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면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8일 검찰에 소환됐다.

[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박근혜 전 대통령 소환조사 일정이 임박한 검찰이 이번엔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한 가운데, 최 회장은 지난해 11월 최순실 국정농단에 연루돼 소환된 지 4개월 만에 검찰에 재소환됐다.


18일 최 회장은 오후 2시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검정 정장 차림을 하고 검찰에 출두한 최 회장은 재소환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 미소만 지은 채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 2기 특수본은 이달 21일로 예정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대면 조사를 앞두고 최 회장이 지난 2015년 특별사면 된 이후 SK가 미르·K스포츠재단에 111억원을 출연하는 등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에 연루된, 즉 ‘사면거래’ 의혹을 적극 추궁할 방침이다.


앞선 검찰 조사과정에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은 최 회장에 대한 사면 계획을 당시 김창근 전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게 미리 알려줬다고 진술했는데, 이는 박 전 대통령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


이에 김 전 의장은 사면 발표 전이던 2015년 8월 13일 안 전 수석에게 “하늘같은 은혜를 영원히 잊지 않고 최태원 회장 사면시켜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사면되기 며칠 전 최 회장이 수감된 교도소를 찾은 김영태 전 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부회장)이 “왕 회장이 귀국을 결정했다. 우리 짐도 많아졌다. 분명하게 숙제를 줬다”고 말한 사실도 포착했다.


여기서 ‘왕 회장’은 박 전 대통령, ‘귀국’은 사면, ‘숙제’는 그 대가를 의미하는 것으로 각각 풀이된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과 최 회장 독대 이후 SK 측이 신규 면세점 인허가, 미래창조과학부 주파수 경매, 계열사 세무조사, CJ헬로비전 인수 등 청와대 지원을 받기 위해 시도한 정황을 집중적으로 캐물을 방침이다.


이와 관련, SK 측은 최 회장 사면엔 대가성이 없었으며 특혜를 청탁하거나 받은 사실 역시 없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한편, 이날 검찰에 출석한 최 회장은 13시간 넘게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19일 새벽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이날 오전 3시 30분께 조사실을 나와 미리 준비된 차를 타고 청사를 빠져나갔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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