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美 트럼프 “아메리카 퍼스트!”…FTA 전면 재검토 행정명령 서명

김경진 / 기사승인 : 2017-05-01 10: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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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 ‘배경과 진의 파악에 무게’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해리스버그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임 100일을 맞았다.<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김경진 기자]한-미 자유무역협정(FTA: Free Trade Agreement)이 발효 5년 만에 벼랑 끝에 섰다. 보호무역주의,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던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면 재검토를 선언한 것. 앞서 대통령 선거 기간에도 주한미군 비용 문제, 한-미 FTA 재협상 혹은 파기 등을 공언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실질적인 행동에 나선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끔직한(horrible) 한-미 FTA를 재협상하거나 종료(terminate)하길 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최근 미국 행정부가 한국산 수입품에 대한 규제 강도를 높이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행정명령 서명으로 한국 정부는 비상에 걸렸다. 그간 우리 정부는 ‘미국이 한-미 FTA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주장해 왔기 때문이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해리스버그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 윌버 로스 재무장관, 데이비드 설킨 보훈부 장관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무역·제조업 정책 센터 건립을 명령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트럼프 취임 100일 연설 “아메리카 퍼스트!”


지난 29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니아주 해리스버그에서 취임100일 연설시간을 가졌다. 그는 미국 우선주의인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를 외치며 미국 제조업 부흥, 보다 나은 무역협정, 멕시코 국경 거대장벽 설치, 세제개혁이 정책 우선 순위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국가들이 우리들로부터 이익을 취하는 것을 더는 지켜보지 않겠다”며 “이제부터는 ‘아메리카 퍼스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메리카 퍼스트’ ‘미국 우선주의’를 전면에 내걸면서 미국이 체결한 모든 무역협정을 ‘전면 재검토’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검토 대상에는 현재 미국이 교역 상대국과 체결한 무역협정은 물론 세계무역기구(WTO)와의 공정계약 여부 등이 모두 포함된다. 당연히 한-미 FTA도 이에 포함된다.


▲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끔직한(horrible) 한-미 FTA를 재협상하거나 종료(terminate)하길 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트럼프, FTA 전면 재검토 표명…도대체 왜?


앞서 지난 26일(현지시간)에 미국 행정부는 ‘법인세 35%→15% 인하’를 골자로 하는 세제개혁안을 발표했다. 세제개혁안과 FTA 전면 재검토가 별개의 이슈로 보이지만 이들은 하나의 틀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주장이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행정부가 ‘세제개혁안 및 FTA 전면 재검토 등을 통한 미국 기업의 제품 경쟁력 강화→기업 성장 및 일자리 창출→가계소비 증진 및 세수 확보’라는 시나리오의 일부라고 분석한다.


이들은 트럼프의 측근인 피터 나바로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과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이 2016년 공동집필한 ‘트럼프 경제계획안’을 근거로 “이들 조치(세제개혁안과 무역협정 재검토)가 하나의 틀 안에서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세제개혁안과 무역협정 재검토로) 미국산 제품 가격이 내려가면 자국 제품 소비가 늘어 기업은 생산량을 늘릴 수밖에 없다”며 “이는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것이고 내수 경기를 진작하는 효과를 볼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행정부가 자국 제품 가격을 낮추기 위한 첫 번째 방도가 ‘FTA재협상 혹은 종료’다. 한-미 FTA 경우 현재 0%에 가까운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이를 파기할 경우 세계무역기구(WTO)규정에 따라 상대국으로부터의 수입품에 최혜국관세(MFN)를 내야만 한다. 한국의 MFN관세율은 4~9%로 미국 1.5~4%보다 높다.


단순 계산으로는 관세율이 낮은 미국의 손해가 크겠지만 업종과 제품에 따라 관세율이 달라진다. 이에 전문가들은 미국이 이미 주요 업종에 손해를 보지 않도록 계산해서 FTA 재검토 및 파기를 주장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우리나라 반응은?


산업통상자원부는 일단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발언과 행정서명을 한 배경 파악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주형환 산업부 장관을 비롯, 양국 통상당국 간 여러 차례 만남이 있었지만 한-미 FTA 재협상 혹은 종료에 대한 이야기는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상황에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산업부 입장에서도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인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한-미 FTA 재협상 등과 관련해 공식 요청받은 바 없다”며 “모든 가능성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는 한편, 미국에 꾸준히 한-미 FTA의 호혜성을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FTA 폐기, 가능할까?


산업부에 따르면 한-미 FTA 폐기는 ‘이론적으로’ 가능하다. FTA 협정문 제24조 제5항은 ‘협정은 어느 한 쪽 당사국이 다른 쪽 당사국에게 이 협정의 종료를 희망함을 서면으로 통보한 날부터 180일 후에 종료된다’고 명시돼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처럼 미국 정부가 일방적으로 한-미 FTA 종료(terminate)를 원한다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는 뜻이다.


물론 재협상도 가능하다. 협정문 제24조 제2항은 ‘양국이 서면으로 합의하면 협정을 개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FTA 재협상 혹은 폐기 발언 및 행정명령 서명은 추가 시장 개방 등을 통해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풀이해야 한다는 것에 중지를 모으고 있다. 한 통상전문가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다수당이지만 FTA 폐기 등 극단적인 행동에 힘을 실어주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과정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포석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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