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대행사에 20억 파격 ‘특혜’…연임, 선물인가(?)

▲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좌),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우).
[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최측근 민유성 SDJ코퍼레이션 고문이 대우조선해양 비리 연루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위치해 있다.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재임 시절 민유성 당시 산업은행장 지인이 운영하는 홍보대행사와 3년 동안 20억원대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홍보대행사의 업무가 미비해 특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파격 특혜가 남 전 사장이 연임을 위한 수단으로 제공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지배적이다. 이에 <스페셜경제>가 남상태 전 사장과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 그리고 홍보대행사의 검은 커넥션을 살펴봤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최측근 인사인 민유성 SDJ코퍼레이션 고문이 대우조선해양 비리 사건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검찰은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경영 비리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민 고문이 남 전 사장의 연임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연임 결정 누가 결정했나


지난 2006년 3월 대우조선해양 사장으로 부임한 남상태 전 사장은 3년 후인 2009년 연임에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당시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을 갖고 있던 산업은행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당시 산업은행장은 민유성 현 SDJ코퍼레이션 고문이다. 검찰은 민 전 산업은행장과 남 전 사장이 모종의 거래가 이뤄졌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둘의 연결고리 지목되는 것은 홍보대행사 N사다. 민 전 산업은행장과 친분이 있는 박 모씨가 대표로 있는 홍보대행사는 대우조선해양과 거액의 홍보계약을 체결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2008년말부터 2009년 초 사이 박 씨가 운영하는 홍보대행사를 공식 홍보대행사로 선정했다. 계약 조건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총 3년간 20억원대의 파격적인 금액을 지불한 것.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계약 시기와 금액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계약 시기는 남 전 사장의 연임 문제가 대두됐던 2009년 초였다. 여기에 20억원대의 금액은 홍보 특성상 이례적으로 높은 금액이라는 것이 업계의 진언이다.


검찰 조사 결과 홍보대행사 N사는 실제 수행한 업무는 미미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N사는 연 6억원 수준의 계약으로 대행료를 지불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N사의 홍보 업무는 그리 크지 않았다. 뉴스 체크 분석을 집중적으로 관리했고, 월 1회 동향 레포트 수준의 업무량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격적인 특혜 이유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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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남 사장이 연임을 위해 민 산업은행장과 친분이 있는 N사에 특혜성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검찰은 남 전 사장의 재임 기간에 대우조선의 홍보와 대외협력 업무를 담당한 임원과 실무직원을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대우조선이 지난 2008년 홍보대행사 N사와 거액의 홍보대행계약을 체결한 경위와 N사가 수행한 업무 등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보 담당자들은 검찰 조사에서 남 전 사장의 지시로 N사와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꼬리를 무는 ‘의혹’


이러한 의혹을 뒷받침하는 정황은 또 있다. 남 전 사장 재임 이후 대우조선해양과 N사의 거래 금액은 확연하게 줄어들었다. 계약금액이 연 1억원 수준으로 급감 한 것이다. 하는 일은 큰 차이가 없지만 6배의 금액이 줄면서 특혜성 계약이 아니냐는 의혹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차액만큼의 보이지 않는 자금이 또 다른 곳으로 흘러 들어갈 수 있는 개연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남 전 사장이 특혜성 계약을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은 지난 5월 정성립 현 사장이 부임하면서 N사와의 계약을 해지했다.


민 전 산업은행장은 산은에 오기 직전 리먼브라더스 서울 대표로 재직했고 이 과정에서 N사의 박 사장과 친분을 맺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동주측, 홍보채널 왜 바꿨나

최근 롯데가(家) 소송전을 펼치고 있는 SDJ코퍼레이션은 그동안 홍보 창구 역할을 담당한 웨버 샌드윅을 에그피알로 변경했다. 에버 샌드윅과의 계약은 7월 1일 부로 종료됐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3일 일본에서 귀국함에 따라 무한주총을 예고하고 결사항전을 펼치는 SDJ코퍼레이션의 입장에서 대변인 겪인 홍보채널을 변경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여기에 에그피알은 2010년 설립된 홍보대행사로 규모면에서 크지 않고 업계에서도 큰 두각을 나타낸 곳이 아니어서 홍보채널 변경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웨버 샌드윅의 변경을 놓고 대우조선해양 사태와 연관시키는 분위기다. 웨버 샌드윅에서는 계약을 지속하고 싶지만 민유성 고문의 입장에서는 계약 지속을 이어갈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검찰은 남 사장이 민 고문의 지인 박씨가 운영하는 N사에 특혜성 홍보계약 체결을 집중 조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웨버 샌드윅의 K 대표가 의혹에 중심에 있는 N대행사 출신이라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민 고문의 의혹이 더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사정당국에서는 현 시점에서 비리의 초점으로 제기되고 있는 롯데와 대우조선해양 두 곳의 동시에 관여되어 있는 민유성 고문에 수사의 초점이 맞춰지면서 논란은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또한 일각에서 신동주 부회장의 소송전을 주도하는 인물로 지목되고 있는 민 전 고문이 이번 롯데가 소송전에도 몸통 역할을 하고 있을 것이라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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