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신동빈...“횡령, 배임 혐의액 수천억원”

▲ 롯데家 3부자 신격호·신동빈은, 신동주.

[스페셜경제=최은경 기자]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지난 20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돼 17시간의 고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이로써 신동빈 회장 소환조사를 정점으로 검찰의 대대적인 롯데그룹 비리 의혹 수사가 마무리 과정에 접어들면서 이제 종착점을 향하고 있다. 지난 6월 200여명의 수사 인력을 투입하며 수사를 진행한지 약 3개월 만인 것.


검찰은 신 회장의 사법처리 방향이 정해지는 대로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주(62)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서미경씨 모녀를 기소할 방침이다


그러나 검찰은 롯데그룹 정책본부와 그룹 계열사들에 대해 전 방위 수사를 벌여왔지만 수사 성과를 크게 내지 못하며 신 회장의 신병처리 문제를 놓고 적잖이 고민하는 모습이다.


신 회장, 비자금-횡령 혐의 부인하고 있어


신 회장은 2000억원대 횡령‧배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신 회장을 상대로 롯데호텔의 제주·부여 리조트 헐값 인수 의혹 등 공격적인 인수합병 (M&A) 과정에서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 등을 추궁했다.


또한 계열사 간 지분 거래를 통한 그룹 차원의 비자금과 계열사들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인지했는지, 이를 직접 지시하거나 공모했는지 등을 조사했다.


아울러 신 회장은 롯데케미칼이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법인세 등 270억원을 부정환급 받았다는 부분에도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신 회장은 검찰에서 혐의 전반을 부인하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100억원대 부당 급여 수령 등 일부 범죄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했으나 1000억원이 넘는 배임 등 주요 혐의를 부인했다. 또한 계열사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 경영권, 일본에 넘어간다?


영장청구 놓고 엇갈린 견해 <왜>


구속 땐 일본주주, 영향력 커진다


현재 롯데가 가장 걱정하는 점은 현재 신 회장의 구속으로 한·일 롯데의 '원톱(one top)', 구심점, 연결고리를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 관계자는 “일본 경영 관례상 신 회장이 구속 될 경우 일본 홀딩스는 이사회와 주총 등을 열어 신 회장을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일본에서는 경제 사범 혐의가 확정적일 경우 구속 수사를 하며 대부분 실제로 구속된다.


특히 경영진의 비리 구속의 경우에는 1~2일 내에 임원들이 대국민 사과를 하며 해당 경영진 해임과 새 경영진 선임 등을 빠르게 진행한다고 알려졌다.


따라서 한국에서 신 회장의 구속이 확정될 경우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에서 해임되면서 한국과 일본 롯데 제1의 경영자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의 관례에 따라 신 회장이 구속되면 현재신 회장과 홀딩스 공동 대표를 맡은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의 단독 대표 경영체제가 꾸려질 가능성이 가장 큰 상황이다.


특히 지금까지 신 회장의 우호 지분이었던 종업원지주회(27.8%), 그린서비스·미도리상사 등 관계사(20.1%), 임원지주회(6%) 등 홀딩스 주요 주주들도 구속된 신 회장을 계속 리더로서 지지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檢 영장 청구 안 하자니 ‘아쉬운 결과’…하면 기각 부담


검찰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신 회장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놓고 막바지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수사팀은 신 회장의 수사기간, 혐의입증 자신 등을 감안하면 구속기소가 바람직하다고 보아 영장 청구를 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리고자 의견을 검찰 수뇌부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검찰 일부와 재계에선 신 회장이 구속될 경우 재계 5위 그룹의 경영권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내 최대 유통 대기업 총수의 부재가 국가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도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 검찰은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법원에서 기각될 경우의 불어 닥칠 역풍에 대해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앞서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강현구 롯데홈쇼핑 사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사실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경솔하게 결정할 수 없는 문제이기에 사안의 성격과 중대성, 우리 사회·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두루 고려해 심사숙고해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롯데 측, “심려 끼쳐드려 죄송”


한편 롯데그룹은 신 회장이 출석한 이후 입장자료를 내며 “최근 일련의 일들로 롯데를 사랑해주시는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며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고객 여러분과 협력사 피해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롯데의 미래 역량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임직원이 힘을 모으겠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번 사태를 통해 롯데는 더욱 큰 책임감을 가지고 사회공헌에 앞장서고 국가경제에 기여하겠으며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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