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네스북 등재' 우수브레인…법망 피하기도 최고?


[스페셜경제=이현정 기자]벤처 스타트업으로 신화같은 존재이던 ‘넥슨’의 김정주 회장이 경영으로 돌아서자마자 동시에 권력 유착, 법의 맹점 이용하기 등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부은 것으로 보인다.


진경준 검사장 구속으로 김 회장의 민낯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천재적인 두뇌와 획기적인 아이템으로 주목 받았던 김 회장은 탄탄한 기술력과 아이템으로 주목을 받았으나, 그의 성공가도에 뇌물과 절세 스캔들이 숨겨져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스페셜경제>가 넥슨의 성장과정과 그 이면에 나타난 의혹들을 되짚어보기로 했다.


제주도 본사 이전…법인세 절감 외 또 다른 노림수
신작 서든어택2 실패 가능성↑…우병우, 부동산 의혹

넥슨의 시작은…


1994년 온라인 게임회사 넥슨이 설립됐다. 넥슨은 ‘은둔의 경영자’로 불리우는 넥슨 김 회장의 주도 하에 벤처 신화를 이뤄내며 승승장구했다.


1996년 출시한 RPG ‘바람의 나라’는 게임업계의 대표적 게임으로 김 회장이 오피스텔에 틀어박혀 컴퓨터와 씨름한 끝에 내놓은 수작으로 유명하다. 이 게임은 20년 동안 식지 않는 인기를 자랑하며 누적 가입자 수가 약 2300만명에 이른다. 세계 최장수이자 최초 상용화 MMORPG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이어 ‘크레이지 아케이드’,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마비노기’ 등이 히트를 치며 넥슨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또한 김 회장은 2004년 '메이플스토리'를 만든 위젯스튜디오를, 2008년 '던전앤파이터'를 개발한 네오플을, 2010년 '서든어택'을 개발한 게임하이를 각각 인수해 기업 규모를 키워왔다.


지난 2005년 김 회장은 투자부문인 넥슨홀딩스(현 NXC)와 게임사업부문인 넥슨으로 회사를 분할했다. 2009년 넥슨홀딩스가 NCX로, 넥슨이 2011년 넥슨코리아로, 또 2002년 설립된 일본법인 넥슨재팬이 2009년 넥슨(Nexon.CO)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넥슨그룹은 수직적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어 김 회장의 소유욕을 엿볼 수 있다. 최상위 지주사 NXC, 차상위 지주사 일본법인 넥슨, 그리고 그 밑에 지주회사인 국내법인 넥슨코리아 순이다.


당시 넥슨이 일본 거래소에 상장할 것이라는 소문이 돔과 동시에 2010년부터 김태균이 소속인 일본 프로야구 지바롯데에 메인 스폰서로 참여한 것이 지명도를 높이기 위한 ‘한 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넥슨, 왜 일본행 선택했나?


2011년 12월 넥슨은 일본 증시에 상장헀다. 상장 당시 시가 총액은 무려 8조원. 넥슨은 일본 상장이 결정된 당시 “넥슨의 기업이념은 창의와 세계화”라며 “전통적인 게임 강국이자 한국보다 규제가 덜한 시장”이기에 선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부정적 여론이 상당했다. 게임업계는 “국내 최대 게임사이면서 일본을 택한 것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방기했다는 비난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물밑 작업들을 통해 김 회장의 자산가치도 계속 상승해 지난달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그의 자산은 약 2조1000억원, 국내 기업인 가운데 6위로 밝혀졌다.


▲ 뉴시스 제공

넥슨, 고도의 절세 or 꼼수 ?


'진 검사장 로비'로 한창 시끄러운 가운데 지난 2014년 자회사 네오플이 본사를 제주도로 전격 이전한 것과 관련한 새로운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제주 이전하기 한 해 앞서, 넥슨은 던전&파이터의 해외 배급권을 넥슨코리아에서 네오플로 넘긴 바 있다. 이후 해외매출은 전액 네오플 실적으로 산정됐다. 네오플은 제주도 본사 이전으로 법인세를 전액 감면을 받고 이에 맞춰 던전&파이터의 해외매출을 네오플로 옮겨 세금을 절감했다는 것.


현행 조세특례제한법은 서울에 있던 본사를 임직원 전원과 함께 지방으로 이전하면 법인세를 5년까지 전액, 이후 2년간 50% 감면해주게 하고 있다. 이로 인해 네오플은 법인세 전액을 감면받고 있다.


이와 관련, 넥슨코리아와 네오플의 수년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넥슨코리아의 영업이익은 2013년 3233억원에서 2014년 1043억원으로 약 1/3가량으로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동기대비 네오플의 영업이익은 3975억원에서 4959억원으로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앞서 넥슨의 지주회사 NXC도 논란이 된 바 있다. 2009년 제주도로 이전한 NXC는 2009~2011년 2년 간 1889억에 달하는 법인세를 감면받았다.
하지만 당시 NXC 전 직원은 9명이었다. 감사원이 NXC를 ‘본사 지방 이전 효과가 없는 업체에 감면 혜택을 준 대표적 사례’로 꼽아 불명예를 안은 바 있다. 또한 게임업계에서도 “NXC가 감사원 감사 결과로 눈총을 받자 물타기를 하기 위해 서둘러 네오플의 제주도 이전을 결정했다는 분석이 많았다”고 분석했다.

또한 NXC 투자회사 중에는 일본‧홍콩‧벨기에 등 해외 본사를 둔 곳이 수십 곳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투자사들이 절세 차원에서 대형 법무법인의 자문을 토대로 설계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번 검찰 수사로 NXC 국외 투자사들의 실체가 밝혀질지에 대해서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작 서든어택2 마저, 인기 시들


뇌물수수 등 경영문제로 지적받는 가운데 이번에 출시한 신작마저 넥슨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 6일 정식 오픈한 서든어택2가 피시방 게임순위 10위권 밖으로 밀렸다고 피시방 게임전문 리서치 게임트릭스가 지난 13일 밝혔다.


뿐만 아니라 출시 첫날부터 여성 캐릭터의 성상품화 논란으로 넥슨 측은 해당 캐릭터 ‘미야’와 ‘김지윤’을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넥슨의 이와 같은 강수는 디자인 도용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꼼수에 지나지 않는다며 또 다시 비난을 받고 있다.


넥슨 김 회장의 조사가 진행되며 청와대 우병우 민정수석의 이름이 새롭게 거론되고 있어 넥슨의 이와 같은 악재는 끊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넥슨 게이트’가 고구마줄기처럼 엮여 나오는 가운데, 넥슨은 지난달 14일 간판 온라인 게임인 ‘던전앤파이터’ 미디어데이를 예고했다가 나흘 전에 행사를 취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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