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전등화’ 롯데그룹, 오너일가 비리 제조 공장?

박단비 / 기사승인 : 2016-06-18 09:5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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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나오는 ‘비자금 혐의’‥최대위기 ‘봉착’

[스페셜경제=박단비 기자]그동안 감춰왔던 롯데家의 비리가 하나 둘 드러나고 있다. 조사를 시작한 지 1주일도 채 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계열사마다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쭉 논란이 돼왔던 제2롯데월드 인허가를 비롯해 가족들의 ‘비자금’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그간 ‘알면서도 모른 척’했던 롯데그룹의 비리들이 나오면서 사람들은 ‘역시나’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이러한 가운데 경영권 분쟁마저 다시 발발되고 있어 신동빈 회장의 앞날에 먹그림이 드리워져 있다.


압수수색 피하려 ‘증거인멸’하다 역풍
30억 받은 신영자, 회사 경영과 무관


롯데그룹이 검찰의 대대적인 조사를 받으며 유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일각에서는 롯데그룹이 만들어 진 이후 최대의 위기라고 평가할 정도이다. 몇 개의 계열사가 아닌 10여곳이 조사대상에 올랐으며, 임원진을 비롯해 총수일가의 비리까지 파헤치고 있다.


게다가 이번 수사 과정에서 ‘조직적인 증거 인멸’정황이 계속 발각 되면서 검찰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조직적인 증거인멸?


검찰 측이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이는 이유에 대해 재계는 신영자 이사장 면세점 비리 조사 당시 ‘심기’를 크게 건드렸다고 지적했다.


신 이사장 측에서 ‘정운호 입점로비’ 조사 당시 압수수색이 이뤄지기 전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B사의 메일 서버를 바꾸고 문서 다수를 파기했다. 또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교체하고 포맷까지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측은 “복구가 어려운 포맷을 했다”며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다.


검찰에 따르면 이날 롯데그룹 계열사 10여곳을 포함해 총 15곳을 압수수색한 결과 일부 계열사 대표이사와 임원들이 사전에 핵심 서류를 치운 정황이 드러났다.


한 두 곳이 아니라 5~6곳에서 조직적인 증거인멸이 벌어진 것이다.


검찰은 일부 직원들이 장부와 업무일지를 숨긴 사실을 확인하고 현장에서 추궁해 일부 서류는 확보했다.
수사 착수 전 검찰은 롯데그룹이 국세청 세무조사 과정에서도 장부 등 핵심 서류를 외부로 빼돌렸다는 첩보를 입수하기도 했다.


검찰 측은 “압수수색 초기에 저항하는 정도는 몰라도 이처럼 조직적으로 자료를 파기하고 임원들이 숨바꼭질하는 건 처음 본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알짜인가 or 비자금 게이트인가


롯데케미칼은 ‘알짜 중의 알짜’로 불린다. 게다가 신동빈 회장이 가장 애착을 가지고 있는 계열사이기도 하다.


신 회장이 청년시절 일본 노무라 증권을 거치고 국내로 들어와 처음으로 경영 수업을 시작한 곳이 롯데케미칼로, 신 회장은 지난 1990년 현재 롯데케미칼의 전신 호남석유화학에 상무로 입사했다.


이곳에서 신 회장의 주변 인중 핵심인물로 꼽히는 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을 만나는 등 남다른 인연이 있다. 게다가 신 회장은 입사 3년 뒤인 지난 1993년 3월부터 현재까지 23년이 넘는 기간 동안 롯데케미칼의 등기이사에 올라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롯데케미칼을 주목하는 이유는 또 있다. 롯데계열사 중에서도 핵심 계열사로 꼽힌다. 매출의 경우 롯데쇼핑이 가장 크지만 영업이익은 롯데케미칼이 가장 앞서고 있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매출액은 11조7000억원, 영업이익 1조6000억원에 달하는 거대 석유화학 업체로 거듭났다.


한국2만기업연구소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지난해 기준 국내 계열사 수는 91곳. 이들의 매출은 68조2833억원, 영업이익은 4조386억원이었다.


매출1조원 이상을 올린 곳은 롯데쇼핑(16조1773억원)과 롯데케미칼(8조4719억원), 호텔롯데(4조3천285억원, 6.3%), 롯데건설(4조1천281억원, 6.0%)등이었다.


이어 롯데하이마트(3조8천961억원, 5.7%), 코리아세븐(3조799억원, 4.5%), 롯데로지스틱스(2조8천453억원, 4.2%), 롯데칠성음료(2조1천948억원, 3.2%), 롯데제과(1조7천751억원, 2.6%) 등도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롯데케미칼이 ‘단순효자’가 아닌 ‘비자금 창구’로 쓰였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일부 언론은 원료를 수입할 때 대금을 과다 지급한 후 일부를 거래에 필요하지 않은 중개업체에 빼돌리는 방식 등으로 비자금을 마련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롯데케미칼이 석유화학무역업을 하는 협력업체 홍콩법인과 일본 롯데물산을 동원했다는 내용이었다.


