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수사로 촉발된 JWT 게이트 사정(司正) 바람

김영일 / 기사승인 : 2016-04-19 16:31:48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KT&G‥리드코프 서홍민 부회장 등 금품 제공 대가로 일감 수주

▲ 서울중앙지검 특수 3부 소속 직원들이 지난해 10월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KT&G 건물에서 민영진 전 KT&G 사장 집무실과 비서실 등 압수수색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사진제공 뉴시스)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KT&G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촉발된 검찰의 수사가 광고업계 비리 수사로 확대되면서 검찰의 칼끝이 광고업계를 정면으로 겨냥하는 모양새다. 검찰은 KT&G 비자금 조성 의혹 수사 도중 KT&G 거래사인 외국계 광고대행사 JWT사가 일부 기업 간부들에게 뒷돈을 제공하고 광고를 수주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의 칼날을 KT&G에서 광고업계로 돌렸다.


이로 인해 JWT사와 연루된 관계자들이 검찰에 줄줄이 소환되면서 광고업계는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검찰은 JWT사가 다양한 분야의 업계 관계자들에게 수억원대의 금품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광고를 수주 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JWT사에게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양돈단체 전직 사무국 간부와 유명 등산복 업체 전 간부 등이 구속됐으며, 금융업계 고위 임원도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스페셜경제>가 KT&G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부터 시작된 광고업계의 사정 바람에 대해 살펴봤다.


광고업계로 칼끝 돌린 檢
‘리드코프 부회장’도 수사


검찰은 지난해 7월 KT&G 민영진 전 사장이 2011년 소망화장품과 머젠스(현 KT&G 생명과학) 등을 인수하면서 회사 자금을 빼돌린 것으로 보고 수사에 나섰다.


KT&G 수사


검찰은 민 전 사장의 비자금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KT&G 임원과 협력업체 간부들이 연루된 납품비리를 발견하고 수사의 방향을 납품비리에 초점을 맞췄다.


검찰은 담뱃갑 제조업체로부터 부당한 청탁과 함께 수억원을 수수함 혐의로 KT&G 이모 전 부사장을 기소했다.


검찰은 이 전 부사장이 민 전 사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됐던 만큼 이 전 부사장을 통해 민 전 사장과 백복인 사장(당시 사장 내정자) 등 윗선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 했다.


검찰은 민 전 사장이 협력업체로부터 1억 7900만원의 금품을 수수하고 공무원에게 6억 6000만원의 뇌물을 건넨 사실을 밝혀내고, 지난해 12월 구속시켰다.


▲ 대가성 금품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민영진 전 KT&G 사장이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해 12월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 하던 중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사진제공 뉴시스)
이어 검찰은 백 사장을 향해 칼끝을 겨눴다. 백 사장은 KT&G 마케팅 총괄 책임자로 있던 지난 2011∼2013년 외국계 광고기획사 JWT사와 그 협력사 A사 등에서 광고수주나 계약 유지를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55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았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JWT사는 2011년 KT&G의 통합 광고 솔루션·미디어 홍보 등 마케팅 용역 사업을 수주한 뒤 최근까지 광고대행 업무를 도맡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법원은 백 사장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지난 1일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 판사는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에 비춰 구속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 기각 사유에 대해 설명했다.


광고업계 수사로 선회


백 사장의 영장 청구가 기각되자 검찰은 JWT사를 중심으로 광고업계 비리 수사로 방향을 틀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김석우)는 지난달 2010년 3월~2013년 5월 하청업체와의 위장거래를 통해 10억원 상당의 비자금을 만들고 광고대금을 부풀려 청구하는 수법으로 광고비 5억 6600만원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JWT사 김모 대표와 박모 전 대표를 구속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17일에는 W카드사 홍보실장 이모 씨의 사무실과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 씨가 JWT사로부터 일감 수주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의심했다.


또한 검찰은 방모 전 KGC 사장도 수사 대상에 올리고 이달 초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JWT사 관계자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방 전 사장에게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KT&G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방 전 사장은 2010년 KT&G의 계열사인 KGC인삼공사 마케팅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겨 국내사업부문장(부사장) 등을 지냈다.


지난 7일에는 유명 등산복업체 간부였던 박모 씨가 광고 수주 등의 청탁과 함께 JWT사로부터 수억원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됐으며, 다음날인 8일 검찰은 같은 혐의로 전직 양돈업체 간부였던 고모씨를 구속시켰다.


아울러 검찰은 지난 14일 서울 영등포구 리드코프 사무실과 서울 강남구 오리콤 사무실, 임원 주거지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하고 업체 관계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서홍민 부회장, 소환 조사


이어 18일 JWT사에 2014년 이후부터 광고를 맡기는 대가로 거액을 받은 혐의(배임 수재)로 국내 대부업계 2위인 리드코프 서홍민 부회장을 소환해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단독으로 보도한 중앙일보에 따르면 검찰은 앞서 횡령 혐의로 구속 기소된 JWT사 김모 대표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광고 수주를 따내려고 서 부회장에게 뒷돈을 건넸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하고 서 부회장을 소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모 대표가 서 부회장에게 직접 돈을 건넨 것이 아니라 서 부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여성이 대표로 있는 U사에 일감을 주는 방식으로 커미션을 건넨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 광고대행사 JWT사의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금융업체 리드코프와 광고회사 오리콤을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14일 서울 영등포구 리드코프 사무실과 서울 강남구 오리콤 사무실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사진제공 뉴시스)
검찰은 이른 시일 내에 서 부회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서 부회장은 관련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 부회장이 검찰에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국거래소는 19일 리드코프에 경영진의 배임 등 관련 보도의 사실여부 및 구체적 내용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미확정공시’


이와 관련해 리드코프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서 부회장이 검찰 수사를 받는 것은 맞다”면서도 “상세한 내용은 회사 측도 아는 게 없다보니 구체적 내용은 잘 모른다”고 답했다.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대한 물음에 이 관계자는 “상세한 내용을 회사 측도 모르기 때문에 ‘미확정공시’ 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미확정공시란 한국거래소가 조회공시를 요구한 사항에 대해 회사 측이 의사결정 중에 있다는 내용으로 공시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리드코프 내에서도 서 부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의 자세한 내용을 모르기 때문에, 내부 논의를 통해 차후 진척 사항을 설명한다는 얘기다.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회사 측이 미확정공시를 한 경우에는 공시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공시사항에 대한 확정내용 또는 진척사항을 재공시해야 한다.


리드코프 최대주주 누구?


한편,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서 부회장은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둘째 처남으로 알려져 있다.


김 회장의 아내인 서영민 여사의 작은 남동생이 바로 서홍민 부회장이다. 서 부회장은 경영자문을 맡은 미등기임원 부회장 직책이지만 실질적인 리드코프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리드코프의 지분 12.38%를 보유하고 있는 디케이디앤아이가 리드코프의 최대주주이고, 디케이디앤아이의 지분 27.58%를 소유하고 있는 디케이마린이 디케이디앤아이의 최대주주이다.


해운운송업과 철강 및 부산물도매업을 영위하고 있는 디케이마린은 지분 85%를 보유하고 있는 서 부회장이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어, 서 부회장은 사실상 리드코프의 최대주주라 할 수 있다.


[저작권자ⓒ 스페셜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스페셜 기획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