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지그룹 문어발 확장, 본사까지 ‘흔들흔들’

박단비 / 기사승인 : 2016-06-02 11: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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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 반토막’ 채무상환 위해 건물 처분까지

[스페셜경제=박단비 기자]형지는 건실한 패션그룹으로 업계에서도 인정받았다. 특히 최병오 회장은 동대문시장에서 시작해 이후 에스콰이어, 엘리트 등 대형 패션브랜드를 보유한 수장으로 올라서 대표적인 ‘대기만성’(大器晩成)형 CEO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들어 ‘무리한 인수’가 이어지면서 회사에 타격이 가고 있다. 매출 등은 오르고 있지만, 영업이익 등은 반 토막이 난 것. 업계에서는 ‘위험신호’가 아니겠냐며 형지를 걱정스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부실기업 특혜 논란 속 ‘묵묵부답’ 행보
까스텔바쟉‧엘리트 고민거리로 급부상

패션그룹 형지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엘리트와 가스텔바쟉 등이 예상과 다른 실적을 내고 있기 때문. 업계에서는 “무리한 확장으로 인해 이렇게 된 것이 아니냐”며 걱정 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형지 엘리트’에 찾아온 위기


형지엘리트는 한 때 교복업계에서 내로라 할 정도로 규모가 컸다. 하지만 학생 수가 줄어들고, 교육부에서 ‘학교주관 구매제도’가 추진되면서 매출이 급감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등 각종 지수를 나타내는 숫자들은 끝을 모르고 하락하고 있다.


2012년 7월부터 2013년 6월 기준 당시 형지엘리트는 993억 원의 매출액, 58억원의 영업이익, 3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적었지만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각종 도표들은 하락 선을 그렸다.


특히 지난 2015년 6월부터 12월까지를 기준으로 본다면 매출액이 778억 원으로 급감했고 영업 손실은 22억원, 당기순손실은 무려 174억원에 육박했다. 게다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결제대금이 밀렸다는 것이 알면서 논란이 됐다. 형지 측은 “4곳이 아닌 1곳”이라고 정정했지만 결제대금이 밀렸던 것에 대해서는 부정하지 않았다.


결국 형지는 지난 5월 9일 전자 공시를 통해 채무상환 및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한국도시개발을 상대로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2로 소재 건물을 98억 원에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이는 자산총액 대비 5.2%에 해당한다.


그룹 안전성도 ‘휘청’


패션그룹형지의 실적표를 봐도 아쉬움이 크다. 지난 2012년과 2013년에 비해 2014년 실적이 전체적으로 좋아졌지만, 바로 다음 해에 실적이 하락한 것.


2013년 4047억 원의 매출액을 올리며 120억 원의 영업이익, 3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던 형지는 2014년 4214억 원의 매출액에 13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당기순이익은 95억원으로 크게 올랐다. 하지만 2015년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매출액은 근소하게 올랐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하락한 것. 특히 당기순이익의 경우 95억 원에서 49억원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업계에서는 ‘까스텔바쟉’이 원인이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까스텔바쟉’은 지난2014년 형지가 국내 판권을 인수한 프랑스 골프웨어로, 지난해 3월 론칭 했다. 첫 사업이었기 때문에 초기투자비용과 마케팅 비용을 지출했고, 이는 곧 형지의 당기순이익 감소로 뒤따랐다.


물론 ‘투자’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무리한 확장이 아니냐는 지적은 끊이지 않고 있다. 형지는 기존 여성복 사업에서 2012년 우성 I&C를 인수하며 남성복 시장에도 발을 넓혔다. 부채가 늘고 있기 때문에 이런 행보는 ‘우려’를 살 수밖에 없다. 2012년 1675억 원에서 2014년 2562억원으로 급격히 부채가 증가했고, 지난해에도 무려 1000억원 가량이 더 증가했다. 지난해 부채는 총3428억원으로 빚이 자기자본인 1645억원 대비 2배 이상 많은 상황이다.


회장님의 끝나지 않는 욕심?


형지 패션그룹은 박근혜 정부 이후 가장 이목을 집중시켰다. 최병오 회장이 ‘중소·중견 기업’ 인사로 무려 13번 연속 경제사절단으로 함께했기 때문.


최병오 회장은 2013년 미국(5월)을 시작으로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유럽을 수행했고 2014년에는 스위스, 독일, 중앙아시아, 캐나다, 이탈리아 이어 중국과 남미 4개국 등을 함께했고, 지난해에는 2박3일 동안 이뤄진 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시샘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와 별도로 최 회장의 ‘무리한 도전’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시내 면세점 재도전 의사를 밝힌 것. 다른 사업과 달리 면세점은 초기 자본이 매우 중요하다. 단순 임대가 아닌 팔 물건을 미리 매입해 운영하는 방식으로 적지 않은 초기 투자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재고 부담, 환율 영향, 인력 확보 등도 과제이다. 형지의 경우 자본 대비 높은 부채 비율과, 면세점 운영 경험이 아주 없다는 점 등이 숙제로 꼽히고 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면세점 재도전을 하게 되면 ‘특혜 기업’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다. 만약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사업권을 따낸다고 하더라고 형지 측이 면세점을 감당할 수 있느냐는 시선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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