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친정行 막는 채권단-산업은행의 불편한 이중 잣대

황병준 / 기사승인 : 2017-03-15 12:5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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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박삼구’ 갈등 폭발…불공정 거래 논란으로 확대

[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중국의 타이어기업 더블스타와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면서 우선매수청구권이 갖고 있는 박삼구 회장이 청구권 행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금호타이어 인수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피력한 박 회장이지만 채권단이 ‘제3자 양도’ 불허라는 입장을 보이면서 박 회장은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어 결과에 귀추가 모아지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번 금호타이어 인수 과정에서 채권단인 주주협의회가 ‘룰(방식)’ 적용을 놓고 안일한 태도를 보이면서 금호타이어 인수에 강력한 의지를 피력하고 있는 박삼구 회장의 의지를 꺾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난의 화살을 보내고 있다.


이에 <스페셜경제>가 금호타이어 인수를 놓고 박삼구 회장과 채권단의 갈등을 짚어 봤다.


국내 2위 타이어업체 금호타이어가 중국기업 더블스타로 넘어갈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국내 산업계가 우려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호타이어 보다 규모면에서 월등이 영세한 더블스타에 인수될 경우 기술유출과 구조조정 등 후폭풍이 발생 ‘제2의 쌍용차’ 사태가 현실화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풍전등화 놓인 ‘금호타이어’


지난 13일 금호타이어 채권단과 더블스타는 9550억원 규모의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금호타이어가 중국 기업에 인수될 가능성이 한 발짝 더 다가갔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금호타이어의 친정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박삼구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사용, 9550억원을 채권단에 넘겨주면 되지만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바로 ‘제 3자 양도’를 통한 컨소시엄 구성을 놓고 채권단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채권단의 이 같은 결정을 이해 할 수 없다며 급기야 긴급 설명회를 열고 공식적으로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 13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긴급 설명회를 열고 금호타이어 매각 과정에서 나타난 불만에 대해 입을 열었다. 금호타이어는 이날 “주주협의회가 우선협상자인 더블스타에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했으면서 우선매수권자에게는 허용하지 않는 걸 이해할 수 없다”며 “우선매수권자에게만 컨소시엄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금호타이어 우선매수권을 포기하겠다”고 형평성 논란에 대해 불만을 강력하게 표출했다.


이 자리에서 윤병철 금호아시아나그룹 재무담당 상무는 “현 경제 상황에서 재무적 투자자(FI)로만 100% 인수하기엔 부담이 있다”며 “컨소시엄을 구성해 전략적 투자자(SI)를 확보할 수 없다면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를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채권단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이 같은 주장에 난색을 표하면서 박삼구 회장의 재무적 투자만이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컨소시엄 구성 논란 <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타이어 인수에 대해 강력한 불만을 제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채권단은 이날 중국의 타이어업체 더블스타와 금호타이어 주식 42.9%를 9550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금호타이어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날 박삼구 금호회장에게 이 같은 계약을 공식 통보함에 따라 내달 13일까지 채권단에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밝히고 자금조달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채권단과 박삼구 회장의 가장 큰 이견(異見)을 보이고 있는 것은 ‘컨소시엄’이다.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 매각과 관련해 채권단에서 우선매수권자의 컨소시엄 구성과 관련해 논의조차 하지 않은 것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주장했다. 만약 이러한 주장이 받아지면 채권단은 ‘불공정 거래’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다.


지난 2010년 5월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에 돌입하면서 채권단과 맺은 약성서 5조 1항에는 ‘우선매수권 등 약정에 있어서 박삼구 회장의 권리는 주주협의회 사전 서면 동의가 없는 한 제 3자에 양도될 수 없다’고 명시됐다. 아시아나는 주주협의회 동의만 있다면 우선 매수권을 양도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채권단의 입장은 달랐다. 문제는 이러한 해석에 주주협의회가 간과하고 있었던 것이 문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한 고위 관계자는 <스페셜경제>와의 통화에서 “여러 차례 컨소시엄 구성을 요청했고 산업은행은 주주협의회에 부의하여 컨소시엄 구성 허용 여부를 결정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요청을 무시한 채 한 번도 주주협의회에 부의나 논의조차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허용하지 않겠다고 한다”며 “이는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밝혔다.


