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부터 사고 발생…이미지 직격탄

[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최근 강원도에 위치한 포 사격장에서 K-9 자주포 내부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군 간부 한명과 장병 한명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다. 군은 이번 사고에 대해 “자주포에서 포탄 장전 후 원인불상으로 폐쇄기에서 연기가 나온 뒤 내부의 장약이 연소되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동안 명품 자주포로 인정받고 있던 K-9에서 벌어진 사건이라 충격이 더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고가 제작사인 한화테크윈의 제작 결함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어 논란은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군이 이번 사고에 대해 정밀 분석에 들어간 가운데 2년 전에도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다는 주장과 함께 국세청이 한화테크윈에 대한 세무조사에 들어가면서 방산비리와 연결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스페셜경제>가 K-9의 제작사인 한화테크윈을 살펴봤다.


지난 18일 강원도 철원군 갈말읍 지포리 육군 모 부대 사격장에서 K-9자주포 사격훈련 중 원인 미상의 폭발 사고가 발생해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사고로 이모 중사와 정모 일병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당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 날 사고는 10여문의 자주포 사격 훈련 중 5번째 자주포에서 포탄 사격 중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육군의 한 관계자는 “18일 오후 해당부대에서 포 사격 훈련 중 원인 미상의 화재가 발생했다”며 “현재까지 파악된 바로는 포 내부에서 불길이 치솟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격훈련 전면 중지


사고 후 군은 자주포의 안전진단과 함께 사고 원인 규명 때까지 교육훈련을 목적으로 하는 자주포 사격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다만 전방과 작전부대의 K-9자주포 운용은 현행처럼 실시한다고 밝혔다.


사고가 발생한 K-9 자주포는 우리군의 핵심 지상화력장비이자 명품 무기라는 점에서 사고에 대한 후유증은 어느 무기보다 높아져 가고 있다.


육군은 지난 21일 사고에 대한 중간 조사를 발표하면서 “자주포 폐쇄기를 통해 원인을 알수 없는 연기와 함염이 자주포 내부로 새어 나왔다”며 “포탄 3발을 추가로 격발하고자 내부에 둔 장약에 연기와 화염이 옮겨 붙어 장약이 터지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K-9 자주포 폭발사고 ‘비상’…사고 또 있었다(?)


수출전선도 ‘먹구름’…하반기 실적도 ‘장담 못 해’


일각에서는 이번 사고의 원인이 장비 결함이라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지난 23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서주석 국방부 차관은 K-9 자주포 사고와 관련해 “현재 사고의 원인은 민군이 합동으로 조사하고 있다”며 “보도된데로 일부 장비결함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됐다. 이에 K-9의 제조사인 한화테크윈에 대한 의혹은 높아져 갔다.


연이은 자주포 사고


K-9자주포가 일반에 알려진 가장 큰 사건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때다. 2010년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해병부대에 배치된 K-9 자주포 6문 중 3문이 고장을 일으켜 북한의 포격에 대응사격을 못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바 있다.


일부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8월 군 무기 연구개발 기관인 국방과학연구소(ADD)의 한 시험장에서 K-9자주포 1대가 시험 발사 도중 화포 내부에 화재가 발생, 일부 시험요원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사고 역시 포탄 발사 때 발생하는 화염의 화포 내부 진입을 막는 폐쇄기의 이상으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번 사고가 제작결함이 아니냐는 의혹의 높아져 갔다. 이 사고 역시 K-9 자주포 사격시험에서 4번째 사격시험이 끝난 뒤 5번째 사격시험을 준비과정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났고 폐쇄기가 폐쇄하는 과정에서 원인 미상의 격발로 사고가 발생했다.


2년 전 사고 판박이(?)


국방과학연구소는 당시 사고 원인은 알 수 없다고 판정하고, 폭발이 아닌 연소사고로 종결한 뒤 계속해서 K-9 자주포 생산에 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지난 2015년 국방과학연구소 안흥 시험장에서 동일한 사고가 발생했다”며 “이번에 사고가 난 K-9자주포 역시 당시 시험때 발생한 것과 동일한 연도와 라인에서 만들어 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하지만 “사고 이후에도 국방과학연구소가 단 한 번도 장비를 회수해 점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방사청은 2년 전 발생 사고는 군의 운용 조건보다 가혹한 환경에서 강도 안전성을 확인하는 시험에서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방사청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 시험에선 특별 제작된 20% 이상 압력이 높은 장약을 사용했고 이를 연속적이고 가혹한 사격 조건이 사고를 유발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한화테크윈’에 쏠린 눈


지난 24일 오후 서울지방국세청은 한화그룹 본사와 한화테크윈 본사 등에서 회계 자료 등을 압수하며 특별 세무조사에 돌입했다.


일각에서는 국세청의 한화테크윈 세무조사는 최근 발생한 K-9 자주포 사고와 관련된 것으로 제조과정에서 원가 부풀리기 등 부정을 저질렀을 가능성을 들여다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발생한 K-9자주포 사고가 이번 세무조사의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방산기업에 대한 분식회계 의혹 등을 들여다 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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