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매의 난’ 벌어진 ‘동양-오리온’ 낯 뜨거운 전쟁의 서막

황병준 / 기사승인 : 2017-03-13 11:19:46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이혜경 전 부회장…제부 담철곤 회장 고소했나?
▲ 이혜경 전 동양그룹 부회장(좌), 담철곤 오리온 회장(우)

[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이혜경 전 동양그룹 부회장이 제부인 담철곤 오리온 회장을 전격 고소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담 회장은 이 전 부회장의 동생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의 남편으로 동양그룹일가의 사위다.


이 전 부회장이 동생家에 소송카드를 꺼내 든 것은 창업주인 아버지 故이양구 회장으로부터 상속받은 포장지 업체 ‘아이팩’ 주식을 담 회장이 가로챘다는 것이다.


이 전 부회장 측은 “최소 200억원에서 최대 1000억원의 아이팩 지분을 담 회장이 횡령했다”며 “이 지분을 넘겨받으면 동양그룹 사태 피해자들의 변제를 위해 쓰겠다고 밝혔다.


이에 <스페셜경제>가 현대판 ‘자녀의 난’으로 비유되는 동양家 소송 전을 통해 동양과 오리온의 관계를 짚어 봤다.


지난달 24일 이혜경 전 동양그룹 부회장이 제부인 담철곤 오리온 회장을 특가법상횡령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소했다.


이 전 부회장과 담 회장의 관계는 동생 이화경 부회장의 남편으로, 제부 처형의 관계를 맺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으로 ‘가족 간의 단절’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것이 재계의 시각이다.


그렇다면 이 전 부회장이 이른바 ‘자매의 난’으로 비취질 수 있는 소송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아이팩’ 소유를 놓고 담 회장이 이를 가로챘다는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혜경 부회장 측은 “아이팩은 故 이양구 동양그룹 회장의 사후 법적 상속인인 이관희 여사와 이혜경, 이화경 등에게 돌아가야 하지만 담 회장이 상속인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불법 횡령했다”는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오리온 측은 “아이팩은 담철곤 회장이 지난 1988년 인수한 개인 회사로 상속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반박하고 나서면서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논란의 ‘아이팩’ 주인은


포장지 전문 업체인 아이팩은 지난 2015년 6월 흡수합병을 통해 오리온과 합병됐다. 당시 오리온은 아이팩 지분 100%를 갖고 있으며 무증자 방식으로 합병, 현재 오리온 안산공장으로 운영 중에 있다.


논란의 중심에는 아이팩의 소유가 불분명하다는데 있다. 이 전 부회장 측은 “동양그룹의 창업자인 이양구 회장이 설립한 아이팩은 이 회장 사후 부인인 이관희 여사와 이혜경 전 부회장, 이화영 오리온 부회장 등에게 주식 47%를 상속, 관리를 담 회장이 맡고 있었는데 담 회장은 이 주식을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인수한 후 2015년 오리온으로 편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이팩’ 소유 놓고 법정다툼 예고…‘혈육의 정’도 버렸다


이혜경 측 “돌려받아 피해자들 변제”…담철곤 측 "일방적 주장”


또한 담 회장이 “이 과정에서 자신에게 어떠한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주식을 매각했다”는 주장이다.


‘소송카드’ 왜 들었나


이혜경 전 부회장이 이 시점에서 소송전을 감행한 이유는 동양사태 피해자들의 변제를 위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겠다는 것.


▲ 지난해 5월 31일 동양피해자대책협의회와 약탈경제반대행동회원들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양그룹 금융사기 이혜경 전 동양그룹 부회장 구속'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29일 동양그룹 부도사태의 피해자 모임과 시민단체들은 담철곤 회장을 경찰에 고발했다. 시민단체는 “동양그룹의 선대회장이 이관희와 이혜경 등에게 상속했던 아이팩의 주식은 3000억원의 가치가 있다”며 “담철곤은 여기서 횡령한 주식을 아들에게 세금 한 푼 내지 않고 불법으로 승계했다”고 비난했다.


피해자 모임은 증거를 보완해 지난달 15일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과 이혜경 전 부회장을 등을 다시 고발했다. 이 전 부회장 역시 동양사태 피해자 구제를 위해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데 있다.


이 전 부회장은 현재 동양사태를 통해 거액의 채무를 지고 징역 2년을 선고 받고 항소심을 진행 중에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전 부회장의 그동안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아이팩 지분에 관련해 적극적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은 지분 획득을 통해 피해자들에게 변제 노력을 보여 죄를 줄이겠다는 복안이 숨어 있는 것이다.


이번 소송 진행 여부를 조율하는 과정에서도 동양그룹 채권자 비상대책위원회가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혜경 전 부회장은 동양그룹 부회장 당시 동양그룹이 부도 처리되면서 동양CP에 투자했던 사람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당시 동양CP 발행 피해자는 4만여 명으로 피해규모는 1조7000억 원에 이른다.


동양사태 피해자들은 이혜경 전 부회장이 동양그룹 임원이었던 만큼 피해자들에게 배상 책무가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아이팩 어떤 회사?


오리온 그룹은 지난 2011년 동양그룹에서 계열분리를 통해 오리온을 중심으로 새로운 지배구조 체제를 구책했다.


담철곤 회장은 2011년 주요주주로부터 아이팩 지분 18만4000주를 획득해 최대주주로 올랐다. 또한 투자자문 계열사 Prime Link International Investment(PLI) 지분도 100% 취득했다. PLI는 아이팩 지분 46.67%를 보유한 2대주주였다. 이후 담 회장은 2014년 아이팩 지분에서 PLI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 전량을 소각하면서, 100%의 지분을 갖게 됐다.


아이팩은 오리온으로부터 매년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크게 성장했다. 아이팩은 합병 직전인 2014년 당시 매출 387억원, 당기순이익 113억원을 기록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아이팩의 주인을 놓고 이 전 부회장과 담 회장이 진흙탕 싸움을 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며 “동양사태 해결이라는 명분까지 걸려있어 이번 사태의 결과에 재계의 이목이 쏠려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스페셜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스페셜 기획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