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바닥…‘SM6’ 구원투수 될까

[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지난 2000년 르노-닛산 얼라이언스가 삼성으로부터 인수해 탄생한 르노삼성자동차. 글로벌자동차 브랜드 르노와 국내 최고의 기업의 만남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출시 초기 SM5와 SM3가 자동차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으나 이후 르노삼성차는 고객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한국시장에서 3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르노삼성은 현재 업계 최하위로 탈꼴찌를 면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르노삼성은 올해를 도약의 해로 정하고 비상(飛上)을 꿈꾸고 있다. 첫 단추는 SM6. 올해 5만대를 목표하며 3위 자리까지 노리겠다는 것이 르노삼성의 계획이다. 하지만 업계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에 <스페셜경제>가 르노삼성의 도약 가능성을 살펴봤다.


지난 13일 르노삼성자동차는 한서대학교 비행교육원에서 중형 세단 SM6를 최초로 공개했다. SM6는 르노삼성과 르노가 공동 개발한 중형 세단으로 지난 2015년 7월 유럽시장에서 ‘탈리스만’으로 공개된 모델이다.


프랑수아 프로보 르노삼성자동차 사장은 이 자리에서 “SM6는 2016년 중형 세단 시장의 새바람을 일으킬 것”이라며 자신 있게 말했다. 이는 르노삼성의 도약과도 직결되는 부문이다.


‘SM6’ 구원 투수 될까


SM6의 판매는 올해 르노삼성의 도약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박동훈 부사장은 “기술과 감성 측면에서 모두 만족할 만한 차다. 업계 최초·최고의 품질로 중형 세단의 새 기준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르노삼성은 올해 SM6의 판매량을 5만대로 잡았다. 이는 최소한을 뜻한다.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르노삼성의 판매량은 8만대를 조금 웃돈 수준이다. 박 부사장은 “올해 5만대 이상 판매해 국산차 3위에 올라가겠다”는 목표를 언급했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내수 8만17대 수출 14만9065대를 판매해 전년대비 34.9% 늘어난 22만9082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수출을 주도한 것은 소형 SUV로그다. 이 모델은 수출의 대부분인 11만7560대를 차지하고 있다.
내수 시장은 QM3가 2만4560대, SM5 2만3866대, SM3 1만5259대, SM7 8485대, QM5 6804대 순이었다.


SM6의 5만대 판매 목표는 르노삼성의 주력 모델인 QM3의 판매량에 두 배가 넘는 것이다. 르노삼성은 SM6를 앞세워 경쟁을 펼치고 있는 한국GM과 쌍용차를 제치고 내수 3위에 오르겠다고 선언했다.


SM6는 전장, 전폭, 전고는 SM5와 유사한 반면 축거(자동차의 앞바퀴 중심과 뒷바퀴 중심 사이의 거리)는 SM7과 같은 2.81m로 낮은 안정감을 이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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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국내 최초로 운전자별 프로파일 설정, 5가지 모드 7인치 TFT 계기판, 5가지 색상의 앰비언트 라이팅, 8.7인치 S-Link 시스템, 무손실 디지털 음원 재생 기술 등이 탑재됐다.


동급 최초로는 풀-LED 헤드램프, 3D 풀 LED 테일램프, 직분사 엔진ㆍ듀얼클러치 트랜스미션, 19인치 휠, 8 스피커 오디오, 초당 100회 조정 액티브 댐핑 컨트롤(ADC), 헤드-업 디스플레이, 올 어라운드 파킹 센서, 스탑앤스타트 등이 담겼다.


르노삼성은 경쟁사의 쏘나타와 K5, 말리부와 함께 그랜저와 같은 준대형도 SM6의 경쟁상대로 손꼽았다.


3위 탈환 가능할까(?)

먼저 르노 앞에 있는 곳은 쌍용차다. 지난 2013년 쌍용차는 내수 판매 4위를 기록했고, 다음해인 2014년엔 르노삼성이 역전했다. 하지만 2015년 쌍용차는 티볼리에 힘입어 르노삼성을 끌어내렸다.


르노삼성은 3월 SM6를 출시하며 기세를 잡은 후 하반기 QM5 완전변경 모델을 출시하며 쌍용차를 누르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지난 2007년 선보인 QM5도 9년 만에 완전히 바뀐 모델로 선보인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그동안 완전변경 모델이 적은 상황 속에서도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했다”며 “올해에는 완전변경모델과 탈리스만 출시가 있어 기대감이 크다”고 설명했다.


박 부사장은 “2016년에 2∼3개 차종을 더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힌 만큼 이들 모델을 제외한 신차가 있을 가능성도 크다.


박 부사장은 “2015년은 새로운 디자인 변경 모델에 대한 꾸준한 판매신장과 QM3의 인기 지속, 그리고 고객 서비스 강화 등에 초점을 맞추고 2016년의 도약을 준비하는 한 해였다”면서, “올해는 새로이 출시되는 다양한 신차 등을 통해서 라인업을 대폭 강화해 내수 3위의 목표를 달성하는 의미 깊은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르노삼성이 4위로 올라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쌍용차는 지난해 큰 인기를 누렸던 티볼리의 롱바디 모델을 1월 출시하고 연말에는 렉스턴 후속모델을 공개할 예정이다. 렉스턴 후속 모델은 지난 2001년 이후 15년만에 출시하는 것으로 국내 SUV소비자들은 큰 관심을 갖고 있다.


‘토션빔’ 논란 <왜>


하지만 르노삼성은 SM6를 새롭게 선보였지만 시장에서의 반응은 나눠진다. 가장 큰 논란은 토션빔이다.


토션빔 서스펜션은 코너링에 장점이 있지만 뒷좌석 승차감은 멀티링크 서스펜션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르노삼성 측은 “국내 지형 특성을 고려해 멀티링크와 토션빔의 장점을 포기할 수 없었다”며 “3년여에 걸쳐 코너링과 핸들링을 중시하는 토션빔 시스템에 특별한 장치인 ‘필터드 스핀들’을 추가해 ‘AM링크’라는 독특한 기술 개발했다”며 “한국 고객은 물론 글로벌 고객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부사장은 “토션빔 논란은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고 어떤 의도를 갖고 논란이 되고 있는지 알고 있다”며 “하지만 차량 가격을 낮추기 위한 선택이라는 말은 절대로 틀린 말이다”고 항변했다. 르노삼성의 3위 도약의 걸림돌 중 하나는 리콜이다. 지난해 국내 자동차 제조사 중 가장 많은 제작사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국토부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엔진마운트를 고정하는 볼트 결함으로 SM3와 SM5를 39만2000여대를 리콜 했다. 여기에 스페인에서 수입해 판매하는 QM3 리콜 2만대를 포함하면 약 42만대에 이를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에서 이뤄진 리콜 약 100만대의 40%가 넘는 수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르노삼성이 올해 신차를 대거 선보이며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며 “하지만 쌍용차와 한국GM의 분위기도 나쁘지 않아 3위 달성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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