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은배 기자]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이하 연준)가 조만간 미국의 금리를 인상할 것임을 시사하면서 한국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지난 26일(현지시간)미국 캔사스시 연방준비은행 주최의 연례 경제심포지엄인 ‘잭슨홀 미팅’에서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고용시장의 견조한 실적과 경제활동 및 인플레이션 전망 등의 관점에서 볼 때, 나는 최근 몇 달 동안 (기준금리를)인상할 수 있는 요건들이 강화됐다고 믿는다”라고 언급했다.


잭슨홀 미팅은 전 세계 중앙은행과 경제 부처 당국자 및 학계가 참여하는 경제심포지엄으로, 지난 25일부터 사흘간의 일정으로 와이오밍 주 잭슨홀에서 열리고 있다.


잭슨홀 미팅에서의 옐런 의장의 이 같은 언급은 미국 고용시장의 견조함과 물가상승률 개선 등 미국 경제 여건이 호조를 보이고 있어 조만간 금리를 인상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다만, 옐런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에 도달하지 못했음을 지적하면서 금리 인상 시기와 어느 정도 인상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옐런 의장은 “여전히 경제 전망은 불확실하기 때문에 통화 정책은 미리 정해놓은 코스를 따라 가는 게 아니다”라며 “앞으로 금리 인상은 언제 일어나더라도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다음달 20일~21일 개최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 인상이 단행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는 올해 FOMC는 9월과 11월, 12월 3차례 열리는데, 11월은 미 대선 기간과 맞물려 있어 9월 FOMC에서 금리 인상이 단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반면 대선 이후인 12월 FOMC에서 인상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CME그룹(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에 따르면 9월 금리 인상을 전망하는 투자자들은 21%에 불과한데 반해, 12월 인상을 예측한 투자자들이 52%에 달했다.


미 금융시장에서는 9월이냐 12월이냐의 문제지 연내 금리 인상은 확실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韓 경제에 미칠 파장?


연준이 올해 안에 금리를 인상하면 한국경제에 어떠한 방식으로든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연준의 금리인상 전망이 확실시 되면서 우리나라에 투자됐던 외국인 자본이 급격히 이탈된 바 있다.


한국은행 국제수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국내 채권, 주식 등 증권시장에서 9개월 연속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갔는데, 266억 달러(30조원) 규모였다.


이 때문에 연내 연준의 금리 인상이 단행되면 우리나라는 물론 신흥국들에 투자된 막대한 자금이 또다시 이탈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중국 등의 신흥국 시장이 타격을 입게 되면 우리 기업의 수출 부진에 따른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인해 실업률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과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크고, 국가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되는 등 기초가 튼튼해, 일정 규모의 외국인 자금은 유출되겠지만 서도 대규모의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한편, 연준의 연내 금리 인상 시사로 한국은행은 운신의 폭에 제약을 받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일단 한은은 선제적 대응 보다는 연준의 금리 인상이 한국경제 미치는 파급효과나 금융시장의 충격 등을 지켜보고 나서 기준금리를 판단할 것이란 분석이다.


따라서 한은은 당분간 금리를 동결하면서 국내외 여건을 관망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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