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새롬 기자]독일의 유명 자동차 업체 3사가 출자하는 연구기관에서 원숭이와 사람을 대상으로 자동차 배기가스 실험을 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최근 독일의 폴크스바겐(VW), 다임러, BMW가 자금을 지원하는 ‘유럽 운송분야 환경보건연구그룹(EUGT)’은 지난 2014년 디젤 차량에서 배출되는 유해물질인 질소산화물이 무해한 것을 증명하기 위해 원숭이를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한 데 이어 지난 2015년에는 사람을 상대로 실험한 것이 추가로 드러난 것이다.


EUGT는 지난 2007년 독일 자동차 3사와 독일 부품업체 보쉬가 출자해 설립한 뒤 2017년 해산했다.


EUGT는 미국 위탁업체에 의뢰해 지난 2014년 원숭이 10마리를 밀폐된 방에 가둬놓고 VW의 디젤 차량 배기가스를 흡입하게 하는 실험을 실시한 바 있으며 지난 2015년에는 독일 아헨공대 연구소에 의뢰해 건강하고 젊은 남녀 25명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1번 3시간씩 다양한 농도의 질소 산화물을 흡입하게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에 대해 독일 정부는 29일(현지시간) 관련 실험에 대해 강력 비난했다. 슈테판 자이베르트 독일 정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인간과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이런 실험은 윤리적으로 정당화 될 수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아울러 자동차 회사들은 원숭이와 인체 실험으로 배기가스가 인체에 무해하다는 것을 증명할 게 아니라 유해한 배기가스를 계속해서 줄여나갈 노력을 해야한다고 꼬집었다.


크리스티안 슈미트 교통부 장관 역시 “그런 실험은 절대로 이해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하며 관련사들에 즉각적이고 상새한 답변을 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VW측은 성명을 통해 “동물실험은 VW의 윤리 기준에 위배한다”면서 “개인의 판단력 결여에 대해 사과한다”며 관련 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임러 역시 “이러한 동물실험을 강력히 비난한다”는 답변을 발표했으며 이번 사안과 관련해 자체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BMW는 “이번 사건과 관련한 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히는 한편 원숭이 실험에는 참여하지 않았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한편 VW 등 관련 업체가 해당 원숭이 실험에 대해 알고 있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각 사는 인체 실험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이러한 가운데 VW는 앞서 지난 2015년 배기가스 비리 사건으로 유럽에서 디젤차 점유율이 급락한 바 있으며 지난 2017년 판매량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비리 이후의 회복세를 보인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인해 브랜드 이미지의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출처=TV조선 뉴스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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