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갑질’의 온상?…가맹점주 사찰 및 ‘블랙리스트’ 작성

▲ 최근 가맹점 갑질 의혹으로 논란이 된 미스터피자, 교촌치킨, 피자헛 등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대형 프랜차이즈 업계가 최고의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피자에땅이 가맹점주들을 감시하고 블랙리스트까지 작성했다는 논란이 일어 파장이 확대되고 있다.

[스페셜경제=최은경 기자]요즘 프랜차이즈의 이른바 '갑질'은 가장 뜨거운 사회적 논란거리로 대두되고 있다. 본사 오너의 개인적인 일탈과 비도덕적 경영이 가맹점주 피해로 직결되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소비자들이 불매운동을 나서게 되면 점주들의 매출에도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이에 ‘을’의 처지인 가맹점주는 갑질 운영으로 최대 피해를 보고 있지만 마땅한 대책이 없다며 호소하고 있는 상태다.


최근 가맹점 갑질 의혹으로 논란이 된 미스터피자, 교촌치킨, 피자헛 등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대형 프랜차이즈 업계가 최고의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피자에땅이 가맹점주들을 감시하고 블랙리스트까지 작성했다는 논란이 일어 파장이 확대되고 있다.


이런 의혹의 중심에 놓인 피자에땅 가맹점을 둔 ‘에땅’은 앞서 가맹점주들에게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 치즈, 새우 등 원재료를 공급해 이른바 ‘치즈 통행세’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에땅은 전날 각 언론기관에 보낸 자료를 통해 소위 ‘치즈통행세’와 관련해 자사와 무관하다는 입장도 밝혔지만, 에땅 대표의 가족이 운영하는 납품업체를 통해 가맹점에 식자재를 공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 관련 업계에선 피자에땅이 이미지 추락은 물론, 소비자들의 외면에 따른 매출 감소에 시름할 수도 있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추적 60분, 피자에땅, 도 넘은 ‘갑질’ 추적


KBS2 <추적 60분>이 피자에땅 본사의 ‘갑질’을 추적해 보도한 가운데, 방송이후 상황은 훨씬 심각한 상태로 빠져들었다.


19일 전파를 탄 KBS2 '추적 60분'에 따르면 인천에서 7년 동안 ‘피자에땅’ 가맹점을 운영했던 60대 김 씨가 사장님이 됐다는 꿈도 잠시 불어나는 빛을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파산 신청을 해 현재 퀵서비스 일을 하고 있다.


이어 함께 매장에서 일했던 아내는 장기간 서서 일한 탓으로 양쪽 무릎에 인공관절 수술을 받고 거동까지 불편한 상태다. 이들에게 유일하게 남은 재산은 지하 월세방과 피자를 만드는 도구 몇 개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피자에땅의 내부 문건이 입수된다.


입수한 문건엔 일부 가맹점주들의 명단과 동향이 적혀 있었고, ‘양도양수’, ‘포섭’, ‘폐점’ 등 수상한 단어들이 기록된 것으로 확인됐다.


확인 결과, 주된 감시 대상으로 보이는 7곳 중 6곳이 폐업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양도한 상태로 김 씨 매장 역시 그 중 한 곳이었던 것이다.


이번 논란에 대해 피자에땅 본사는 “블랙리스트도, 당사가 임원을 포섭한 사례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사측의 이런 해명에도 한 가맹점주는 본사에서 필수로 구입해야 하는 물건들이 많기 때문에 적자가 난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이는 가맹점주들이 밖에서 구매할 수 있는 완제품들도 피자에땅은 소매가보다 20~30%비싸게 팔고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피자 상자의 문제, 도우 불량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전 본사 직원은 “본사에서도 알고 있으며, 도우 회사가 회장의 사위 회사다”라고 말했다.


