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대우건설의 막대한 해외부실이 드러나면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호반건설이 인수를 포기했다.


8일 호반건설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7일 공시한 2017년 4분기 실적에 모로코 사피 복합화력발전소 현장에서 발생한 3000억원의 잠재 손실이 반영된 것을 파악했다.


호반건설은 대우건설 단독 응찰 당시 3분기 실적까지 확인했으나 4분기 대규모 부실을 뒤늦게 파악된 것이다.


공시 전까지는 대우건설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과 매각 주관사도 4분기 국외 손실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반건설은 대우건설의 여러 해외 현장 중 대규모 손실이 모로코 한 곳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호반건설이 무리하게 인수를 추진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호반건설과 대우건설이 아직 양해각서나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상황이라 인수를 포기해도 별다른 문제는 없는 상태다.


호반건설 M&A관계자는 “지난 3개월여 간의 인수 기간 동안 정치권 연루설, 특혜설과 노동조합 등 일부 대우건설 내 매각에 대한 저항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대우건설이라는 상징적 국가기간 산업체를 정상화 시키고자 진정성을 갖고 인수 절차에 임해왔다”며, “하지만, 내부적으로도 통제가 불가능한 해외사업의 우발 손실 등 최근 발생 일련의 문제들을 접하며, 과연 우리 회사가 대우건설의 현재와 미래의 위험 요소를 감당할 수 있겠는가에 대하여 심각한 고민을 진행하였고, 이에 대해 아쉽지만 인수 작업을 중단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우건설이 지금의 어려움을 딛고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저희 호반건설을 믿고 인수 작업을 도와주신 많은 금융기관과 자문사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호반건설은 지난달 31일 시공평가 3위인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채권단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 50.75%를 약 1조6000억원에 인수할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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