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천 500대’기업에 선정된 삼성전자 등 14개사들의 수익 창출 능력이 외국 기업들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셜경제=김은지 인턴기자]한국 대기업들의 수익 창출 능력이 안 좋은 평가를 받았다.


미국 포천(Fortune)지가 선정한 ‘글로벌 500대’ 기업에 3년 연속 포함된 439개 외국 기업과 한국 기업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대표 기업들이 선진국 대기업보다 수익 창출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로 ‘무력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


포천 조사에 포함된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포스코·현대중공업·LG전자 등 14개사다. 이 14개사의 매출액 합계는 한국 전 산업을 통틀어 25%에 달한다. 이는 766개 코스피 상장 기업 매출액 합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는 것이다.


아울러 한국은 ‘포천 500대’기업을 14개로 7번째로 많이 배출했다. 미국(128개사)과 비교해서는 8분의 1정도지만 산업 강국 독일(29개), 호주(8개), 스페인(8개) 보다 ‘포천 500대’기업을 2배 가까이 더 많이 보유하고 있다.


韓 대기업, ‘수익률 뒤처져’


이들의 지난해 평균 수익률(4.52%)은 글로벌 평균(5.37%)보다 0.85%포인트 낮았다. 미국 대기업의 평균 수익률(7.44%)과 중국 기업 수익률(5.49%)에도 뒤처진다.


게다가 매출액도 하락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를 보면 2년 연속 매출 하락이고 지난해부터 매출(206조원)이 내려가 올해는 200조원 미만으로 매출이 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 된다. 또한 지난해 영업이익도 1년 전 대비 30% 넘게 급감했다. 현대자동차도 2012년부터 영업이익이 3년째 감소되고 있는 중이다. '포천 500대'에 포함된 다른 한국 기업들도 비슷한 처지에 빠져있다.


경희대 안재욱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 대표 기업들이 역사가 오랜 선진국 기업보다 돈 버는 능력이 못하다는 사실은 기업의 무기력증을 보여주는 위기 신호"라고 말했다.


또 하나의 문제는 ‘포천 500대’기업의 특정 업종에 편중된 것이다. 50개 업종 중에서 한국 기업이 속한 분야는 20%(10개)이며 나머지 80% 업종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휴대폰·조선(造船)에서 세계 최선두권인 삼성전자와 현대중공업을 제외한 8개 업종의 경우 각 분야에서 '세계 1위' 기업과 적게는 1.3배, 많게는 18.2배까지 매출 격차를 보인다.


예를 들어 현대차의 지난해 매출액(847억달러)은 일본 도요타(2477억달러)의 3분의 1 수준이고 롯데쇼핑의 매출액(266억달러)은 미국 월마트(4856억달러)의 5.5% 정도다.


해결 방안 없나?


그래서 전문가들은 본원 경쟁력 강화를 해야 한다고 조언 하고 있다. 전경련 이승철 부회장은 "외국은 R&D 확대를 위해 범정부 차원의 지원을 늘리는데, 한국 대기업의 R&D 인건비 세액공제율은 2013년 3~6%에서 올해 2~3%로 반토막 났다"며 "R&D 세제 지원을 강화하고 주식 매각 차익에 대한 세액 공제 같은 인센티브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딜로이트컨설팅 김경준 대표는 "음료의 코카콜라, 의류의 유니클로처럼 여러 분야에서 세계 1등 한국 기업이 등장하도록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국내 사업 재편은 물론 선진국 기업 등을 상대로 M&A를 하면 경쟁력 강화에 도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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