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3년 만에 드러난 추악한 뒷거래 ‘파장’....왜?

선다혜 / 기사승인 : 2017-04-17 11:3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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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팔았지만 고지 의무 없다(?)
▲ 홈플러스

[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 홈플러스는 지난 2011년 8월~2014년 6월까지 고객의 개인정보 2400만여 건을 불법으로 수집한 뒤 보험사에 팔아 약 232억 원을 챙겼다. 해당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회적인 논란이 됐다.


문제의 시작은 지난 2015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이하 한소협)는 홈플러스의 부정 경품행사를 문제 삼았다.


한소협 측은 “홈플러스와 보험회사들은 자신들의 영향력 및 개인정보유출로 인한 피해의 파급력에도 불구하고 고의로 개인정보호법을 위반하여 원고들의 개인정보를 유상으로 거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개인정보를 이용한 보험 마케팅을 통해 원고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함으로써 정신적 피해를 발생시켰다는 점에서 그 행위의 불법성이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홈플러스 측은 해당 문제에 대해서 "홈플러스는 개인정보가 어떤 목적으로 누구에게 사용되는지 고지했다"며 "이를 통해 대가를 받는다고 고지할 의무는 없다"며 뻔뻔한 태도를 취했다.


준다는 경품대신 정보만 ‘쏙’…정보 팔아 232억원 ‘꿀걱’
‘1mm 알림 고지’ 놓고 대립각…과징금 못 내겠다 ‘배짱’

홈플러스는 약 5년 동안 11차례에 걸쳐 홈페이지와 전단지를 통해 "홈플러스 고객감사 대축제" 등을 내걸고 경품행사를 진행했다. 해당 경품응모권 앞면에는 누구나 읽을 수 있는 글씨로 '정보수집에 동의하지 않으면 경품행사에 참여할 수 없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었다.


하지만 정말 중요했던 '수집한 개인정보를 보험회사의 안내를 위한 전화, 마케팅 자료로 활용 된다'는 내용은 1mm크기로 뒷면에 기재됐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해당 문구를 보지 못했고, 따라서 홈플러스가 개인정보를 판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뒷면에 쓰인 '1mm' 크기의 글씨가 사건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홈플러스가 작은 글씨를 이용해 고객을 속이려고 했는지가 유·무죄를 가리는 핵심 키워드가 된 것이다.


지난해 8월에 진행됐던 1심 재판에서 재판부는 홈플러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응모권 용지에 개인정보 수집 목적으로 경품 추천 발송 뿐 아니라 보험 마케팅까지 기재하는 등 마케팅 자료로 활용된다고 한 이상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목적을 모두 고지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한 이를 통한 홈플러스의 경제적 이득 효과까지 고지할 의무가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재판부는 응모권에서 개인정보가 작은 글씨로 기재된 점에 대해서는 같은 크기의 활자가 복권이나 공산품 품질표시 및 각종 서비스 약관 등 다양한 곳에서 통용되는 점이라고 전했다. 때문에 재판부는 1심뿐만 아니라 항소심에서도 홈플러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재판부의 판결의 편파적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재판부의 판결이나 홈플러스의 주장대로 몇몇 사람들의 경우 해당 내용을 인지했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홈플러스는 대내외적으로 행사 목적을 '경품 행사'라며 소비자들을 끌어들였고, 응모한 대부분의 사람들도 '경품'에만 초점을 맞춘 상태였다.


때문에 자신의 개인정보가 홈플러스를 통해서 팔릴 것이라곤 추어도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3년 만의 판결…法, 무죄 아니다


‘개인정보 유출’의 문제를 놓고 홈플러스의 잘못이 인정된다는 판결이 나온 것은 문제가 발생한 지 3년만의 일이다.


지난 7일 대법원 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홈플러스 법인과 도성환 전 사장 등 전·현직 임직원 8인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부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홈플러스에 대해서 "개인정보를 수집해 판매할 목적으로 경품행사를 진행하면서 경품행사 주된 목적을 숨긴 채 사은 행사를 하는 것처럼 소비자들을 오인하게 했다"며 "응모권과 응모화면에 약 1㎜ 크기로 개인정보 수집 및 제3자 제공에 관한 내용을 기재하는 방법으로 고유 식별 정보인 주민등록번호 등 경품행사와 무관한 고객 개인정보까지 수집하고 제3자 제공에 관한 동의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개인정보보호법상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수단이나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취득하거나 개인정보 처리에 관한 동의를 받는 행위'에 해당하므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한다"고 덧붙였다.


응모권 제대로 못 본 소비자 과실?


앞서 1심과 항소심 재판부는 뒷면에 쓰인 있던 '1mm 글씨'를 고객이 충분히 볼 수 있다고 판단했고, 홈플러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1심과 항소심 재판부의 판결은 '경품 응모권'을 제대로 보지 않는 소비자 과실이 있었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이는 잘못을 ‘부주의’했던 소비자에게 잘못을 돌리는 것이다.


경품에 응모하기 위해서 적은 내 정보가 회사에 이익을 위해서 팔려나갈 것이라고 생각한 소비자가 몇이나 될까?


또한 이를 정확하게 알고서도 경품에 응모할 소비자가 있었을까?


홈플러스는 경품이라는 미끼를 이용해 알아낸 소비자의 개인정보를 회사의 이득을 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했다. 아울러 홈플러스가 미끼로 걸었던 경품마저도 소비자들의 몫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셈이다.


그럼에도 홈플러스 측은 해당 내용을 고지했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소비자의 잘못이라며 떠넘겨왔다.


심지어 홈플러스는 해당 사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억대의 과징금을 내린 것은 부당하다며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린 과징금 처분은 4억3500만 원이다. 홈플러스가 개인정보를 팔아 취한 이익에 비하면 티끌에도 못 미치는 수준임에도, 이를 내지 못하겠다고 한 것이다.


5년 동안이나 소비자를 속여오고, 신뢰를 저버린 홈플러스가 자사의 이익에 반하는 법원에 판단에 대해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한 것이다. 과연 이러한 기업을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을지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이번 대법원의 판결과 관련해서 홈플러스 측은 <스페셜경제>와의 통화에서 "대법원의 판단을 존중하고 있다. 판결문에 따라서 앞으로의 대응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향후 홈플러스가 어떻게 대응할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역시도 홈플러스가 자신들의 잘못을 회피하면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면, 홈플러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는 바닥을 칠 것이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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