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인용’ 박근혜 정권 4년…전 분야 낙제점 ‘오명’

김영식 / 기사승인 : 2017-03-14 11:4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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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것 없이 모든 게 흐트러져”
▲ 박근혜 전 대통령의 4년 간 국정 운영을 되돌아봤다.

[스페셜경제=김영식 기자]4년 전 국민이 행복한 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하며 대한민국 역사 속에 대통령으로 모습을 드러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중도 하차했다.


지난 10일 헌법재판소가 박 전 대통령의 대통령직 파면을 만장일치로 선고하면서 박 전 대통령은 헌정 사상 최초 ‘탄핵 대통령’이란 오명을 뒤집어쓰게 됐다.


지난해 말 불거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이 발단이 된 대통령 탄핵 사태와 관련, 이정미 소장 권한대행은 “피청구인의 위헌·위법행위는 헌법 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배 행위”로 규정하고 박 전 대통령의 파면을 선언했다.


결국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3년 2월 25일 정부 출범 이후 4년 14일, 1475일 만에 불명예 퇴임을 하게 되면서 지난 12일 청와대를 떠났다.


지난 4년 간 말 많고 탈 많던 박근혜 정부를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 역시 곱지 못하다. 정치 면에선 ‘민주주의의 급격한 후퇴’란 평가가 쏟아지고 있으며, 경제 역시 4% 성장률을 앞서 약속했지만 2%에 머물고 있다. 사회·노동 측면 역시 인권 축소와 일자리 감소 등 전혀 개선점이 발견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특히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사태 등 국민안전관리에 지나치게 부실했다는 평가를 받은 박근혜 정권의 지난 4년, 이제는 과거형이 돼버렸다.


‘중도하차’ 박근혜 정부…전 분야 ‘낙제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탄핵의 시발점


사상 초유 대통령 탄핵의 불씨가 된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는 대한민국 국격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아직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 남긴 했지만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밝힌 혐의만으로도 국민에게 위임받은 권력을 대통령이 최순실이란 사인(私人)을 위해 행사했다는 사실은 이미 입증됐다.


특히 이 과정에서 불거진 수많은 혐의 중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은 박근혜 정부의 가장 큰 오점으로 평가된다.


행정부가 정치적 중립을 내팽겨치고 부당히 권력을 행사한 사례로 남을 해당 사건으로 약 1만명에 달하는 진보적 성향의 문화·예술계 인사가 불이익을 받아온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박근혜 정권의 이 같은 부정적 유산은 한동안 전 국민들에게 강력한 ‘트라우마’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근혜 정부 집권 2년차인 2014년 발생한 세월호 참사는 대한민국 정부가 사실상 국민을 내팽개쳤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사태 등 박근혜 전 행정부의 안전관리에 대한 무능함은 국민들의 공분을 크게 샀다.

참사 당시 국가의 재난대응 시스템은 전혀 작동하지 않았고 국정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은 세월호 선체가 완전히 침몰하는 순간까지 관저에서 단 한 걸음도 밖으로 떼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여전히 ‘세월호 7시간’ 의혹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 중이다.


이후 터진 메르스 사태는 박근혜 정부 스스로 ‘무능’한 정권임을 시인해버린 최악의 참사로 기록됐다. 결국 메르스로 38명의 국민 생명이 허무하게 사라졌고, 이는 당시 정부의 초기 방역과 격리 실패가 그 원인으로 지적됐다.


또한 박근혜 정부는 사상 최악의 ‘인사 참사’ 정권으로도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취임 첫 해인 2013년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의 낙마를 시작으로, 윤창중 전 대변인의 성추문 파동과 안대희·문창극 총리 후보자 사퇴 등 이른바 박 전 정권의 ‘인사 트라우마’ 역시 과오로 낙인 됐다.

박근혜 정부 4·7·4 경제정책 공약 "허언에 불과"


일명 ‘4·7·4 경제정책’으로 불린 박근혜 정부의 공약 역시 물거품이 됐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국민을 상대로 대한민국 경제 관련, ▲잠재적 경제성장률 4%대 향상 ▲고용률 70% 달성 ▲1인당 국민소득 3만~4만 달러 시대 개막 등을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4%를 약속한 잠재성장률은 2%대에 머물고 있고, 4만 달러 시대를 열겠다던 1인당 국민소득(GNI) 역시 2015년 기준 2만7340달러를 기록했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청년 일자리 문제를 크게 개선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현 정권 들어 탄생한 신조어 ‘헬조선’이란 말로 대변되는 청년들의 삶은 팍팍해져만 갔고 결국 청년실업률은 사상 최고점을 찍어버렸다.


2016년 기준 청년(15~29세) 실업률은 9.8%에 달한 가운데 특히 취업자 수 증가폭은 29만9000명을 기록, 이명박 정부 마지막 해이던 2012년(43만7000명) 대비 14만 명가량 크게 위축됐다.


집권 마지막 해 기준 청년실업률은 지난 김대중 정부(7.0%)-노무현 정부(7.2%)-이명박 정부(7.5%)에 비해 박 전 정부는 크게 높은 9.8%를 기록했다.


노동시장 개혁 관련, 박근혜 정부는 ‘고용률 70% 로드맵’을 추진하면서 시간제 근로를 확산시켰다.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불거진 ‘질 나쁜 일자리 양산’이란 우려는 현실이 됐고, 박근혜 정부 1년차인 2013년 32.6%를 기록했던 비정규직 비율은 2016년 32.8%로 증가했다.


