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만표 꼬리자르기’ 시도?…‘희생양 될 듯’

▲ YTN 뉴스 캡처

[스페셜경제=박단비 기자]이른바 ‘정운호 게이트’ 사건을 일으킨 장본인이나 다름 없는 최유정 변호사가 13일 첫 재판을 받았다. 그동안 법원에 말끔한 복장으로 법정에 섰던 최유정 변호사는 ‘법복’ 대신 연두색 수의를 입고 법원에 나타나야 했다.


‘폭행’으로 시작된 거대 비리‥사실 밝힐까
홍만표 변호사는 전관예우?‥수사속도 ‘미적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등으로부터 100억원대 수임료를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 된 최유정 변호사가 지난 13일 첫 재판을 받았다. 최 변호사는 평소 법정에 입고 나섰던 ‘법복’ 대신 수의를 입고 있었고, 시종일관 조용한 모습으로 재판에 임했다.


‘판도라의 상자’ 연 최 변호사


부장판사 출신인 최 변호사는 정 대표의 해외원정 도박 사건의 항소심 변론을 맡아 보석 석방 등을 대가로 50억원을 받은 혐의와, 지난해 6~9월 불법유사수신업체 투자사기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던 이숨투자자문 송모 전 대표로부터 보석 및 집행유예에 대한 재판부 교제청탁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은 혐의를 함께 받고 있다.


사실 이렇게 세간의 집중을 받게 될 줄은 그 누구도 몰랐다. 최 변호사와 정 대표의 ‘악연’은 단순히 폭행사건으로 시작해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후 100억원대 수임료를 받은 사실과 각종 업계에 전달한 ‘비리 자금’이 포착되면서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특히 최근 벌어지고 있는 롯데그룹의 강도 높은 압수수색의 시작도 ‘정운호 게이트’였던 것을 생각한다면 이번 사건이 미치는 영향을 알 수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현용선) 심리로 이날 열린 변호사법 위반 혐의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최 변호사는 연두색 수의를 입고 출석했다.


원래 형사재판 피고인은 공판기인과 달리 공판준비기일에 반드시 출석해야 하는 의무는 없지만, 최 변호사는 지난 2014년 3월 법복을 벗은 후 2년여만에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출석했다.


최 변호사는 재판에 출석해 “국민참여재판을 받겠냐”는 질문에 대해 “없다”고만 답하는 등 조용한 목소리로 필요한 대답만을 내놓았다.


재판 내내 별다른 미동도 하지 않은 채 피고인석에 앉아 있던 최 변호사는 공소사실이나 검찰의 증거제출에 대해 “변호인과 상의한 뒤 답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검찰은 “공소사실을 입증하기 위한 증거로 정 대표와 이숨투자자문 송모(40) 전 대표의 진술, 이를 뒷받침하는 금융거래 내역들이 있다”며 “최 변호사의 휴대전화 내역, 피의자 신문조서 등을 증거로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7월4일 오후 2시30분에 한 차례 더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검찰과 최 변호사 측의 구체적인 의견과 향후 입증계획 등을 듣겠다는 방침이다.


홍만표 변호사는 어떻게 되나


하지만 일각에서 또 논란이 일어나고 있는 부분들이 있다. 홍만표 변호사에 대한 의혹이다.


홍 변호사는 지난해 8월 정 대표의 100억원대 상습도박 수사와 관련해 당시 서울중앙지검 관계자 등에게 청탁한다는 명목으로 3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선임계를 내지 않고 변론 활동을 하는 수법으로 수십억원의 소득 신고를 누락해 세금 10억여원을 내지 않은 혐의를 함께 받고 있다.


검사장 출신인 홍 변호사의 전관로비 의혹 등이 있지만 최 변호사와 달리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홍 변호사의 경우 전관로비 의혹에 대해 정 대표가 로비 명목으로 홍 변호사에게 5억원을 전달했다는 진술이 있었지만, 이를 증명할만한 증거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


하지만 정 대표의 해외 원정도박 무혐의 사건과 관련, 로비 명목으로 받은 2억원의 경우 사용처가 제대로 규명되지 않고 있어 검찰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홍 변호사는 “정당한 변론의 대가”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만약 사용처를 밝혀내지 못할 경우 검찰로선 향후 공소 유지가 쉽지 않다.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 사건도 마찬가지 이다. 롯데 관계자들이 조직적으로 증거 인멸에 나서는 등 검찰 수사를 어렵게 만들고 있지만, 이 사건의 전후 사정을 가장 잘 알고 있는 홍 변호사의 고교 후배이자 법조브로커로 알려진 이민희씨가 입을 닫고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씨는 “정 대표로부터 입점 로비를 위해 9억원을 받았다”고 진술하면서도 “생활비나 유흥비로 썼다”고 주장하고 있어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검찰 내부도 겨냥 중?


이와는 별개로 정 대표 사건을 수사했던 검사와 수사관 등 당시 수사팀 관계자 10여명도 ‘수사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검찰은 지난달 말부터 통화내용을 확보해 분석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법원 영장을 발부 받아 분석하는 과정에서, 일부 검사와 수사관들이 최 변호사나 홍 변호사와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통화가 단순 ‘안부 차원의 통화’였는지 아니면 이번 사건과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찾지 못했다.


변호사였기 때문에 통화내용을 한 것 자체로 꼬투리를 잡기는 어렵다. 검찰 측은 단서가 드러나면 당시 수사를 지휘했던 라인까지 조사할 계획이다.


정 대표의 도박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해 서울중앙지검장은 박성재 현 서울고검장, 3차장은 최윤수 현 국정원 2차장이었다.


검찰 측은 “아직 까지 드러난 내용은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만약 최 변호사나 홍 변호사와 통화했던 이들에게서 혐의 사실이 드러난다면 수사가 더욱 확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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