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 다른 시공·시행사…숨기기 급급?

[스페셜경제=고수홍 기자]수도권 주거지역으로 각광받고 용인 수지구에서 최근 웰빙라이프를 표방한 연립형 주택단지가 분양돼 눈길을 끌고 있다.


한양건설이 시공을 맡은 광교산 한양수자인 더킨포크가 그 주인공으로 광교산 자락의 한적한 부지에 위치해 쾌적한 환경과 적은 세대수로 수요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입주 예정자들의 불만이 커진 것으로 나타나 그 연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분양광고와 다른 설계도면…주차장·지하창고 ‘협소’
불편 우려에 계약자 ‘탄식’…시행사 측 ‘사실무근’


광교산 한양수자인 더킨포크는 기존 대형아파트와는 차별화되는 소규모 웰빙라이프 단지를 내세워 분양에 성공한 케이스다. 4만2000㎡에 달하는 부지에 들어설 건물은 4층 위주로 구성, 총 294세대의 한적한 단지로 기획됐고 30개동으로 이뤄져 주거단지로서 기능을 갖출 수 있도록 해 차별성을 부각했다.


흥행 성공한 ‘더킨포크’


특히 유휴 부지를 통한 정원 활용과 테라스, 세대별 지하창고 등 웰빙라이프를 실현하기에 손색이 없는 것은 물론 값 역시 84㎡ 단일 주택형으로 4억원대 선으로 책정돼 다양한 수요층을 공략하기에도 안성맞춤이었다. 대한토지신탁이 시행을, 한양건설이 시공을 맡았으며 2017년 입주를 위해 현재 시공 중이다.


이 같은 전략이 맞아떨어져 더킨포크는 지난 6월 시작된 1차 청약 결과 5.83대1, 2차 청약에서도 28.33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흥행에 크게 성공했다.


하지만 분양광고 과정에서 일부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 현재 입주예정자들의 불만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6일 <뉴시스>가 단독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더킨포크 분양과정에서 일부 과장 광고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더킨포크 30개 동 가운데 3개 동은 아예 지하 주차장이 없는 데다 단지 전체로도 주차 공간이 부족했으며 지하 창고나 비탈길 열선 설치도 허위 광고였다는 지적이다.


보도에 따르면 한양건설 분양관계자는 지난 6월 모델하우스를 연 후 분양광고나 상담에서 지하주차장, 지하창고, 단지 앞 열선 설치 등을 내세웠다. 하지만 입주예정자들이 이 단지의 도면을 열람한 결과 분양 당시의 광고 내용과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지하주차장 구조가 이상했던 것은 물론 지하창고 수도 모자랐다. 비탈길에 설치한다던 열선도 크게 모자랐다.


예비 입주민들은 분양상담사에게 동마다 지하주차장을 갖추고 있어 주차공간이 넉넉하다고 소개받았지만 정작 도면에서는 102동과 404동, 405동에는 지하주차장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 예비 입주자는 “대다수 입주 예정자들은 정원생활을 기대했고, 이곳이 광교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어서 자동차는 필수”라며 “만약 지하주차장이 없어서 다른 동에 넘어가서 주차 경쟁을 펼쳐야 한다는 것을 알았더라면 아예 청약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광고와 다른 설계도면?


그는 “한양건설에 항의했더니 ‘지하주차장이 없으면 옆 동에 주차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답변을 들었다”며 “도면에 나온 엘리베이터를 살펴보니 옆 동과 이어지도록 설계되지도 않아 다른 동으로 넘어가 주차 경쟁을 벌여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가구당 주차 공간이 1대에 미치지도 못하는 동도 있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예비입주자는 “10개동 주차공간이 세대별로 1대도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입주 후 주차문제로 주민들끼리 얼굴을 붉히는 일이 자주 벌어질까 봐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이외에도 모델하우스 곳곳에서 현수막을 통해 선전됐던 ‘세대별 지하 전용창고’도 문제가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수의 입주 예정자들은 분양 관계자들 역시 “지하주차장에 주차하고 캠핑용품을 지하창고에 바로 넣을 수 있어 편리하다”고 홍보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입주 예정자들은 도면을 확인한 후 ‘지하주차장의 창고 개수가 세대수보다 부족하다’고 따졌지만 제대로 된 답변을 듣지 못했다. 또한 비탈길에 열선을 깔겠다는 것도 거짓말로 밝혀졌다.


분양 관계자들은 “이 단지는 비탈에 자리잡고 있어서 눈이 오면 즉시 녹을 수 있도록 비탈길 전면에 걸쳐 열선을 깔 것”이라고 선전했지만 열선은 진입로에만 설치 중이었다. 현재 예비 입주자들은 입주민 커뮤니티를 만들어 분양관계자에게 계약 당시 설명했던 것과 똑같은 조건으로 시공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 예비입주민은 “지하주차장, 창고, 열선 등이 갖춰질 것이라고 얘기했기 때문에 청약한 것”이라며 “만약 거짓말인 줄 알았다면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이번 논란에 대한 정확한 확인을 위해 한양건설 관계자와 통화를 해본 결과 일부 문제에 대한 입장을 들을 수 있었다. 한양건설 관계자는 보도가 된 사항에 대해 직접적 답변은 하지 않았지만 “입주 예정자들이 적극적 대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추후 시행사인 대한토지신탁에서 설계변경 등을 요구할 경우 이를 따라야하지 않겠냐” 등의 하소연을 했다.


갈등소지 남았나


하지만 시행사인 대한토지신탁은 통화에서 “해당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란 답변을 남겨 의아함을 더했다. 보통 분양광고 등은 사업 주체인 시행사 검토 하에 진행되는 점을 고려하면 시행사와 시공사 간의 사뭇 다른 대처가 시행사의 곤란을 반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정황도 따른다.


입주예정자들이 설계 변경을 요구할 경우 시행사 입장에서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것에 대해 설득을 해야 하지만 이미 계약이 끝난 상황에서 추가비용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어렵고 입주예정자들의 입장에서도 추가비용 수용은 당황스러울 수 있다.


이것이 추후 입주민들의 대응 여부에 따라 소송 등으로 번질 수 있고 시행사 입장에서는 집의 가치가 떨어진 걸로 인정될 경우 그 차액만큼 보상해주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행사의 곤란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입주민들의 항의에 대한토지신탁은 온라인으로 “예비 입주자들은 법적 단체가 아닌 임의단체여서 우리와 의사 도출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답변을 내놨다는 점을 봤을 때 입주예정자들과의 마찰 등 일이 악화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단순히 상담사의 상담 실수라는 주장이 나왔단 점도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모델하우스 상담 직원들은 보통 프리랜서인 경우가 많아 시행사나 시공사는 상담사는 우리 직원이 아니다'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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