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김은배 인턴기자]영국과 EU, 나아가 세계 경제의 향방이 걸린 브렉시트(영국의 유로존 탈퇴) 국민투표가 시작됐다.


현지언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브렉시트 국민투표는 영국 전역에서 23일 오전 7시(현지시간)부터 오후 10시까지 실시된다. 한국시간으로는 23일 오후 3시에 시작돼 익일 오전 6시에 끝난다.


최종 개표결과는 영국시간으로 24일 7시, 한국시간으로 24일 오후3시가 될 예정이며 공식 출구조사는 실시되지 않는다. 다만 여론조사 업체가 별도의 조사를 통해 투표가 끝나는 직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투표자인 영국민은 "영국이 EU 회원국으로 남아야 하는가? 아니면 EU를 떠나야 하는가?"라는 질문 아래 적힌 '남아야 한다(Remain)'와 '떠나야 한다(Leave)' 둘 중 하나에 의사를 표해야 한다.

공식 출구조사는 실시되지 않는다. 다만 여론조사 업체가 투표 참여자들에게 따로 물어 예측한 '예측 결과'를 투표 마감 직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투표 마감이 끝나면 개표가 곧바로 진행 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여론조사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반적인 투표를 상정할 때 현지시간 24일 오전 4시~5시 전후 한국시간으로는 24일 오후 12시~1시 전후에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다만 여론조사들 우려대로 박빙의 상황이 벌어지면 개표가 끝나는 오전 7시가 돼봐야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브렉시트 현실화’ 공포


브렉시트의 투표결과는 영국과 EU의 미래를 좌우할 뿐만 아니라 세계경제의 방향성까지도 흔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투표결과가 ‘EU 잔류’가 될 경우 글로벌 경제에 확산된 불확실성을 제거하게 된다.


반면 브렉시트가 결정될 시 영국정부와 다수의 국제기구에 따르면 영국 파운드화 급락 및 경기 침체 등 영국 경제 전반에 충격파를 안길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현지 언론들은 브렉시트가 스코틀랜드 독립 재추진과 북아일랜드나 웨일스의 연쇄적인 독립 움직임을 촉발해 영국연방 체계가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U와 영국은 묶이는 기준이 다를 뿐 연합이라는 공통의 속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빌미로 독립주권 획득욕구가 강한 스코틀랜드가 분열의 중심이 될 가능성을 보인다는 것이다.


영국의 정확한 국가 호칭은 그레이튼 브리튼 및 북아일랜드 연합왕국(The United Kingdom of Great Britain and Northern Ireland)으로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 북아일랜드로 구성된다.


총선 공약으로 브렉시트를 제시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브렉시트를 빌미로 EU로 부터의 실익챙기기에 성공한 것과 반대 진영을 이끈 점을 감안 하더라도 책임론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또한 탈퇴 결과는 EU에게 큰 위협이다. 영국은 EU를 주도한 독일, 프랑스 못지않은 EU의 큰 기둥이다. 영국은 독일 다음가는 분담금 납부국이며 EU 국내총생산(GDP)의 18%를 차지한다.


금융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는 국제금융시장에도 타격을 주고 세계 경기에 여진을 남길 것으로 예상된다.


美 연방준비제도(Fed) 옐런 의장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영국의 EU 탈퇴는 매우 부정적인 경제적 여파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미국 경제 전망에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브렉시트 부결로 안정 되찾을까?


투표일 직전까지 집계된 여론조사들은 상당한 박빙이 빚어질 것을 예고했다.


특히 현지언론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22일 발표된 총 4건의 여론조사에서 찬반비율은 2%포인트의 근소한 차이로 우위가 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일 유고브의 조사에서 EU 탈퇴가 44%로 잔류보다 2%포인트, 서베이션 조사에선 EU잔류가 45%로 탈퇴보다 1%포인트 각각 앞서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반면 22일 저녁 마지막으로 집계된 TNS와 오피니움의 온라인 조사에서 EU 탈퇴가 각각 43%, 45%를 나타내며 잔류보다 각각 2%와 1%포인트 우세를 나타냈다.


이에 관해 오피니움은 “찬반 격차가 오차범위 안에 있어 호각세”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전날 영국 베팅업체 베트페어(Betfair)는 EU 잔류로 투표결과가 집계 될 가능성을 76%까지 끌어올렸다.


이러한 박빙승부 관측에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투표함을 열기 전엔 결과를 알 수 없다고 의견을 모았다.


전날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 캐머런 총리는 "아무도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말했다.


역사는 현재의 거울이 될 수 있을까?


이미 영국은 41년전인 1975년 EU의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 한 바 있다.


이 당시에도 투표결과를 쉽사리 예측할 수 없다는 평이 대부분이었지만 실제 표결에 들어가자 67%의 반대 지지로 탈퇴가 무산된 바 있다.


이 결과를 놓고 전문가들은 ‘중도성향 찬성자’ 영향으로 풀이했다. 중도성향의 찬성자들은 찬반투표를 유발한 사안에 대한 ‘불만표출’을 목적으로 여론조사에서는 찬성표를 선택하지만, 실제 투표에 가게 되면 탈퇴 현실화 시 발생될 여러 문제를 걱정하여 반대표를 행사하는 경우가 많아진다는 것이다.


브렉시트의 실현이 야기하는 여러 문제들이 제기되는 가운데, 과거의 결과가 현재의 거울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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