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한국석유공사가 유사시 사용할 석유비축량은 채우지 못하면서도 수익을 올리려고 비축유국제거래에 나섰다가 4000억원의 손실만 떠 앉을 것으로 보여 논란이 되고 있다.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박완주 의원이 한국석유공사에서 제출한 ‘석유비축계획 및 충유율’과 ‘비축유 판매 및 재 구매내역’을 분석한 결과 정부석유비축사업 20년이 지나도록 목표대비 비축율은 70%를 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1979~1980년 2차 석유파동 당시 국내 석유수급 안정과 단기적 국가석유수급을 위해 1995년 1차 석유비축사업에 들어갔다.

비축시설과 비축량은 2004년까지 154백만 배럴이었지만, 유가급등과 예산부족 등 4차례 조정 끝에 107만 배럴로 줄였는데도 비축목표를 한 번도 채우지 못했다.

비축시설을 만들고는 비축량을 채우지 못한 것도 문제지만, 석유공사는 시설임대 등으로 수익이 발생하자 손쉽게 더 많은 수입을 올리려고 비축석유 국제거래에 나섰다가 큰 손실만 떠 앉았다.


박 의원은 “2004년과 2005년 비축유 813만배럴을 배럴당 평균 50.94달러에 팔아 4,141억원의 수익을 올렸지만 이후 재구매 과정에서 유가가 급등해 5,561억원을 들이고도 556만배럴 밖에 확보하지 못했다”며 “기존 손실액에 모자란 257만배럴을 더 사들이는데 들어갈 비용을 더하면 약 4,000억원의 손실이 생길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석유공사는 비축유를 매각 후 1년 이내 의무적으로 재구매 해야하는데 가격이 올라갔다. 결국 2009년에야 재구매에 들어갔고, 팔 때보다 15.5%가 오른 배럴당 58.86달러로 99만8000배럴을 사들였다.

국제유가는 2010년이 되자 더욱 험악해졌다. 배럴당 평균 76.89달러로 전년 대비 31%나 폭등했다. 석유공사는 또 다시 분할구매를 선택해 252만배럴만 사들였다


최악의 선택은 2011년이었다. 석유 값은 배럴당 평균 107.37달러로 올랐다. 수익을 꿈꾸며 매각한 석유 값의 2배가 넘었다. 석유공사가 이 해에 148만배럴을 재구매하며 사용한 돈은 무려 1810억원이었다. 올해까지 사들이고 있지만 아직도 257배럴은 사업비가 없어 재구매를 못하고 있다.

석유공사는 당초 매각대금으로는 재구매가 어림없자 2008년부터 비축기지 운영수익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이렇게 전용된 운영수익금은 3072억원에 달했다.

박 의원 “석유비축사업은 비상시 국가안보를 위한 사업으로 충유율을 높여야 하는데 석유공사의 태도는 한심스럽다”며 “멋대로 사업비를 전용하고 이를 허용한 문제에 대해 일벌백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