피자에땅의 경우, ‘가족회사’를 통한 납품 과정도 논란이다. 피자에땅에 식자재를 납품하고 있는 물류회사 올담에프에스는 공재기 대표의 부인이, 박스 제조업체인 견지포장은 아들이, 도우(빵)를 납품하는 헤스텍은 딸이 대표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피자에땅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부인·아들·딸이 운영하는 회사와 피자에땅의 거래액(2016년)은 매입 64억원, 매출 51억원으로 115억원으로 기록됐다.


현재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가족이 운영하는 납품업체를 통해 가맹점에 식자재를 공급한다는 것 자체가 법적인 규제가 없기에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피자에땅 역시 대기업이 사회적 지탄을 받는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로 돈을 벌어온 회사로 지적되고 있다.


▲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참여연대 민생희망보부 등은 가맹점주를 사찰하고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하는 등 단체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피자에땅 본사인 (주)에땅의 공재기·공동관 공동대표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뿔난 ‘을’ , 결국 피자에땅 대표 고발


현재 피자에땅 운영업체 대표는 가맹점주를 상대로 한 ‘갑질’로 인해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참여연대 민생희망보부 등은 가맹점주를 사찰하고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하는 등 단체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피자에땅 본사인 (주)에땅의 공재기·공동관 공동대표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또 이들은 피자에땅 가맹 본사의 부장 등 직원 5명도 업무방해와 명예훼손·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함께 고발했다.


고발 이유는 피자에땅 가맹본부가 본사 불공정 행위에 저항하는 가맹점주협의회 참여 점주를 대상으로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불이익을 줬다는 것이다.


이들은 지난 2015년부터 2년 동안 피자에땅 본사 직원들이 가맹점주들의 모임 사진을 무단촬영하고 정보를 수집해왔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가맹점주 협의회 활동을 활발히 한 임원진에 대해 보복 조치로 가맹계약을 해지하는 등 업무를 방해했다고 덧붙였다.


21일 피자에땅 관계자는 <스페셜경제>와의 통화에서 “관련 내용에 대해 검토 중이며, 가족이 운영하고 있는 곳은 물류와 박스, 도우 공급과 관련해서는 치즈통행세라는 명목으로 묶는 것은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다. 빠른 시일내로 해명할 계획이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 피자에땅 갑질 소식에 네티즌들은 “ap4eel**** 피자에땅도 미스터피자처럼 조사해야 된다” “sim**** 꼴보기 싫다. 피자에땅 불매운동 벌어야지” “1250**** 피자에땅 너무 하네 진짜 양아치다” “c00**** 저런 사람들은 사회정의구현차원에서 완전히 매장시켜버리자” 등 반응을 보였다.


전문가들 “신속한·조사와 가맹거래 법률 정비 필요”


한편 전문가들은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프랜차이즈 갑질횡포를 막기 위해 철저한 관리 및 감독과 관련 법 개정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우선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최근 불합리한 거래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제도 개선 방안 마련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가맹본사와 가맹점의 물품 공동구매, 로열티 제도의 확산 등을 추진할 예정이며, 본사의 식자재 공급을 통해 수익을 낮추며, 로열티 수입을 늘리는 방향으로 관련 제도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프랜차이즈 사업의 진입 장벽을 높이는 방안도 마련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민변 김남근 변호사는 “압수수색·강제소환 등 신속한 수사는 검찰이 맡고, 불공정경쟁에 대한 경제 분석은 공정위가 담당하는 식의 협업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1 피자로 돌파 성공했던 피자에땅


에땅은 소비자들에게 ‘피자에땅’ 브랜드로 널리 알려져 있다. 현재 에땅은 피자는 물론 ‘오븐에빠진닭(이하 오빠닭)’이라는 치킨 브랜드도 운영 중이다.


에땅은 2000년 12월 설립된 회사로 창업주는 공재기 회장이다. 공 회장은 20여 년 전 영등포의 작은 피자가게로 시작해 현재 치킨과 피자 전문 프랜차이즈 업체로 성장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가맹점수도 증가해 2015년 기준 ‘피자에땅’은 직영점 1개를 포함해 총305개, ‘오빠닭‘은 직영점 1개를 포함해 총226개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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