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작업 종착역 어디…결국 OCI(?)

[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태양광발전용 잉곳 및 웨이퍼 제조 판매 기업 넥솔론이 매각작업에 들어갔지만 마땅한 인수 기업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넥솔론은 지난 8일 “비영업자산 매각 및 제3자인수(M&A) 추진에 대한 법원허가를 받아 주간사를 선정하는 등 매각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넥솔론 인수 희망기업이 많지 않은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사실상 지주회사격인 OCI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에 <스페셜경제> 넥솔론 처리 방안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는 OCI를 살펴봤다.

OCI그룹의 태양광 발전 소재 기업 넥솔론이 벼랑끝으로 몰리고 있다. 지난 2월 법원이 인가한 회생계획안에는 6개월 내 M&A작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못 박았지만 인수후보 찾기에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넥솔론을 인수할 수 있는 후보로 사실상 OCI외에 별다른 후보군이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영업손실과 자본잠식


넥솔론은 지난 8일 “비영업자산 매각 및 제3자인수(M&A) 추진에 대한 법원허가를 받아 주간사를 선정하는 등 매각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넥솔론은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해 8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지난 2월 5일 법원으로부터 회생계획 인가 결정을 받으면서 주식병합,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 채권의 출자전환과 주식 재병합 등 주주의 권리변경 등 조치를 취하게 됐다.


그로부터 5일후 OCI는 넥솔론의 매출채권에 735억900만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이우현 OCI사장은 “넥솔론에 대한 출자는 채권단의 결정”이라며 “넥솔론이 수요처기 때문에 빨리 정상화 되면 OCI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4년 연속 영업손실에 법정관리 行…자본잠식 한계 왔다
새 주인 놓고 업계 관심…OCI그룹, 인수 합병 놓고 장고


넥솔론은 지난 3월말 자본금 전액잠식으로 인한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하며 상장폐지를 모면했다. 넥솔론은 지난해 자본금 대비 자본총계 비율이 –539%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 넥솔론의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는 3624억원. 지난해 영업손실 786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손실액도 4189억원에 이르며 회생의 어려움을 나타냈다.


태양광 산업 업황 회복 지연에 따른 매출액 감소와 고정비 증가로 영업손실이 증가했으며, 자산손상차손 계상과 기업회생절차에 따른 충당부채 계상으로 손손실규모가 확대됐다고 밝혔다.


넥솔론 새주인 누구(?)


지난 7일 <뉴스1>과 투자은행 IB업계에 따르면 넥솔론은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인수·합병에 대한 허가를 받고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법원과 넥솔론은 삼일회계법인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실사를 진행 중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난 2월 5일 인가된 회생계획안에는 6개월 이내 넥솔론의 M&A작업을 시작하도록 돼있다”며 “최근 법원이 넥솔론의 매각을 허가하면서 관련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넥솔론을 인수할 수 있는 기업은 OCI그룹 밖에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우정 넥솔론 대표이사는 이수영 OCI그룹 회장의 차남으로 이우현 OCI 대표이사의 동생이다. 이우정 대표이사는 2007년 형인 이우현 사장과 각각 50억원씩 출자해 넥솔론을 설립했다.


넥솔론이 매각 주체로 시장에 나왔지만 해외 업계들의 발길도 뜸하다. 태양광시장이 과열되면서 가격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넥솔린이 매각 작업에 착수한 만큼 인수 대상자를 찾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넥솔론의 2대주주인 OCI를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해외 업체들을 대상으로 매각을 추진했지만 매수하겠다는 기업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적자를 탈출할 수 있는 뾰족한 묘안이 떠오르지도 않고 있어 사실상 구매가 가능한 기업은 OCI 뿐”이라고 말했다.


IB업계 관계자도 “넥솔론이 법원에 M&A 허가를 받은 것은 인수자를 찾았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OCI 외에는 넥솔론을 인수할 곳이 현재로 없어 OCI를 염두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난감한 ‘OCI’ 선택은


OCI도 넥솔론을 선뜻 구매하기에는 부담스럽다. 올 1분기 넥솔론이 354억1000만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손실이 140억8000만원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2618억9000만원 매출에 78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사실상 이득이 될만한 가치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2대 주주로 사실상의 지주회사인 OCI가 마냥 넋 놓고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것을 바로 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결국 넥솔론 인수는 OCI가 부실을 대신 떠안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OCI의 부담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넥솔론은 지난해 유형자산 취득에 72억원, 무형자산 취득에 600만원, R&D에 15억원을 각각 투자했다. 전년(유형자산취득 406억 원, 무형자산취득 1억4000만 원, R&D 26억 원)보다 80% 감소한 것이다. 대폭적인 투자 감소로 상황은 더욱 녹녹치 않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결국 넥솔론의 새주인은 OCI가 되겠지만 OCI로도 쉽지 않은 선택이다”며 “‘폭탄 떠앉기’가 될 수 있는 만큼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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