주요 언론에 따르면 롯데그룹측은 “롯데케미칼의 원료구입은 해외지사에서 전혀 취급하고 있지 않으며, 해당 업무는 제품의 판매에만 있다”며 “해외지사 중 해외법인(상해, 홍콩, 바르샤바)의 경우가 직접 판매 행위를 하지만 매우 소량이며, 나머지 지사는 연락사무소로서 조사, 소개, 제품 일부 협상 등의 역할은 있지만, 대금의 거래는 전부 롯데케미칼 본사에서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과의 거래는 한국의 외환위기 (IMF시기) 였던 1997년 말부터 거래했다. 당시는 대부분의 한국기업들이 외환경제위기를 겪고 있던 상황이었으므로, L/C open(신용장 개설)을 할 수 없었다”며 “롯데케미칼은 케미칼 원료 구입 과정에서 롯데그룹으로부터 별도 자금 형성을 지시 받은 적도 없고, 롯데케미칼 대표이사가 별도 자금 형성을 지시 한 적도 없으며, 우리 직원들조차 그런 일을 실행한 바가 없었음을 밝힌다”고 덧붙였다.


서미경·신유미 모녀, 의혹 드러날까
비자금 루트로 지목‥소환조사까지?


신영자 이사장, 회사와 무관?


신영자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압수수색 당시 “경영과 무관하다”고 했지만 매년 거액의 연봉을 받은 사실을 고려했을 때 의혹에 오히려 ‘불씨’를 지필 것으로 보인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녀 신 이사장은 1973년 호텔롯데로 입사한 이후 백화점 설립에 참여했고, 이후 면세사업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해 롯데면세점이 국내 최고의 면세점으로 발돋움하는 기반을 닦았다.


물론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났지만 그룹 내 백화점과 면세점 등에 미치는 영향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회사 경영과 무관하다”고 하는 신 이사장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들은 없다.


또, 의심할 수밖에 없는 정황들은 여럿 포착된다.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지난해 오너일가가 호텔롯데로부터 받은 보수총액은 48억3000만원이었다.


신 총괄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급여로만 각각 10억원을 받았고,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은 5억7000만원의 급여를 수령했다. 신 이사장 역시 17억1000만원과 상여금 5억6700만원을 받았다. 총 22억원을 넘는 금액이었다.


신 이사장은 지난해에도 급여 19억원과 상여금 11억6700만원 등 총 30억6700만원 등 경영후선에서도 롯데 일가의 연봉순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러한 정황에도 불구하고 오직 ‘모르쇠’로만 일관하고 있다.


서미경·신유미 모녀, 진실은?


이번 조사가 벌어지는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는 이들이 있다. 신격호 셋째 부인인 서미경씨와 딸 신유미 모녀가 보유한 유원실업과 유기개발을 통해 비자금을 만들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서미경·신유미 모녀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유원실업은 롯데시네마 매점 사업을 운영중이다. 이를 통해 연 2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사람들이 의심을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이미 과거에 한번 이러한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국세청은 롯데백화점을 비롯해 롯데슈퍼, 롯데시네마, 롯데마트 등 롯데쇼핑 산업본부에 대한 세무조사를 펼쳤다. 당시 세무조사에서 롯데시네마 매점사업이 직영체제로 전환된 사실을 확인했고, 당시 국세청은 세금 탈루에 대해 200억원,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400억원의 추징금을 부과했다.


이후 롯데쇼핑은 지난 2015년 계약을 해지했지만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들 모녀가 최대주주로 있는 유기개발 역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유기개발은 서울 영등포 롯데민자역사에서 다른 매장보다 낮은 수수료를 납부해 특혜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오너일가 배당금 잔치


오너일가에 대한 논란은 이뿐이 아니다. 신격호 총괄회장을 비롯해 오너일가가 상장 계열사 3곳에서 받은 주식 배당금은 지난 10년간 1000억원에 육박했다.


총 88개의 계열사 가운데 단 3곳에서만 받은 금액이 1000억원 규모인 것을 감안한다면 나머지 계열사 배당금까지 합칠 경우 규모는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개인별 배당금은 신 회장이 699억3734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신 총괄회장은 113억8083만원을, 신 이사장은 63억3896만원을 수령했다.


또 연도별 배당금은 2006년 73억6722만원이었고 2007년 72억7779만원, 2008년 73억6896만원, 2009년 69억9732만원이었다. 이어 2010년 82억8864만원을 받았고 2011년 83억6188만원, 2012년 84억2940만원, 2013년 85억1759만원을 수령했다. 2014년엔 113억1430만원을 챙겨 100억원대를 넘겼고 지난해엔 137억3399만원을 받았다.


신 총괄회장 등 총수 일가는 매년 수십억원의 보수도 따로 받았다. 지난해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이 받은 보수는 롯데쇼핑 한 곳만 따져도 각각 16억원, 15억300만원으로 나타났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저 정도 금액을 받은 것이 알려지면서 자연히 ‘반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가뜩이나 일본기업 이미지가 심한데 이번 사건으로 이미지 타격을 더욱 크게 입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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