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전통 금복주, 구시대적 남녀차별로 휘청[전모]

박단비 / 기사승인 : 2016-03-14 17:4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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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하면 나가라”‥진급도 막았다?

[스페셜경제=박단비 기자]금복주는 대구의 지방주류 회사로, 60년 전통을 자랑한다. 하지만 최근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금복주를 검색하면 ‘금복주 퇴사’ ‘금복주 불매’ ‘금복주 결혼 퇴사’ 등 달갑지 않은 단어들이 잔뜩 달려 있다.


최근 논란이 된 ‘여성차별’ 논란 때문이다. 한 여직원의 용기 있는 고백으로 밝혀진 이번 사건은 유리천장을 없애자는 사회 분위기와는 정 반대로 나아가고 있는 금복주의 행보로 더욱 논란이 되고 있다.


소식 전하자 팀장부터 부사장까지 퇴사 종용
관행처럼 내려온 ‘여성 차별’‥승급도 별개다?


금복주는 대구의 지방주류 회사로, 60년 전통을 자랑한다. 하지만 최근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금복주를 검색하면 ‘금복주 퇴사’ ‘금복주 불매’ ‘금복주 결혼 퇴사’ 등 달갑지 않은 단어들이 잔뜩 달려 있다.


최근 논란이 된 ‘여성차별’ 논란 때문이다. 한 여직원의 용기 있는 고백으로 밝혀진 이번 사건은 유리천장을 없애자는 사회 분위기와는 정 반대로 나아가고 있는 금복주의 행보로 더욱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주 인터넷 검색어를 오르내린 건 ‘이세돌’과 ‘알파고’ 뿐이 아니었다. 금복주 역시 검색어에 올랐다. 전국적으로 판매하는 것이 아닌 지방 주류 회사가 이렇게 이름이 오르내리는 건 은 특이한 일이었다.


여직원 퇴사가 선례?


A씨는 SBS와의 인터뷰에서 그간의 사실을 낱낱이 밝혔다. 지난 2011년 입사한 A씨는 미대를 졸업한 이후 취직자리를 찾다 금복주에 입사하게 됐다. 제품 디자이너로 출발하게 된 A씨는 설렘에 가득했다.
A씨는 회사에서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4년제 출신 여성 정직원인 동시에, 지난해에는 최초로 여성 주임이 되기도 했다. 뛰어난 업무능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승승장구 했던 A씨는 개인적으로도 결혼을 앞두고 있어 ‘겹경사’를 맞이한 셈이었다.


하지만 회사 내에서는 겹경사가 아니었다. 회사 측에 결혼사실을 알리자 분위기가 급격히 차가워졌다. “결혼 날짜가 정확히 언제냐”는 질문부터 시작해 퇴사 종용을 하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분위기가 이상함을 감지했던 A씨는 녹취했다. 직접적으로 “나가라”라고 하거나 해고 처리를 하진 않았지만 분위기를 퇴사하도록 만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A씨가 녹음한 자료에 따르면 금복주의 부사장은 “규정이나 그런 것은 아무 것도 없어요. 없었지만 관습상 그렇게 내려왔을 뿐이고…. 결혼하고 난 뒤에 회사를 나간 사람들도 관습상 다 그랬었던 것뿐이다”라며 A씨의 퇴사를 종용했다. 또 부사장은 “지난 58년 동안 결혼한 여직원이 회사를 다닌 전례가 없었는데 왜 그것을 깨려고하냐”며 A씨에게 ‘전례’를 들먹였다.


A씨가 퇴사를 하지 않자 협박성 발언은 계속 됐다. “여직원이 결혼하고 계속 다니면서 드는 인권비는 생각 안했냐. 오늘 시댁에 제사 있어서 일찍 가야하고, 연차 쓰고 할 거 아니냐. 남직원들과 똑같이 숙직서.고 할 수 있냐”며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기획팀장 역시 A씨에게 험한 말을 입에 담았다. 기획팀장은 “네가 일 못 해서 나가는 게 아니잖아. 결혼하고 난 뒤에 다니는 여직원이 없었다는 얘기다”라며 전례를 거론했고 “결혼해서 애만 하나 낳는 순간에 화장실 가서 눈물 짜고 있다. 유축기, 수축기 들고 들어가서 화장실에서 짜고 앉았고”라며 모욕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 SBS뉴스화면 캡처

전통의 주류회사, 갑질도 전통?


A씨가 퇴사를 계속해 거부하자 부사장은 “조직하고 개인하고 대항할 경우 개인이 조직을 이길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앞서 일했던 여직원들이 모두 대항하지 못한 채 회사를 떠나야 했기 때문이다. 해당보도에 따르면 금복주에서 근무했던 다른 여직원들 역시 “다 결혼할 때 그만 뒀다. 언니들도 그래왔기 때문이다. 여기는 결혼하고 못 다니니 관둔다고 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회사 측은 ‘인사발령’에 불만을 품은 A씨가 이 같은 일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오해의 소지는 충분하다.


‘디자이너’로 입사한 A씨를 11월 홍보팀에서 판촉팀으로 발령을 한 것이다. A씨는 이 같은 닐이 ‘퇴사 거부’에 따라온 조취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디자인과 판촉은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이다.


만약 회사 측의 주장대로 성과가 나지 않았다면 ‘성과’에 관련되어 결정되어야 하는데 전혀 상관없는 팀으로 갈 경우 성과는 더욱 날 수가 없다.


결국 여성은 계속 된 압박에 지난 1월 대구고용노동청에 부당 전보 조치 진정을 접수했다. 진정을 접수하자 이 직원을 또 다시 디자이너로 복직시켰다. 만약 자신들이 주장했던 것처럼 ‘저성과’로 인한 인사발령이었다면 당당히 판촉팀에 놔두었어도 될 일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A씨를 본래 자리로 복직시키며 자신들이 잘못 된 것을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행동을 했다.


현재 이 사건은 대구고용노동청 뿐 아니라 국가인권위원회가 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인권위는 지난 4일 금복주의 회장과 부회장 모두에게 조사 통보를 했지만 둘 다 회사 업무를 이유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A씨는 회장과 대표이사를 남녀 공용평등법 위반 등의 혐의로 노동청에 고소한 상태로 알려졌다.


남녀 고용평등법, 있으나 마나?


대구서부고용지청은 금복주의 관계자들을 불러 서둘러 조사하고, A씨의 증거와 고소 내용 등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사법처리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결혼을 한다고 해서 퇴사를 종용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예전과 달리 요즈음에는 맞벌이 가정이 늘고 있다. 아이가 태어나더라도 직원 당사자가 버거워 퇴사하는 경우는 있어도, 단순히 결혼을 했다는 이유로 퇴사를 종용하는 경우 ‘갑을 논란’을 일으킬 여지가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스페셜경제>는 금복주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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