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퍼컴퍼니 비자금 논란에 황제배당까지

[스페셜경제=박단비 기자]오리온 담철곤 회장이 새해부터 구설수에 올랐다. 황제배당부터 페이퍼 컴퍼니 논란까지 불거졌다. 이뿐 아니라 최근에는 아들인 담서원씨에게 평법 증여 논란까지 닥쳤다. ‘트리플 악재’인 셈이다.


특히 그간 담 회장 뿐 아니라 이화경 부회장 부부는 ‘황제배당’ 논란이 끊이지 않은데다, 이번에는 또 아들의 문제까지 불거지며 ‘논란 종결자’ 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약 5년간 1400억원대 배당‥올해도 100억원
‘부전자전’ 아들사랑 증거남은 ‘랑방 아이팩’


오리온은 최근 지난해 실적을 발표했다. 오리온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20.7% 증가한 3004억원을 기록했다고 11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조3826억원으로 8.3%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1819억원으로 4.3% 증가했다.


‘기업은 승승장구’ 하고 있지만 기업을 이끌고 있는 오너는 정작 오너리스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오리온 담철곤 회장에 관련된 기사를 찾아보면 썩 달갑지 않은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중국에서의 성공 등은 있지만, 최근 몇 년 간은 비자금과 횡령, 페이퍼컴퍼니 등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담씨 일가, 부전자전?


특히 최근에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편법 증여 논란이다. 사실 이 작업이 처음 밝혀진 것은 지난 2015년이었다. 담철곤 오리온 회장이 집행유예 기간 중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아들인 서원 씨에게 중국 내 포장지 회사인 ‘랑방아이팩’을 넘긴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당시 군복무 중이었던 서원 씨는 홍콩에 있는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중국 오리온 법인의 물량을 전량 제조하는 연매출 300억원짜리 포장지 회사를 손쉽게 인수할 수 있었다. 담철곤 회장의 아들 서원 씨는 2013년 5월13일 185만 달러(20억원)를 투자해 홍콩에 페이퍼컴퍼니인 ‘스텔라웨이’를 세웠다.


‘스텔라웨이’는 설립 두 달 만에 오리온의 자회사 아이팩으로부터 중국 오리온의 포장지를 전담 생산하는 ‘랑방아이팩’을 인수할 수 있었다. ‘페이퍼 컴퍼니’로 의심받을 정확은 충분했다. 이 뿐이 아니었다. 랑방은 중국 허베이성의 개발구역으로 오리온의 스낵 공장이 들어서 있는 곳으로, ‘랑방아이팩’은 오리온의 중국 현지법인인 오리온푸드와 오리온푸드 광저우, 오리온푸드 상하이 등에 국내 아이팩과 똑같은 구조로 포장재를 독점 납품하고 있다.


랑방 아이팩 팩킹이 오리온의 중국 현지법인을 통해 벌어들인 매출은 2010년 167억원이었지만 담 회장이 구속에서 풀려난 2012년에는 303억원으로 무려 81%가 증가했다. 이어 2013년 매출 262억원, 당기순이익 17억원을 올린 알짜회사다.


아이팩은 2013년 랑방 아이팩을 매각했는데 당시 매각 대상과 금액은 확인되지 않지만 이번에 담 회장 아들이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매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아이러니 한 점이 있다. 인수 당시 서원 씨는 25살로 군복무 중이었으며 독자적으로 회사 인수를 추진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업계에서는 담 회장이 아들에게 아이팩과 같은 ‘현금 마련 창구’를 넘긴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또 발각 됐다?


문제는 이뿐이 아니었다. CBS에 따르면 최근 서원씨는 지난해 하반기에 ‘랑방아이팩’을 오리온 중국에 판매했다. 당시 서원씨는 약 300억원에 매각했다. 불과 2년 전에 215억원에 사들였던 회사를 몇 십억원의 차익을 붙여서 판매한 것이다.


이것도 논란이 되자 이후에서야 부랴부랴 매각한 것이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차익’을 남기며 논란의 여지를 남겨뒀다. 이뿐만이 아니라 당시 시세보다 적은 가격에 지분을 넘긴 것 역시 부당 증여 논란이 일고 있다.


업계에서는 ‘부전자전’이라며 이들의 행보를 탐탁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다. 담철곤 회장역시 지난 2006년 홍콩에 ‘PLI(Prime Link International Investment Limited)’라는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었고, 이후에 한 일이 바로 랑방아이팩 인수였기 때문이다.


고액배당 논란까지 ‘첩첩산중’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라 고액배당에도 있었다. 담철곤 회장과 이화경 부부가 매년 엄청난 배당금을 가져가 황제배당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에도 이들 부부는 100억원에 이르는 거액을 배당금을 받아 논란이 일었다.


노컷뉴스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2011년부터 지난 해 조사 시점까지 합계 1400억원대 고소득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오리온 뿐 아니라 계열사로부터 받은 연봉과 현금 배당까지 더해져 이 같은 금액이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리온은 주식현금 배당금을 꾸준히 올렸다. 특히 2014년에는 주당 3천원에서 주당 6천원으로 2배를 올리며 담철곤 회장이 43억원, 이화경 부회장이 52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2015년 역시 100억원의 배당금을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주당 6000원이기에 이화경 부회장과 담철곤 회장 모두 지난해와 비슷한 배당을 받는다. 배당금도 98억원에 이른다.


이들은 연봉에 있어서도 엄청난 금액을 받고 있다. 지난 2013년 담 회장이 43억원, 이 부회장이 43억원의 연봉을 받으며 유통·식품 업계에서 내로라하는 사람들을 모두 제치고 최고 연봉자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대해 오리온 관계자는 <스페셜경제>와의 통화에서 "1400억원이라는 부분은 개인 납세 정보이기 때문에 그룹차원에서 정확한 수치를 말할 수는 없지만 사실이 아닌 것 만은 분명하다"며 "2013년 공개된 이후 자체적으로 삭감했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고배당 역시 알려진 것과 크게 다른 부분들이 많다"고 답했다.


랑방 아이팩에 관련한 논란에 대해 오리온 관계자는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있어 흡수했는데 이 과정에서 차익이 생긴 것이 논란이 된 것 같다"며 "차익 중 30억원은 기부를 했지만, 아직 절차로 인해 나머지 금액은 기부를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개인 회사였기 때문에 정확한 매각 가격은 알 수 없지만, 1원도 남기지 않을 것은 분명히 말할 수 있다"며 "재단에서도 기부액을 받으면 소진을 시켜야 하는데, 아직 소진이 되지 않아 전액 기부를 하지 못했다. 전액 사회 환원은 이미 진작 결정된 사항이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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