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질병분류(ICD) 11차 개정판에 ‘게임장애(gaming disorder)’ 등재를 추진하면서, 게임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WHO의 11차 개정 ICD-11 초안에 따르면 게임 장애를 ‘집요하거나 되풀이 되는’ 행동 패턴으로 규정하고, 이런 행동 패턴이 개인, 가정, 사회, 교육 직업 등 다른 중요한 수행 영역에서 심각한 장애로 이어진다고 봤다.

이와 함께 WHO는 게임장애 진단 기준으로▲게임에 대한 통제 기능 손상 ▲삶의 다른 관심사 및 일상생활보다 게임을 우선시하는 것 ▲부정적인 결과가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중단하지 못하는 것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19일 한국게임산업협회를 비롯한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한국게임개발자협회 등 8개의 유관단체들은 WHO 게임 중독 질병 코드 도입 반대에 대한 공동 성명서를 냈다.

이들 단체는 성명서를 통해서 “비과학적인 게임 질병화 시도에 반대한다. ICD-11 개정안의 관련 내용 철회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 세계에서 온라인·모바일·콘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은 약 20억명에 달한다”며 “게임 이용자들 중에서 더 열정적으로 게임을 즐기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다른 문화 콘텐츠를 즐기는 경우에도 자연스럽게 생기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학계나 심리학계에서도 ‘게임장애’와 관련 명확한 결론을 내린 바가 없다. WHO의 최근 움직임이 게임 장애와 관련된 과학적 의문을 해소할 수 있는 명확한 데이터에 기반하고 있는지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게임장애를 과학적으로 입증하기 위해서는 임상적 실험을 통한 데이터로 이를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한다”며 “또 대상 그룹을 이루는 구성원이나 해당 그룹의 모집 과정이 타당한지도 검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제공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