이는 시간제 근로자 수가 188만3천명에서 248만3천명으로 32%나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한국노동연구원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시간제 취업 비율이 1%포인트 증가할 경우 이들 시간제 취업자가 속한 가구가 빈곤해질 확률은 0.08% 증가하게 된다.


결국 지난해 박근혜 정부 하의 고용률은 66.3%를 기록하며 양과 질 모든 측면에서 ‘고용률 70%’ 달성이란 공약은 허언에 그치게 됐다.

국가·가계부채 '폭증' 수준 "통계 이후 사상 최대"


▲ 지난해 불거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최종 판단은 탄핵 인용이었다.

이외 ‘박근혜 표’ 경제정책 역시 합격점을 주긴 어려워 보인다.


부동산 부양을 목적으로 출발한 정책은 국가 빚을 뻥튀기했고 가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박 전 정부는 금융권을 중심으로 대출 옥죄기에 나섰다. 일방통행식 정부 정책에 결국 여론의 질타가 쏟아졌고 ‘8·25 대책’과 ‘11·3 후속 조치’를 내놓았지만 불어난 가계 빚 앞에선 속수무책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 가계신용은 1344조원을 기록한 가운데, 연평균 약 1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계가 짊어져야 할 빚을 의미하는 것으로 앞선 노무현 정부(8.6%)와 이명박 정부(8.9%) 대비 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가계 부채의 규모와 증가 속도는 통계 이후 사상 최대로 기록되고 있다. 특히 비(非)은행이 부채 증가의 주요인으로 평가되면서 질마저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국가채무 역시 638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2년(443조1000억원) 대비 200조원 크게 증가한 수치다. 또 지난해 4954억 달러의 수출액은 2010년 이후 최저치며 수입액 4062억 달러도 2009년 이후 최저다.


특히 박 전 정부가 추진한 조선·해운 등 산업 구조조정의 경우 무성한 의혹을 낳았다. 청와대 서별관회의를 통해 수조원대 국민혈세가 지원된 ‘부실 덩어리’ 대우조선해양 문제와 함께 한진해운 파산에 따른 후폭풍 역시 대한민국 경제가 책임져야 할 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근혜 정부 ‘4·7·4 경제정책’ 허언(虛言)
세월호·메르스 사태 등 국가 ‘무능’ 여실


국가 기간산업인 조선·해운업의 경쟁력은 박 전 정부 집권 시기 크게 악화됐다.


세계 1위 자리를 장기간 고수했던 대한민국 조선업은 중국·일본 등에 뒤지며 3~4위권에서 허덕이고 있으며, 글로벌 7위 선사였던 한진해운이 좌초하면서 해운업 역시 기존 5위권에서 현재 10위권으로 주저앉은 상태다.


정부가 주도한 산업 구조조정안이 마련된 것은 2015년으로 박근혜 정부 3년에 다다른 시점이었다. 이미 곪을 대로 곪은 상처 부위에 너무 늦게 처방이 이뤄졌다는 이른바 ‘실기(失期)’ 논란이 일어난 이유다.


대한민국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의 중심축이 된 대우조선해양과 한진해운 사태는 해당 회사 경영진의 리더십 부재 문제는 물론, 정부 기관 간 엇갈린 처방, 컨트롤 타워 부재 등 끊임없는 잡음으로 지금까지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한일 정부 간 맺은 ‘그들만의’ 위안부 합의로 돌아본 박근혜 표 외교 역시 쓰디쓴 평가를 받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천 년의 역사’를 비유하며 위안부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했고 실제 취임 3년이 지나도록 한일 정상회담조차 열지 않았다.

하지만 갑작스레 위안부 합의가 성사됐고 ‘이면 합의’ 의혹이 나오는 등 박근혜 정부의 허술했던 외교 전략에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한일 국민 간 갈등의 골이 깊은 위안부 문제를 한국 정부가 피해 당사자들이 배제된 채 전격 합의함에 따라 정당성이 애초부터 상실됐고 소녀상 이전·철회 문제를 둘러싸고 나온 최근 일본 측의 강경책에도 우리 정부가 휘둘리고 있는 모습도 연일 반복되고 있다.

외교·안보 분야 낙제점 "위안부 합의, 차기 정권 부담 전망"


▲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국민 심판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대한민국 안보 역시 ‘사드 배치’ 문제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 집권 초기 역대 최상의 관계라 자평하던 한중관계는 지난해 7월 사드 배치가 전격 결정되면서 현재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사드 배치에 따른 군사적 효용성 논쟁은 차치하더라도 사후 대처방안이 미흡했다는 평가는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군사적 논란에 경제 위기로 불똥이 튀면서 중국 측 보복에 따른 미국 눈치만 보고 있는 현 상황에 여론의 십자포화가 이어지고 있다.


또한 ‘통일 대박’을 외치던 북한과의 관계 역시 개성공단 폐쇄로 대표되는 대화 단절로 인해 한반도 전쟁 위기감이 고조됨에 따라 이마저도 차기 정부의 짐으로 남게 됐다.


사상 초유의 개인의 국정농단, 즉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사실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은 미르·K스포츠재단을 통해 기업 압박에 나섰고 최씨 이권을 위해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 부처를 개입케 한 사실이 속속 드러나면서 결국 천만개를 훌쩍 넘는 촛불이 타오르며 국가 최고 권력이 민심에 굴복하고 말았다.


하지만 국가 최고 사법기관인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을 불복하는 듯 비쳐지는 박 전 대통령의 현재 ‘침묵’ 행보는 친박단체로 대표된 ‘태극기’파와 대다수 국민으로 구성된 ‘촛불’파 간 분열의 구심점이 되고 있어 향후 더욱 요동칠 정국의 강력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나타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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