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의 신화 정주영에게서 찾는 한국의 미래

[스페셜경제=김미희 기자]“부진의 늪에 빠진 한국경제, 정주영에게 길을 묻다”


오늘날 한국 경제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한 채 침체의 늪에 빠져 있다. 우리나라가 과거에 비해 경제적으로 엄청난 규모로 발전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대로 가다간 순식간에 도로 주저앉을지 모른다. 이웃나라 일본이 겪은 ‘잃어버린 20년’이 멀리 바다 건너 불만은 아닌 것이다. 오히려 일본은 요즘 새로운 활력을 보여 주고 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 우리 경제를 다시 이끌 수 있는 참다운 기업가 정신은 실종 위기를 맞고 있다. 기업들은 말할 것도 없고 한창 꿈을 키워 가야 할 젊은이들조차 도전보다는 현실의 안정에 머무르고 있다. ‘88만원 세대’라며 스스로 패배의식에 빠져 있기도 하다.

저자 허영섭은 이러한 상황에서 다시 정주영을 돌아볼 것을 권한다. 전경련 재직 시절 사회 초년병으로서, 정치부 기자 시절 출입기자로서 정주영을 가까이서 지켜본 저자는 이미 2권의 정주영 관련 저서(《정주영 무릎 꿇다》,《50년의 신화-현대그룹 50년을 이끈 주역들의 이야기》)를 낸 바 있는 자칭 ‘정주영학 연구자’이기도 하다. 그가 바라본 정주영은, 그리고 그로부터 찾고자 하는 해법은 무엇일까?


영원한 도전자 정주영

4번의 시도 끝에 성공한 가출, 전란의 와중에 미군 공사를 발판으로 이루어낸 현대건설의 성공, 500원짜리 지폐 한 장으로부터 만들어낸 세계 최대의 조선소, 오일쇼크의 와중에 일구어낸 중동 신화. 이 책에서 소개하는 정주영의 성공담은 하나같이 감탄을 자아낸다. 그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그를 키운 것은 거듭된 시련이었다. 4번째 성공한 가출 뒤에는 3번의 실패가 있었으며, 자동차 수리업체로 성공하기까지는 화재로 공장을 잃고, 일제의 기업 정리령으로 사업체를 빼앗긴 시련이 있었다. 시련이 있었기에 더욱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밀고 나가다 보면 반드시 길이 열릴 것이라는 믿음을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거듭된 도전과 시련, 또 도전 끝에 빛나는 성공을 이루었다.

만약 그가 첫 번째 가출에 성공해서 원래 뜻대로 노동판에서 성공했다면 과연 어느 정도까지 지위가 올라갔을까? 누구도 시도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지레 겁을 먹고 중동에 진출하지 않았다면 현대건설은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었을까?

이러한 가정에 대해 쉽게 답하기는 어렵지만, 설사 어느 정도 올라갔다고 해도 그가 이후에 실제로 이룬 ‘현대 제국’에는 훨씬 미치지 못했을 것이 틀림없다. ‘영원한 도전자’, 그것이 정주영이 성공을 이룰 수 있었던 비결이다.

오늘날 우리는 어떤가? 경제가 어렵다고 해서, 취업이 힘들다고 해서 스스로 현실에 안주하고 있지는 않은가? 사회가 어려울수록 ‘영원한 도전자’ 정주영을 다시 돌아볼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사주팔자가 우리의 미래를 결정짓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살아가면서 이런저런 때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성공, 실패가 판가름 나는 것이다.”

지금 세대에 전하는 그의 유훈(遺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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