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은배 인턴기자]최근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관련된 테러가 세계 곳곳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가운데 이스탄불 공항에서도 IS의 소행으로 의심되는 테러가 일어나 큰 피해를 입혔다. 이를 두고 세계 각지에서 성토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지언론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 28일(현지시간) 오후 10시경 터키 최대도시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에서 3건의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큰 인명피해가 나왔다. 추정되는 피해로 사망자 최소 36명, 부상자는 1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항테러는 벨기에 브뤼셀 자벤템 국제공항과 지하철역에서 32명의 사망자를 낸 연쇄 사건 이후 3개월 만의 공항테러다.


아직 배후를 자처하는 세력은 나오지 않은 가운데 IS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IS가 스스로 지칭하는 ‘건국 2주년(6월 29일)’를 앞두고 벌인 소행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AP·AFP 통신 등에 따르면 비날리 이을드름 터키 총리는 이날 테러로 36명의 사망자를 냈으며 이중 상당수는 터키인이지만 외국인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테러범 세 명이 택시를 타고 공항에 도착해 총격을 퍼붓고 자폭했다며 초기 조사 결과 IS의 소행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사건현장의 보안과 관련 아타튀르크 공항이 보유한 X-레이 검색대가 터미널 입구에 설치되어 있지만 차량에 대한 실질적인 보안 검색은 엄격하게 이뤄지지 않아 허점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베키르 보즈다 법무장관은 이날 테러로 31명의 사망자와 147명의 부상자가 나왔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 사건을 두고 터키 도안 통신은 세 차례 일어난 자살 폭탄 공격으로 최소 32명 사망 88명 부상이 발생했으며 경찰관 2명도 사망자 중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AP 통신은 터키 정부 고위 관리의 발언을 인용 이번 사건에 4명의 테러범이 연루됐으며 사망자는 50명에 이르는 숫자라고 발표했다가 이후 사망자 수를 31명으로 정정하여 재차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한 터키 정부 관계자는 국제선 터미널 입구에서 테러범 2명의 건물침입 저지 목적으로 총을 발포하자 테러범들이 폭발물을 터뜨렸다고 말했다.


CNN-튀르크는 터미널 건물 내부와 주차장에서 각각 2건과 1건의 자폭테러가 있었다고 밝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사건 직후 성명을 통해 “무고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테러를 벌였다”고 말하며 테러 대응에 국제 사회의 조력을 촉구했다.


지난 29일 새벽 4시(현지시간)까지 한국인 부상자 발생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날은 아시아나항공과 대항항공 모두 인천발 이스탄불행 항공기가 없었다.


현장에서 전해진 영상과 사진을 보면 테러현장의 처참함을 느낄 수 있다. 천장 패널 수집 장과 파편이 바닥에 널브러져 있다.


최근 잇단 테러행각…IS개입 추정 사건 상당수


최근 터키에서 쿠르드 분리주의 무장세력 쿠르드노동자당(PKK)와 IS의 테러행위가 연이어 발발하고 있다.


이번 테러는 금년 이스탄불에서 발발한 네 번째 대형 테러다. 테러범들이 노린 아타튀르크 공항은 유럽권 3위, 세계 11위 규모의 대형 공항이다.


이번 사태가 자칭 건국 1주년을 기념하여 저지른 IS의 소행인 것이 의심되는 가운데 IS는 작년에도 비슷한 시기에 튀니지, 쿠웨이트, 프랑스에서 동시다발적인 테러행각을 벌인 바 있어 의심이 증폭되고 있다.


작년 6월 26일 프랑스에서는 이슬람 극단주의자가 이제르도 생캉탱 팔라비에의 가스 공장에 테러를 가해 1명을 참수한 바 있다. 이 테러범 역시 IS와 연계된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날 튀니지의 지중해 연안 휴양지 수스의 호텔에서 총기 난사로 37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이 사건에 대해 IS가 배후를 자처했다.


쿠웨이트 수도의 주요 시아파 이슬람사원(모스크)에서는 당시 금요 예배 행사 중 자폭테러가 발발 25명의 사망자와 202명의 부상자를 냈다.


IS는 지난 2014년 6월 29일(이슬람 단식 성월인 라마단 첫 날) 정교일치의 칼리파가 통치하는 국가의 수립을 선언했다.


세계 각지에서 터지는 테러 규탄 목소리


유엔(UN) 반기문 사무총장의 대변인 성명에 따르면 반 사무총장은 희생자 가족에게 애도를 표하고 "테러 위협에 맞서 싸우는 터키 정부를 강력히 지지한다"며 "테러와 폭력적 극단주의와 싸우는 국제 사회의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12일 올랜도 나이트클럽에서의 테러로 50명이 숨진 바 있는 미국에서도 성토하는 분위기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과 마크 토너 국무부 대변인도 "극악무도한" 행위, "무고한 시민에 대한 공격"이라고 힘주어 말하며 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인 터키의 지지를 굳건히 하며 테러 위협에 계속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민주당의 대선후보와 다름없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테러를 지탄하며 "중동과 유럽의 우방과 협력을 강화해 조국의 안전을 지켜야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공화당의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는 오하이오대 유세를 통해 IS의 참수나 화형 등 수법을 거론하며 "불에는 불로 맞서야한다"며 테러에 대한 강력한 맞대응을 주장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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