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건설업계 부영이 KEB하나은행 본점 건물을 매입하면서 부동산 시장의 큰손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1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부영은 서울 중구 을지로의 KEB하나은행 본점 건물(옛 외환은행 본점) 매각전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부영은 인수의향서를 낸 6곳 가운데 가장 높은 9000억원대 초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영은 이 건물을 인수한 뒤에도 하나생명 등 하나금융지주 계열사는 이곳을 당분간 임차해 사용할 예정이어서 부영은 임대료 수입을 얻을 수 있게 됐다.

부영은 지난해에만 대기업 사옥 3곳을 연이어 매입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큰 손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1월, 삼성생명 태평로 사옥을 매입한데 이어 9월에는 삼성화재 을지로 사옥까지 매입했다.

삼성생명 본사는 삼성그룹의 상징성과 접근성이 우수해 매수자가 쉽게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 가격 협상을 통해 5750억원에 인수했다. 또한 을지로 사옥 입찰에서는 4390억원에 건물을 매입했다.

그로부터 두 달 후 부영은 인천 송도에 위치한 포스코건설 사옥인 ‘포스코이앤씨타워’까지 매입했다. 이 건물의 매입금액은 3000억원(건물 부가세 별도)로 알려졌다.

부영은 대기업 사옥 이외에도 호텔 리조트 등을 매입하면서 부동산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2011년 무주 덕유산 리조트 등을 인수했고 지난해에는 마에스트로CC와 오투리조트 등을 매입하면서 시장의 큰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업계에서는 부영이 탄탄한 자금력을 앞세워 알짜 부동산을 구입, 임대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