딩스’ 등 6개 콘텐츠 관련 계열사를 구축할 수 있었다. 현재 해당 계열사들을 CJ E&M으로 인수?합병됐다.


CJ그룹은 국내에서는 생소했던 ‘문화사업’에 뛰어들어 투자를 통해 시장을 넓히는 등 20여년의 노력 끝에 지금은 국내 독보적인 문화 기업으로 거듭나게 됐다.


‘제일제당그룹→CJ그룹’ 변경


CJ그룹은 삼성에서 분리될 당시에도 ‘제일제당’이라는 사명을 유지했다. 때문에 1996년으로 그룹으로 출범했던 때에도 ‘제일제당그룹’이었다. 하지만 2002년 돌연 제일제당그룹이라는 사명을 뒤로하고 ‘CJ그룹’으로서 다시 태어난다. 그때까지만 해도 제일제당하면 삼성그룹이라는 인식이 남아있던 터라, 새로운 사명을 통해서 완전히 독립된 회사임을 한 차례 더 공고히 한 것이다.


CJ그룹은 90년대 중반부터 기반을 다지기 시작했던 문화 사업 외에도 물류사업 등에도 나선다. 지난 1998년에는 GLS로 물류 사업에 진출한 이후, 2000년대에 ‘39쇼핑’ 현재의 ‘CJ오쇼핑’을 인수한다. 이어 2012년에 들어서는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부터 대한통운을 인수해 CJ GLS와 통합시킴으로서 국내 최대의 물류 회사인 CJ대한통운을 만들어냈다.


또한 기존에 가지고 있던 식품사업을 기반으로 외식사업에까지 확장함으로서 ‘빕스, 제일면소, 계절밥상’ 등의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만들어냈다. 아울러 지난 2002년에는 CJ올리브영을 만들면서 국내 최초로 헬스&뷰티 스토어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러한 사업 다각화 변모를 통해서 이 회장은 현재 CJ그룹을 탄탄하게 한 4대 사업군 ▲식품&식품서비스(CJ제일제당, CJ푸드빌, CJ프레시웨이), ▲바이오(CJ제일제당 바이오부문, CJ헬스케어), ▲신유통(CJ오쇼핑, CJ대한통운, CJ올리브영), ▲엔터테인먼트&미디어(CJ E&M, CJ CGV, CJ헬로비전)을 만들어냈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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