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에 치이고 실적은 ‘시들시들’

[스페셜경제=박단비 기자]풀무원이 최근 들어 각종 논란에 휘말리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노조가 파업을 하는 과정에서 ‘갑을 논란’이 불거지면서 ‘바른’ 기업 이미지에 먹칠을 하게 됐다. 이러한 가운데 실적마저 나날이 떨어지며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만약 파업이 장기화 돼서 논란이 계속 불거진다면 ‘풀무원’이라는 이름에 대한 이미지가 함께 망가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갑질’ 딱지는 쉽게 떨어지지 않기에 풀무원도 이를 유념해야 할 것이다.


“회사 CI 훼손하지 마”‥갑을 논란 ‘활활’
계속 되는 적자에도 무리한 투자 “괜찮나”


풀무원이 최근 주력계열사인 풀무원 식품의 자금 수혈로 인해 ‘빨간 불’이 켜졌다. 지난 8월 7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메운데 이어 올 연말까지 외부투자자 유치를 통해 1000억원 규모의 추가적인 자본 확충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서 머리가 아픈 가운데, 노조의 파업까지 더해지며 비난을 사고 있다. 특히 풀무원 운송차량의 경우 ‘갑을 논란’까지 불거지며 ‘바른먹거리’로 이미지를 닦았던 풀무원에게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예 계약 논란


현재 충북 음성군 풀무원물류센터 앞에서는 화물연대 충북지부 운송 노동자들이 파업을 진행중이다. 지난달 4일부터 시작된 파업은 ‘도색유지 서약서’로부터 발발됐다.


이 서약서에는 차주들이 운송차량 외부의 흰색 바탕에 녹색의 풀무원 브랜드 로고(CI)를 훼손하지 않기로 하고, 이를 어길 경우에는 페널티를 물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만약 훼손을 하게 되면 ▲월 운송료 2배의 금액을 지급 ▲3일 이내 원상복구하지 않을 경우 3일 초과일부터 월 운송료의 1/30씩 과징금 배상 ▲운송원 교체(계약해지)시 아무런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풀무원은 “강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지만, 강요만 아니었을 뿐 사실상 이를 서약하지 않을 시의 상황은 만만치 않았다.


풀무원CI를 도색 했을 경우와 하지 않았을 경우에 따라 차량 매매 시 수천만 원의 프리미엄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당초 회사 측은 2차례의 운송거부 사태 시 운송차량 외부의 풀무원CI가 화물연대 소속 차주들에 의해서 심하게 훼손당하는 사태가 발생하자 합의과정에서 브랜드이미지 타격을 우려해 도색을 완전히 지워줄 것을 요구했다.


도색을 지우는 과정에서 차주들이 발칵 뒤집혔다. 운송차량에서 풀무원CI를 지울 경우 수천만 원의 프리미엄이 사라질 수도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화물연대 분회장을 포함해 전원이 운송차량의 외관 상태를 유지하고 낙서, 스티커 등 어떠한 훼손행위도 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하게 된 것이다.


노조 측은 이들은 합의서와 별개로 3월 회사 측에 자발적으로 제출한 운송용역 차량 외부 도색유지 서약서가 노예계약서라며 완전 폐기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풀무원은 이번 사태의 불씨가 된 차량의 회사CI를 지우고 백지로 운행할 것을 요구했지만 노조는 이에도 반대하고 있다. 만약 차량에서 풀무원 CI를 지울 경우 차량매매 시 CI가치로 인해 받을 수 있는 수천만원의 프리미엄(권리금)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끝없는 물 붓기, 언제 끝날까?


풀무원의 골칫거리는 이 뿐이 아니다. 해외 사업들이 줄줄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 두 해의 문제가 아니라 벌써 2010년 이후 계속된 침체 상태이다. 자회사 풀무원식품이 미국과 일본에서 적자에 허덕이고 있어 모기업 풀무원의 재무와 신용도까지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풀무원식품(별도재무제표)은 지난해 163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2013년 12억원 대비 크게 개선된 반면 해외법인 실적을 포함하는 연결재무제표 순이익은 16억원에 불과했다. 2011년 4분기 미국법인 지분을 지주회사인 풀무원으로부터 넘겨받은 뒤부터 풀무원식품의 재무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미국 법인인 풀무원USA는 지난해 173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2012년에도 140억원, 2013년엔 311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액도 2012년 1342억원에서 작년 1008억원으로 2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 도저히 개선 여지가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69억원을 투자해 지분 48.8%를 인수한 일본 두부업체 ‘아사히식품공업’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100억원의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78억원에 이어 올 1분기에도 28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손실이 줄어들지 않고 있어 큰 고민거리 중 하나가 됐다. 중국 합작법인 ‘상해포미다유한공사’도 지난해 12억원의 손실을 냈다.


이러한 손실이 되는 가운데서도 풀무원은 좀처럼 포기하지 못하고 ‘무리수’를 투척하며 모기업마저 위험에 처하고 있다. 이 위기를 탈출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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