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 인하 정책 5개월 만에 극적인 합의…‘반쪽짜리’ 꼬리표?

선다혜 / 기사승인 : 2017-09-20 11: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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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정부와 이통3사가 장장 5개월 동안의 긴 줄다리기 끝에 ‘가계통신비 인하 공약’이 극적으로 합의됐지만 뒷말은 여전히 무성하다. 합의점 도출 과정에서 정부가 보여줬던 행보 때문에 합의 이후에도 반쪽짜리 정책 또는 공약 후퇴라는 꼬리표가 붙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부터 ▲통신 기본료 완전 폐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의 지원금상한제 폐지 ▲단말기 가격 분리 공시제 실시 ▲기업에 통신비 인하 유도 ▲데이터 요금체계 변경 및 할인 상품 확대 장려 ▲와이파이 프리 대한민국 ▲취약계층 위한 무선인터넷 요금제 도입 ▲한·중·일 로밍 폐지 등의 통신비 인하 공약을 내세웠다.


이 중 가장 큰 이슈가 됐던 것은 기본료 1만 1천원 폐지였다. 정부는 가계통신비 절감을 위해서 기본료를 폐지한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이통3사는 가입자 6000만 명에게 매월 1만 1천원을 할인해준다면 8조원의 수익을 잃는다는 반발했다. 특히 5G 설비를 위한 투자를 앞둔 상황에서 이러한 적자는 미래 투자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이통3사와 정부의 갈등은 한동안 계속됐다. 양측 모두 물러섬이 없이 대치하던 중 정부가 ‘기본료 폐지’를 포기했다. 이통3사를 상대로 기본료 폐지를 강행할 법적근거도 없는데다가, 이통3사와의 갈등이 계속되면서 공약 이행에 브레이크가 걸렸기 때문이다.


이후 정부는 기본료 폐지 방안을 대신해서 선택약정 할인율을 기존 20%에서 25%으로 올리는 방안을 대안으로 내놓았다.


하지만 해당 방안조차 이통3사에게 환영받지 못했다. 이통3사는 선택약정 할인율 상향되면 연간 3200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다며, 강행할 경우 법적 대응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기본료 폐지에 이어 새롭게 내놓은 선택약정 할인율 상향 방안마저도 난관에 부딪친 것이다.


정부는 한 차례 공약을 두고 물러선 바 있기에 선택약정 할인율 상향에 대해서는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공정거래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를 동원해 이통3사를 압박하고 나섰다. 정부의 행보에 이통3사는 선택약정 할인율 상향 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다만, 적용 대상을 신규 가입자로 제한하기로 했다.


앞서 정부가 모든 가입자에게 상향된 선택약정 할인율을 적용시키겠다는 것과는 반대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시민단체들은 선택약정 할인율 25%가 소급적용 되지 못한 부분을 지적하면서, 공약 후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심지어 시민단체들은 소급적용 되지 못한다면 기본료 폐지를 다시 강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가 ‘모든 가입자’에게 통신비 할인 혜택을 주겠다는 방침과 어긋난다는 점을 지적했다.


가계 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통신비 인하를 하겠다는 취지는 좋았으나 그 과정에서 정부는 준비가 되지 않은 모습을 계속 노출했다. 기본료 폐지 문제를 논의할 때도 정부는 계속적으로 강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었다. 하지만 결국 기본료 폐지를 강제할 법적 수단이 없다는 걸 안 후에는 “기본료 폐지는 통신사업자가 협조해야 할 문제”라며 슬그머니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안일한 행보는 선택약정 할인율 25%를 적용 대상을 정할 때도 비슷했다. 처음 선택약정 할인율에 대한 적용 대상은 모든 가입자였다.


하지만 이 역시도 법적으로 강제할 수단이 없고, 이통3사의 반발이 거세지자 돌연 입장을 바꾸어 “기존 가입자들 역시 약정기간이 끝난 후 25% 요금할인에 가입할 수 있다”며 “매월 평균 60~70만 명의 기존 가입자의 약정이 만료되기 때문에 결국은 순차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행보가 반복된 것은 결국 정부가 ‘실현 가능성’여부 조차 따지지 않은 채 공약을 남발하기에 급급했다는 이야기다. 이 때문에 극적으로 통신비 인하 공약이 시행됐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에 대한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처음부터 실현이 가능한 공약을 내세우고, 효용성을 따졌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논란이었던 셈이다.


결국 통신비 인하 정책은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지 5개월 만에 극적으로 이뤄졌으나 ‘반쪽’ 밖에 이뤄지지 않은 정책으로 남았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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