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일감몰아주기에 눈총…“믿는 구석이 있나?”

▲ 풍산그룹 <네이버 지도 캡쳐>

[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지난 1968년 풍산금속공업으로 설립된 동 제품 전문 제조기업 ‘풍산’. 현재 동 및 동합금 소재와 가공품 등의 제조판매하고 있다.


잘 알려지지 않는 기업이지만 우리가 사용하는 동전과 방위산업의 기본인 탄약 제조 사업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풍산은 지난해 매출 2조344억원을 기록하면서 재계 순위 70위권에 위치해 있는 중견기업이지만 내부거래 비중이 82%나 돼 정부가 추진하는 내부거래 및 일감몰아주기 근절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최근 공정위가 기업집단국을 신설하고 대기업 및 중견기업에 대한 일감몰아주기와 내부거래에 대한 전횡을 끊겠다고 공헌하면서 풍산에 대한 재계의 이목도 쏠리고 있다.


이에 <스페셜경제>가 일감몰아주기 논란을 빚고 있는 풍산을 살펴봤다.


지난 6월 ‘재벌저격수’로 알려진 김상조 교수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수장으로 전격 등판하면서 대기업들은 물론 중견기업에도 일감몰아주기 등 지나친 내부거래 관행에 대해 칼날을 겨누고 있다.


김 위원장은 국회 인사청문회 당시 “5조원 미만 중견기업의 사익편취 행위에 대해 공정거래법상 부당내부거래 금지 규제를 엄정하게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내부거래 82% ‘풍산’


그 중에서도 위험 수위에 오른 중견기업으로 ‘풍산’이 지목되고 있다. 풍산은 지난해 내부거래 비중이 81.6%의 비중을 차지하면서 중견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의 내부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풍산홀딩스의 내부거래를 살펴보면 전체 매출 1121억원 중 915억원이 내부거래를 통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전체의 81.6%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재계순위 31위에서 100위 안에 들어있는 중견그룹 중 가장 높은 비중이다.


풍산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풍산홀딩스는 상장사인 풍산과 비상장법인인 풍산특수금속과 풍산메탈서비스, 풍산FNS, PNT, 풍산발리녹스, 풍산화동양행, 디에이케이코리아 등을 거느리고 있다.


풍산홀딩스의 지분 구조를 살펴보면 2016년 12월 말 현재 류진 회장이 34.87%, Helen Lho 3.36%, 류성왜 1.98%, Royce Ryu 1.98%, 류영우 0.22% 등 특수관계인이 42.42%의 지분을 갖고 있다.


Helen Lho는 류 회장의 부인 노혜경씨며 Royce Ryu는 아들 류성곤씨다. 류 씨 오너가는 풍산홀딩스를 통해 풍산(35.08%), 풍산특수금속(95%), 풍산발리녹스(50%), 풍산메탈서비스(100%), 풍산화동양행(75%), 풍산FNS(100%), PNT(60%), 디에이케이코리아(90%) 등을 거느리고 있는 셈이다.


풍산은 지난 2007년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류 회장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 크게 늘어났다. 당시 류 회장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 15.95%에 불과했지만 지주사 전환이후 3배 가까운 42.42%로 증가하면서 막강한 세(勢)를 과시하고 있다.


지주사 전환 이후 풍산홀딩스에 대한 계열사들의 내부거래 비중도 급속도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개혁연구소에 따르면 풍산홀딩스 내부거래는 지난 2010년 40.45%, 2011년 60.52%, 2012년 74.05%, 2013년 75.65%, 2014년 80.09%, 2015년 67.79%, 2016년 81.6%로 나타났다.


방사청, 입찰제한 결정


풍산은 지난 7월말 방위사업청으로부터 6개월간 ‘관급기관 입찰 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받았다.


방사청은 풍산에 개발을 맡긴 차기 적외선 섬광탄이 자체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부정당업자제재 입찰참가자격제한 처분을 내린 것이다. 이에 따라 풍산은 국가를 상대로 계약에 6개월간 입찰 참가 자격이 제한된다.


막강 혼맥 자랑하는 ‘풍산’…매년 증가하는 ‘내부거래’


방산기업 아들 국적이 ‘미국’…국세청 ‘세무조사’ <왜>


이에 풍산은 지난달 11일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으로 30일간 집행정지를 공시한 바 있다.


앞서 서울지방국세청은 지난 3월 풍산그룹에 대해 세무조사를 단행한 바 있다. 이곳에 세무조사를 담당한 곳은 국세청의 중수부로 불리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 4국. 정기세무조사와 달리 비자금과 횡령 등의 혐의가 포착될 경우 심층세무조사를 진행하는 곳이어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풍산, 정‧재계 아우르는 혼맥 자랑


풍산그룹의 정재계의 화려한 혼맥을 자랑한다. 서애 류성룡 선생의 12대 후손인 故류찬우 회장이 창업한 풍산은 현재 차남 류진 회장이 바통을 이어받아 이끌고 있다.


▲ 류진 풍산그룹 회장.

류 창업주의 장남 류청씨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차녀이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생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과 혼인했지만 6개월 만에 이혼했다.


류 회장의 부인 노혜경씨의 부친은 노신영 전 국무총리로 현재 롯데그룹의 총괄고문을 맡고 있다. 미국 스텐퍼드 법대 출신인 노혜경씨와 류 회장은 김수환 추기경의 주례로 서울 명동성당에서 혼인식을 치렀으며, 슬하에 류성왜씨와 류성곤씨가 있다.


노 전 총리의 장남 노경수씨는 고 정세영 전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의 딸 정숙영씨와 혼인했고, 차남 노철수씨는 홍진기 전 내무장관의 막내딸인 홍라영씨와 혼인하면서 삼성그룹과도 연을 닿고 있다.


풍산그룹은 문재인 대통령과도 각별한 인연이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루진 회장은 지난 5월 기업인으로 유일하게 문재인 정부의 대외 특사단에 포함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989~1990년 노동자 해고로 풍산이 사회적 파문이 일으켰던 당시 풍산의 고문 변호사를 역임하면서 풍산과 인연을 맺었다.


류진 회장 아들, 미국 국적 논란


류진 회장의 아들 류성곤씨와 부인 노혜경씨가 지난 2013년 한국국적을 포기하고 미국국적을 취득했다. 일각에서는 방산사업을 영위하는 풍산의 오너가 3세의 미국 국적 취득에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또한 아들 류성곤씨의 미국국적 취득 시점이 22살로 병역기피 의도가 숨어있는 것 아니냐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류 회장이 서애 류성룡 선생의 후손임을 강조하며 기업명도 풍산 류씨를 본따 ‘풍산’으로 정할 만큼 자부심과 애국심이 높다고 밝히고 있지만 정작 아들의 한국국적 포기한 것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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