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손실 ‘눈덩이’‥위탁경영 ‘난색’

[스페셜경제=조경희 기자]성동조선해양에 대한 플랜B가 고려되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성동조선해양 위탁경영을 두고 지난 6월 29일부터 30여명 정도를 구성해 ‘성동조선 위탁경영 TF’를 꾸린 상태이지만, 삼성중공업이 2분기 대규모 손실이 예고되면서 성동조선해양에 대한 위탁경영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

특히 최근 대우조선해양 또한 대규모 부실이 드러나면서 조선업 전체에 대한 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이런 위기 속에서 쉽사리 성동조선해양에 대한 위탁경영을 결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우려 또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들은 삼성중공업이 위탁경영을 포기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플랜B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 실사 이번주 마무리‥최종결론 ‘미지수’
5월 3000억 자금 지원 이달 ‘바닥’‥추가 재원은?


조선업계가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암울한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처음부터 삼성중공업이 위탁경영을 위한 실사를 진행했을 때에도 가장 큰 관건이었던 업황 불황이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당장 올해 초 삼성중공업의 해양플랜트 부문 부실에 이어 연이어 현대중공업의 부실이 커지면서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대우조선해양의 2조원대 부실이 드러나면서 업계가 충격에 빠진 상태다. 일각에서는 고재호 전 사장의 연임 이슈 등과 맞물리면서 회계반영이 늦어졌다는 평가 또한 나오고 있다.

또 한쪽에서는 빅배스 차원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조선3사의 위기가 모두 한꺼번에 불거져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위탁경영 제안을 받았던 삼성중공업은 성동조선해양의 야드(yard) 사용 등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으나 결국 ‘실적’이 발목을 잡는 형국이 됐다.


삼성중공업, 2분기 1조이상 손실↑


삼성중공업은 2분기 해양플랜트 프로젝트(오프쇼어)에서 1조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은 나이지리아 에지나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와 호주 이치스 CFP(해양가스설비)에서 발생한 약 1조 7000억원의 공사손실충당금을 2분기 실적에 반영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충당금이 반영될 경우 상반기 순손실은 1조 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양플랜트 부문에 대한 손실은 삼성중공업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미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이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엄청난 손실을 봤고 실제로 해양플랜트 부문에 대한 수주는 중단한 상태다.

이런 상태에서 삼성중공업이 성동조선해양에 대한 위탁경영에 나설 경우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 이미 지난 2011년 말~2012년 초에도 성동조선해양에 대한 위탁경영을 검토하다가 포기한 바 있어 이번에도 위탁경영이 사실상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플랜B 고심하는 수출입은행


더욱이 최근 2조원대 손실을 낸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과거 대한조선을 3년간 위탁경영 하다가 업황 불황으로 인해 손을 놓은 사례가 있다.

또한 수출입은행이 제안한 삼성중공업 외 한진중공업의 경우 조선 비중이 30%로 축소된 상황에서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한진중공업의 경우 조선부문은 국내 보다는 ‘필리핀 수빅조선소’에서 대부분 진행되기 때문에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입은행의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수출입은행은 성동조선해양 지분 70.71%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중공업과 한진중공업에 위탁경영을 제안했지만 업황 불황으로 인해 사실상 위탁경영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한진중공업 역시 자율협약을 맺고 있어 위탁경영을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특히 성동조선해양은 지난해 5월 3000억원의 자금을 성동조선해양에 투입했는데 이 자금 또한 이달 말 바닥날 예정이어서 빠른 대응방안이 필요하다.


△성동조선해양 주주현황(4월 3일 감사보고서 기준, 전자공시시스템)
채권단 추가자금지원 vs 워크아웃?


이에 따라 성동조선해양은 추가 자금지원이나 혹은 워크아웃에 돌입하는 등 2가지 방안이 남은 것으로 관측된다.

성동조선해양의 영업이익은 2012년 -1675억원, 2013년 -1916억원, 2014년 -3395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추가 자금지원을 하든지 혹은 기업회생결정을 내리든지 빠른 결정이 우선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최대의 변수는 채권단의 입장인 것으로 보여진다. 당장 수출입은행에서는 워크아웃 보다는 자금지원을 통해 성동조선해양이 자생력을 기를 수 있는 방향으로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5월에도 3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해왔고 지금 현재 위기 속에서도 조선업계가 성동조선해양에 대한 위탁경영을 최대한 이끌어낸다는 것이다.

하지만 성동조선해양의 채권단은 수은 외에도 우리은행, 농협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군인공제회 등이 있다. 이미 STX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에 대한 합병이 한 차례 지적됐을 때에도 채권단간 의견이 걸려 합병 자체가 무산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단순히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채권단에서는 여러 가지 방안 중 하나로 검토하다가 결국 무산됐다는 점에서 채권단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아울러 5.16% 지분을 가지고 있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지난 4월 성동조선해양 지원을 그만두겠다고 결정했으며 15.00%를 보유하고 있는 우리은행 또한 추가 자금지원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지난 5월 있었던 자금지원에서도 수은 자체적으로 3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한 것이다.

2016년에 이르러서야 자체 현금을 통해 운영이 가능하다고 평가받는 성동조선해양에 대해 조선업계의 시선 전체가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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