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앤캐쉬로 시작…‘종합금융그룹’ 날개 달까

▲최윤 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김상범 기자]아프로서비스그룹(회장 최윤)이 저축은행 인수 후 공격적인 영업을 바탕으로 몸집을 빠르게 키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공식 출범한 계열사 OK저축은행이 3분기 만에 총자산을 두 배 규모로 키워냈다. 또 대부업 비중 축소에도 대부업체 러시앤캐시가 꾸준히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는 점 역시 인상적이다.


아울러 씨티캐피탈 인수 추진과 폴란드 시장 진출 등 아프로서비스그룹은 다양한 영역으로 세를 넓혀가고 있다. 종합금융그룹을 꿈꾸는 최윤 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의 야심찬 행보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OK저축은행, 3분기만에 ‘자산 2배’…1조4000억 돌파
씨티캐피탈 우선협상대상자…대부업 축소 만회 복안?


아프로서비스그룹은 지난해 7월 출범한 OK저축은행이 빠르게 커지면서 업계 추산 4조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 중이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은 예금보험공사가 관리하던 부실저축은행(가교저축은행) 예주·예나래를 인수해 OK저축은행으로 이름을 바꿔달고 본격 영업을 시작했다.


이달 저축은행업계 및 한국금융신문 등에 따르면 6300억원 규모의 OK저축은행 총자산은 지난 3월말 기준 1조4468억원까지 급증했다. 업계 4위 수준이다.


게다가 단순히 몸집만 커진 것이 아니다. 질적으로도 크게 개선됐다. 15% 수준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7%대로 낮아졌으며 BIS비율 역시 13%대를 기록하고 있다. 임직원 500여명, 거래자수는 200만명을 넘어섰다.


이 같은 속도가 유지될 경우 내년 상반기 중 총자산 2조원 돌파도 시간문제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업계는 OK저축은행의 폭발적인 성장 배경으로 대부업 노하우가 바탕이 된 개인신용대출 분야의 강점을 꼽는다. 소액을 빠른 시간 내 대출해주는 대부업 대출 방식을 접목, 기존 저축은행들과의 차별성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물론 수익성도 훨씬 높였다.


아울러 대부업 광고 노하우 역시 단기간 내 인지도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OK저축은행은 ‘태권V’를 등장시켜 1금융권을 따라잡겠다는 의지를 은연중 드러내고 있다. 또 배구단 운영 등 스포츠 마케팅을 병행, 대부업 이미지를 벗고 소비자들로 하여금 OK저축은행의 이름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키고 있다.


▲ 사진=뉴시스

‘꾸준한 실적’ 러시앤캐시


아프로서비스그룹의 또 다른 주력업체 러시앤캐시의 선방 역시 눈길을 끈다. 저축은행 인수 당시 대부업 비중 축소를 약속했던 만큼 현재 그룹측은 대출자산 줄이기에 나선 상태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러시앤캐시는 1조원이 넘는 자기자본을 보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서민금융 대출을 취급하는 금융사 가운데 1조원 이상의 자기자본을 갖춘 곳은 현대캐피탈과 러시앤캐시 뿐이다.


이 같은 현상은 해마다 이익이 늘어나고 있는데도 설립 후 배당을 실시하지 않고 차곡차곡 쌓아놓고 있었기 때문이다. 러시앤캐시는 지난해만해도 1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한 업계관계자는 “러시앤캐시는 저축은행 인수 당시 금융당국과 대부자산 비율을 단계적으로 줄이기로 한 약정으로 부실 자산 매각을 꾸준히 늘려오고 있다”면서 “저축은행 인수 시점에 비해 약 1000억원 이상의 대부 자산을 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러시앤캐시는 대부업계 선도 업체로서 영업력과 탄탄한 체력으로 인정받고 있다. 업계는 정부가 대부업 최고금리를 29.9%로 인하한다는 방침을 밝혔음에도 러시앤캐시는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속되는 ‘광폭 행보’


러시앤캐시와 OK저축은행이 순항을 지속하는 가운데 아프로서비스그룹은 해외 진출 및 캐피탈업체 인수를 통해 또 다른 외형 확장을 준비 중이다.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꿈꾸는 것이다.


지난달 금융권에 따르면 아프로서비스그룹은 한국씨티은행이 매각 중인 씨티캐피탈(지분 100%)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씨티캐피탈 인수에 성공할 경우 아프로서비스그룹은 저축은행과 대부업체에 이어 캐피털사까지 아우르는 종합금융그룹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은 “그룹이 쌓아온 개인여신 능력과 씨티캐피탈의 기업금융 노하우를 접목하면 큰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업계관계자는 “아프로서비스그룹이 캐피털사를 운영하는 것은 여러 가지로 유리하다”면서 “캐피털은 전체 자산 중 할부·리스의 영업 비중을 50%만 맞추면 되고, 최고금리가 대부업법에 동일 적용된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로서비스그룹의 경우 대부잔액을 점진적으로 줄여야 할 필요가 있어 일종의 업종 전환을 추진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면서 “저축은행보다 인수 절차도 간단하다. 저축은행과 같은 대주주적격성심사 없이 금감원 신고로 마무리 된다”고 설명했다.


▲ 사진=OK저축은행 홈페이지/유튜브

아울러 해외 진출도 적극 추진한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은 지난 4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현지 법인인 ‘아프로파이낸셜 폴란드’의 개소식을 갖고 폴란드 러시앤캐시의 영업을 알렸다.


앞서 아프로서비스그룹은 지난 2012년 중국 톈진 ▲2013년 선전 ▲2014년 충칭 등 중국에 세 개의 법인을 설립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1일 러시앤캐시로 첫 영업을 시작한 폴란드 법인은 한국에서 자금을 조달해 현지에서 최고 66%의 금리로 여신을 제공 중이다.


향후 폴란드에서 자체 고객 신용정보를 구축한 뒤 직접 광고를 제작하는 등 공격적 영업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최윤 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은 “폴란드에서 카드 및 저축은행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폴란드를 동유럽 진출의 교두보로 삼을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아프로서비스그룹의 공격적 행보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업계 전체가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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