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9월 금리인상-12월 자산축소’ 카드 버리나

▲ 재닛 옐런 의장은 FOMC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보유자산 축소에 대해 “비교적 빨리(relatively soon)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김경진 기자]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시나리오가 뒤바뀐 모양새다. 특히 시장에서는 예견된 금리인상에 대해서는 큰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연준의 또 다른 카드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바로 ‘보유자산 축소’다.


월가 및 글로벌 주식시장 전문가들은 그간 연준의 기존금리 인상을 예상해 왔다. 지난 13일~14일(현지시간) 연준은 이틀간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미국 기준금리를 0.25%p 상승한 1.00~1.25%로 결정했다. 시장의 예상대로였다.


시장에서는 이번 FOMC 회의에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9월 추가 금리인상-12월 보유자산 축소’ 시나리오를 예상해 왔다. 하지만 연준의 발표 때문에 시나리오를 재작성하고 있는 모양새다.


▲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14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3개월만에 0.25%포인트 인상했다. <자료=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사진제공=뉴시스>

월가 및 글로벌 금융업계, ‘기준금리는 예상대로…보유자산 축소?!’


시장의 시선은 이번 FOMC 회의 이슈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아닌 ‘보유자산 축소’에 집중되고 있다.


재닛 옐런 의장은 FOMC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보유자산 축소에 대해 “비교적 빨리(relatively soon)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과거 글로벌위기 당시 연준이 보유자산 확대를 통해 시중에 공급했던 자금을 보유자산 축소 형태로 다시 거두어들이겠다는 것. 옐런 의장이 언급한 보유자산 축소 규모는 4조 5000억 달러는 한화로 약 5000조. 대한민국 예산 약 400조원을 감안하면 10배가 넘는 ‘어마무시한’ 금액이다.


주요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연준의 보유자산 축소 방법으로 국채·모기지 등의 매각 방식보다는 만기연장(롤오버)하지 않는 방식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점진적으로 자산규모를 축소해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시점과 기간이다.


주요 외신 및 복수 통신사에 따르면 다음 FOMC 정례회의가 예정된 9월부터 보유자산 축소가 수면위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로이터 설문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 21명 중 14명이 9월을, 나머지 7명이 12월을 점찍었다.


또한 월스트리트저널 조사에서도 이코노미스트의 42%는 보유자산 축소 시점으로 12월을 선택했다.


앞선 설문에서는 전문가 대부분이 12월을 예상했지만 옐런 의장의 발언으로 시점이 당겨진 것.


일각에서는 다음 달부터 보유자산 축소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반면 옐런 의장은 “자산축소의 경우 앞으로 몇 년에 걸쳐 진행될 것”이라며 기간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추가 금리인상 시기보다 보유자산 축소에 ‘눈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월스트리트 이코노미스트들이 자산축소 예상시점을 앞당기는 반면 기준금리 추가인상 시점은 본래 9월에서 12월로 늦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즉 앞서 언급한 ‘9월 추가 금리인상-12월 보유자산 축소’에서 ‘9월 보유자산 축소-12월 추가 금리인상’ 시나리오로 변경하고 있다는 것.


하지만 선제 조건이 있다. 물가상승률, 실업자 감소 등 양호한 경제지표 성적표가 필요하다. 최근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 성적표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달대비 0.1% 감소하는 등 좋지 않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신규실업수당 신청건수만이 양호한 지표를 유지하고 있다.


옐런 의장 역시 “현재와 앞으로 예상되는 고용 시장, 인플레이션 등을 고려해 금리 목표를 인상하기로 했다”라고 밝힌 것처럼 ‘탄탄한 노동 시장, 낮은 물가상승률’ 이라는 양대 경제 지표가 제일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옐런 의장은 자신의 재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연준 의장으로서 임기를 완전히 채우겠다”며 “현 시점에서는 이야기할 것이 없고, 향후 계획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눈 적도 없다”고 밝혔다. 현재 옐런 의장의 임기 만료는 오는 2018년 2월로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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