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은배 인턴기자]브렉시트(영국의 유로존 탈퇴)가 현실화됨에 따라 국제사회는 다가올 혼란과 분열의 위기에 긴장하고 있다. 영국 사회 기조를 양분했던 브렉시트 찬반 여론은 브렉시트 통과 이후 더욱 확대돼 영연방 존속 위기로까지 치닫고 있으며 EU에 불만을 갖고 있던 EU회원국들이 앞 다투어 EU탈퇴를 시사하고 나서는 등 유럽공동체의 위기도 만만찮다.


일각에서는 브렉시트가 탈세계화, 신고립주의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브렉시트는 1990년대 이후 세계화(Globalization)을 지향하던 국제질서를 정면으로 거부하는 퍼포먼스가 되었다는 것이다.


현지언론과 한국일보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현지시간) 브렉시트의 여진이 영국 땅에 균열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인 런던과 스코틀랜드 등 브렉시트 반대 여론이 우세했던 지역 주민들이 재투표 요청 흐름을 만들어 내면서다. 특히 오래전부터 독립의지가 강했던 스코틀랜드는 이를 빌미로 영국 연방으로부터 독립하고 EU에 독자적인 재가입 하겠다고 나섰다. 이에 영연방 해체 위기론까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이날 스코틀랜드의 니콜라 스터전 자치정부 수반은 “스코틀랜드와 런던이 공통된 목표를 갖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 내용과는 관련없는 사진.

‘브렉시트 도미노 행진’ EU, 어디까지 넘어뜨리나


각계 전문가들 사이에서 브렉시트가 EU탈퇴 도미노의 첫 조각이 됐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 위협적인 조각이 EU라는 그림의 어디까지를 무너뜨릴 것인가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오는 7월 1일부터 EU순회 의장국을 위임받는 슬로바키아의 극우정당 슬로바키아국민당은 이날 EU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시행할 것이라 밝혔다. 앞서 네덜란드와 프랑스도 같은 의사를 밝힌 바 있으며, 일각에서는 덴마크와 체코의 이탈 가능성도 높아져간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EU의 핵심인 독일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포스트 브렉시트’에 대한 대응을 준비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미 번져버린 브렉시트의 여파를 쉽게 잠재우긴 어려워 보인다고 평가했다.


‘브렉시트 나비효과’...미국 사회까지 영향?


브렉시트는 나비효과로 미국사회에까지 분열과 분리의 돌풍을 만들어내고 있다. 시사주간 뉴스위크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브렉시트 이후 넓은 면적과 거대한 인구를 보유한 텍사스와 캘리포니아주 등에서 연방으로부터의 독립을 주장하는 움직임이 연달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브렉시트 여파가 당연한 수순이라고 지적한다. 뉴욕타임스는 브렉시트가 일어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급증하는 난민유입▲저성장으로 인한 전통적인 자유경제의 신뢰도 하락▲서구에서 급부상하는 포퓰리즘▲중동의 국경 붕괴와 종파주의 부상▲중국과 러시아의 개입 주의▲전 세계 중산층의 붕괴 등을 주요 요인으로 본다며 “서구의 질서가 유례없는 도전에 직면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브렉시트 분수령’…‘혁신’이냐 ‘퇴보’냐


브렉시트를 성사시킨 영국민의 결정이 국제 정치‧경제 등의 분수령이 될 것은 자명해 보인다.
다만, 이를 두고 호불호가 갈리는 모양새다.
우선 영미와 유럽공동체 위주로 진행되던 세계화 주도권을 분산시킬 수 있는 기회라고 보는 견해가 있다. 이와 관련 제프리 삭스 미 컬럼비아대 경제학과 교수는 “영국인들이 현상유지를 거부함으로써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종류의 세계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 줬다”는 평가를 내렸다.
반면 세계 민주주의를 도태시키고 유럽 전쟁의 씨앗인 민족주의를 격화한다는 등 국제사회가 일궈놓은 질서를 후퇴 시키는 것이라는 의견과 포퓰리즘을 확산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예측도 나온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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