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현대백화점그룹 오너일가가 사재를 털어 순환출자 구조를 완전히 끊어냈다. 선진화된 지배구조 체계를 통해 주주권익을 강화하고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5일 그룹 내 순환출자 구조를 완전히 해소했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인 현대그린푸드와 현대쇼핑은 이날 오후 각각 이사회를 열어 순환출자 해소 등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안건을 의결했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은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이 직접 계열사 지분을 매입과 매각을 통해 기존 순환출자 고리를 완전히 끊은 것이다.


오너일가의 사재출연으로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A&I→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그린푸드→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그린푸드→현대A&I→현대백화점’ 등 기존 3개의 순환출자 고리가 완전히 끊어졌다.


정 회장은 현대A&I 지분 매입을 위해 약 320억원을 은행에서 차입해 지분을 52%에서 73.4%로 확대했다.


또한 정교선 부회장은 현대그린푸드 보유 지분이 기존 15.3%에서 23%로 증가했다.


현대홈쇼핑의 최대주주도 기존 현대백화점(15.8%)에서 현대그린푸드(15.5%→25.0%)로 변경됐다.


다른 대기업에 비해 순환출자 구조가 복잡하진 않지만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배구조 개편에 나선 것은 투명하고 선진화된 지배구조를 완성하겠다는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측은 “당초 작년 말까지 순환출자를 해소할 계획이었으나, 지분 변동과정에서 현대홈쇼핑의 대주주(현대백화점→현대그린푸드)가 변경되는 것에 대한 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사전 승인과정을 거치면서 일정이 4개월 가량 연기됐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계열사간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이 재원마련과 세금 부담에도 불구하고, 사재를 출연해 직접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을 택한 것은 주주권익 강화와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 등 높아진 시대적 요구에 부응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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