박삼구 회장은 지난 2일과 6일 두 차례에 걸쳐 주주협의회에 우선매수청구권 행사와 관련,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인수 자금 확보가 가능한지 여부를 타진하는 공문을 보낸 바 있다.


더블스타는 되고 금호는 안 된다(?)


여기에 채권단이 맺은 더블스타와의 계약과 박삼구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 간의 형평성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더블스타는 6개 회사 간 컨소시엄을 통해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뛰어 들었지만 우선매수권자인 박 회장에게는 컨소시엄 참여를 불허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우선매수권자인 박삼구 회장에게도 컨소시엄 구성할 수 있는 권리를 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취지인 것이다.


박 회장 측은 제 3의 투자자와 컨소시엄을 맺고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수 있는 전략적투자자를 확보할 수 있도록 요구하고 있다. 박 회장이 1조원에 달하는 인수자금을 조달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주주협의회 대표인 산업은행이 우선매수권에 대한 명확한 조건을 미룬 것이 화근리라는 지적이다. 또 뒤늦게 3자 양도를 허용하면 더블스타가 소송전에 나설 수 있어 채권단은 법정 공방의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그룹 측은 이번 주 중 매각조치 정지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출한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채권단을 압박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우리은행 14.15%, KDB산업은행 13.51%, KB국민은행 4.2% 등 8개 채권은행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채권단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원칙만을 고수하고 있다.


박 회장 “매각 관련 법적 대응 나설 것…형평성 논란 <왜>


韓 2위 타이어, 中에 매각될 판…‘제2의 쌍용차’ 사태 오나


산업은행 측은 “지난 2010년 약정 당시 개인 자격으로 우선매수권을 행사한다고 정한 바 있다”며 “6년간 그래왔던 것처럼 원칙을 고수할 것이다. 원칙을 어긴다면 향후 다른 상황에서 이런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그동안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노력에 대한 차원도 채권단이 눈여겨 봐야할 대목이다.


금호그룹의 한 고위관계자는 “박 회장은 2012년 금호타이어가 어려웠던 시기에 1130억원의 사재를 출연해 경영 정상화를 도왔다”고 강조했다.


中 기업 인수 논란


금호타이어 인수를 바라보는 재계의 걱정은 또 있다. 바로 인수 업체가 중국 업체라는 것이다. 최근 사드 논란으로 국내 기업들이 중국 진출에 제동이 걸리면서 두 나라 국민들의 감정이 골이 깊어가고 있다.


하지만 더욱 문제는 중국 정부의 든든한 지원을 바탕으로 금호타이어가 중국 기업에 인수되면 기술력과 경쟁을 갖추면서 장기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국내 기업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


더블스타가 현재 전 세계 타이어 시장 30위 정도에 위치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속에 세계 14위 정도인 금호타이어 인수에 성공하면 글로벌 타이어 기업으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여기에 금호타이어의 중국내 생산시설은 물론 미국 조지아 공장 등 해외 알짜 공장들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중국이 놓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금호타이어는 중국 남경과 천진, 장춘 등에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지 생산 능력은 연간 2000만개로 추산되고 있다.


또한 조지아 공장을 통한 미국 진출 기회도 더블스타에게 절호의 기회다. 더블스타 등 중국 타이어 기업들이 중국산 타이어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해 현지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현지 생산 공장은 또 다른 기회인 셈이다.


‘제 2의 쌍용차’ 사태 우려


그동안 국내 자동차 업계는 중국 기업 인수에 아픈 역사를 갖고 있다. 바로 이번 금호타이어 인수전으로 인해 중국 기업으로 넘어갈 경우 제2의 쌍용차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다.


반대로 금호카이어가 금호그룹에 인수될 경우 여러 가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도 금호타이어의 입장에서는 큰 이득이다. 또한 국내 정서와 노조, 국내자동차 제조업체 노하우 등을 가진 금호가 금호타이어를 인수시 보다 빠른 정상화의 길이 열릴 것으로 재계는 관측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조측 관계자는 “금호타이어가 중국기업에 인수되기를 바라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중국 기업에 인수되면 기술력과 노하우 등만 그대로 유출돼 제2의 쌍용차 사태가 될 수 있다”고 우려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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